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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반세기 방치된 '한' 풀릴까…'한센인 마을' 정비 첫발

입력 2021-07-30 20:33 수정 2021-08-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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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염성도 없고 치료약도 개발됐지만 한센병 환자들은 편견과 억압에 시달려왔습니다. 군사정권 시절, 살던 데서 쫓아내고 한데 모여살게 한지가 반세기가 흘렀는데 그동안 방치되던 이런 '한센인 마을들'을 정부가 정비하겠다면서 그 첫 발을 뗐습니다.

밀착카메라 조소희 기자가 주민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경북 구미에서 군위로 넘어가는 68번 지방도로에서 산을 넘어 1km를 더 가야 나오는 의성군 도경마을입니다.

금이 간 벽 사이사이를 외래종인 가시박이 뒤덮었습니다.

1960년대에 지어진 축사는 1998년 IMF 때 문을 닫은 채 시간이 멈춰 있습니다.

이렇게 방치된 건물이 105채, 군청은 지난 달 부터 50채 가량을 철거하기 시작했습니다.

[권현수/경북 의성군 환경계장 : 너무 오래된 건축물이라서 철거할 때 안전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올라가서 인력으로 철거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석면이 포함된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철거해야하는 탓에 비용만 8억 원에 달합니다.

왜 이렇게 방치된 걸까.

[조시원/경북 의성군 도경마을 이장 : 왜냐면 우리 한센인들이 열등감이 많아요. 애들도 그렇고요. 대한민국에는 (아무래도) 편견이 많다보니까.]

한센병에 걸린 주민들은 병원에서 군용트럭에 실려 고향이 아닌 마을로 와 50년 넘게 살았지만 불만이 담긴 민원 한번 넣지 못했습니다.

[정덕진/경북 의성군 도경마을 주민 : 그때 우리한텐 자유가 없었어요. 군사정권이기 때문에. 반대하면 소록도로 보내버리는기라.]

인근의 한센인 마을인 경애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모 씨/경애마을 주민 : 정비했어야 하는데 정비할 사람도 없고, 우리 보고 (건물이) 넘어진다고 저쪽으로 다니라고…]

정착 초기, 종교재단의 재산 위에 지어진 무허가 건물이라 정비가 어려웠습니다.

지난해 jtbc가 실태를 보도한 경주 희망농원입니다.

양계장으로 운영됐던 곳입니다. 지난 해 조류독감으로 모두 문을 닫아 주민들의 생계도 막막한 상황입니다.

지난해엔 일부에서 닭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해를 넘기고 농장 정비도 어려워 모두 문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문을 닫은 돼지 농장을 포함한 건물만 452개 동, 철거 비용만 200억 원에 달합니다.

이곳을 정비할 예산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철거 이후 계획이나 철거하는 동안 머물 임시주택 등에 대한 의견도 모으지 못한 상탭니다.

주민들은 과거 국가의 지시로 옮겨다니며 불이익을 받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이준형/경북 경주시 희망마을 이장 : 당신네들이 위축되죠. 우리도 꺼리는데 하물며 어른들은 더하죠. 철거하고 나서 생계대책을 어떻게 세울 거냐.]

올해 권익위가 조사한 실태에 따르면, 전국에 방치된 한센인 마을은 모두 82개, 평균연령 일흔 다섯이 넘는 2,505명의 주민들이 이런 환경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전현희/국민권익위원장 : 40년 동안 정부에 개선 요청을 했지만 사실상 그동안 이루어지지 않은 사항입니다. 주거환경 개선을 이루는 것을 권익위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센병 환자들은 평생을 국가에 의해, 혹은 사회적 편견 때문에 단절된 채 살아야 했습니다.

숨죽여 살았다는 이유로 더 이상 방치되어선 안될 겁니다.

(VJ : 박선권 / 인턴기자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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