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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다음 달 4일 출마 선언…이미지 변신에도 심혈

입력 2021-07-3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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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늘(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는 속보 앞에서 다뤘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는데 다음주 수요일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합니다.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기업의 생존전략 중에 '2등 전략'이란 게 있습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보다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자는 전략인데요.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놓으면 빠르게 뒤따라가자는 뜻입니다. 먼저 새로운 시도를 하면 실패할 위험성을 감수해야 할 텐데요. 그러느니 차라리 남들이 앞에서 길을 잘 닦아 놓으면 안전하게 그 길을 쫓아 따라가는 게 낫다는 거죠. '안정추구형'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대선 주자들도 이런 2등 전략을 쓸 수 있을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애석하게도 선거는 올림픽과 달리 은메달도 없습니다. 승자독식이기 때문에 무조건 1등을 해야만 하는 냉정한 세계지요. 그래서 데뷔할 때부터 퍼스트 무버 전략을 택한 사람이 있습니다. 차별화를 앞세우면서 먼저 치고 나가겠다는 분이죠.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최재형 전 감사원장입니다.

[김영우/최재형 캠프 상황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다음 주 8월 4일 수요일이죠. 그날 출마 선언하는 걸로 이렇게 지금 예정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그것이 되면 상당히 많은 국민들께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합니다.]

최 전 감사원장의 정치 참여 케이스, 사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비슷합니다. 윤 전 총장이 먼저 길을 다져놓으면 그 길을 따라가다 후반 역전을 노려볼 수도 있었을 텐데요. 등판과 동시에 국민의힘 입당을 택하면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빠르게 걷기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뛰기 시작할 모양입니다. 다음 달 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하는데요.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한 달여 만입니다. 선언식은 코로나 위기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출마 선언은 솔직함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라는군요.

[김영우/최재형 캠프 상황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헌법 정신, 그다음에 대한민국의 미래, 대통령 회상, 감사원직 감사원장 자리에서 나와서 대통령에 출마하는 그 이유를 국민들께 아주 솔직하게 정치인의 언어가 아닌 정말 솔직한 고뇌와 비전 이런 걸 담게 될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미사여구보다는 진솔한 마음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건데요. 감사원장을 중도 사퇴한 이유를 억지로 변명하거나 미화하지 않겠다는 뜻인 거 같기도 합니다.

[비겁한 변명입니다!]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 등 미래 세대를 위한 청사진 제시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출마 선언에 발 맞춰 캠프 인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책 라인을 빠르게 구성하고 있는데요. 최 전 원장은 '영우'란 이름을 유난히 좋아하나 봅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이 외교·안보 총괄을 맡았다고 하는데요. 캠프 상황실장은 김영우 전 의원이죠. 그럼 이제 최 전 원장 양쪽은 좌영우·우영우가 되겠군요. 천영우 이사장, 이명박 정부 청와대의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던 바 있는데요. 지난 2007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했었죠. 이때 영변 핵시설 가동 중단 합의를 주도했습니다. 최 전 원장이 직접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한 끝에 외교 책사 자리를 수락했다고 합니다.

언론·미디어 정책 총괄은 김종혁 경제사회연구원 언론센터장이 맡았는데요. 최근 '썰전라이브'에도 출연하고 있는 분이죠. 여기서 본인의 향후 행보를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었네요.

[김종혁/경제사회연구원 언론센터장 (JTBC '썰전 라이브' / 지난 16일) : 왜 골프선수들이 골프 칠 때 그러잖아요. 승부는 아직 모르는 거다. 맨 끝에 장갑을 벗어봐야 그때 정말 누가 승리자가 되는지 안다 하는데 하늘 아래 영원한 건 없잖아요.]

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죠. 지금 다시 보면 최 전 원장이 치고 올라갈 수도 있음을 시사한 말 같기도 한데요. 오늘 김영우 상황실장의 발언과도 결이 비슷합니다.

[김영우/최재형 캠프 상황실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래도 한 12% 정도 넘으면 정말 해볼 만하다, 그건 굉장히 가속도가 붙을 것 같아요. 그건 완전히 순수하게 제 생각입니다만 그 정도 되면 8월 말까지 가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그럼 '역시 대세는 최재형이다, 최재형의 길이 옳다'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저 발언이 '근자감'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뭔가 남다른 점을 보여줘야 할 텐데요. 남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하던가요. 최 전 원장은 차별화 수단으로 먼저 외모를 택했습니다.

최 전 원장, 사실 그간 판사와 감사원장을 거치면서 강골 이미지를 구축해왔는데요. 늘 '엄근진' 모드였죠.

[최재형/전 감사원장 (2월 22일) : 공무원의 행정행위도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투명하게 해야 됩니다. 공약을 이행하는 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정당화 된다, 이런 주장은 아니시죠?]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이미지 변신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검은 머리에서 흰 머리로 바뀌었다면요. 최 전 원장은 반대 전략입니다. '탈흰머리'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인데요. 페이스북에 염색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었죠. 여기에 '탈안경'과 다소 핏한 정장 스타일도 주요 포인트입니다.

[최재형/전 감사원장 (지난 27일) : (TV에서 많이들 보셨을 거예요.)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최재형입니다. 내려와서 태어났지만 저희 할아버지 저희 아버지 모두 강원도 평강이 고향이시고요.]

지난 27일 경기 연천군의 실향민들을 만났을 때인데요. 취재진에게 자신의 스타일 변신이 "어때 보이느냐"고 묻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훤해 보인다"는 답변에 안도했다는군요. 노안 이미지를 벗기 위해 주변 조언을 열심히 듣고 있다고 합니다. 딸에게 세심한 코칭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딱딱함을 탈피하고 유권자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겁니다. SNS 배경에 청바지를 입은 사진을 내걸기도 했죠.

사실 정치인에게 이미지는 하나의 전략이고 경쟁력인데요. 정치적으로 주요한 국면에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사례는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눈썹 문신을 선보였고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JTBC '뉴스룸' / 1월 27일) :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까 눈썹에서 흰 눈썹들이 자라고 해서 손봐주겠다는 분이 있어서 맡겼더니 지금 이런 모양이 됐습니다. (만족하십니까?) 보기 어떠십니까? (일단 눈썹에 눈이 많이 갑니다.) 네. 잘 됐다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삭발과 수염으로 이목을 끌었었죠. 정부·여당에 맞서 한창 단식 투쟁과 장외 농성을 벌일 때였는데요. '투사'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제가 이 수염을 얼마 전 단식하면서 수염을 불편해서 안 깎았는데, 수염을 깎는 게 좋겠습니까, 안 깎는 게 좋겟습니까? 안 깎는 게 좋겠다는 분은 손 들어 보세요.]

물론 최 전 원장은 앞선 사례와는 좀 다릅니다. 정치 신인으로서 기존 정치인과는 달리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죠. 아까 보니까 오늘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 전 총장도 머리를 깎았더군요. 이미 이미지 쇄신 경쟁도 시작된 걸까요. 앞으로 또 어떤 경쟁을 펼칠지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최재형, 다음달 4일 출마 선언…이미지 변신 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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