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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에겐 '불청객'…"관광선박 접근에 서식지 옮긴 듯"

입력 2021-07-28 20:32 수정 2021-07-2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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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남서쪽 앞바다에선,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입니다. 그런데, 돌고래 주변에는 관광객을 태운 배들이 종일 맴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돌고래가 반갑겠지만 저희 취재 결과, 돌고래들은 정반대입니다.

상황이 어떤지, 방법은 없을지, 추적보도 훅, 정용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제주도 남서쪽 끝자락, 서귀포 대정읍 앞바다.

푸른 바다 위로 솟구쳤다 사라지고 물 위를 미끄러지듯 빠르게 헤엄칩니다.

멸종위기종 제주 남방큰돌고래 뗍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약 120마리가 서식하는 이곳에선 보이는 것처럼 돌고래 떼가 해안가 앞으로 자주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관광객을 태운 요트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돌고래 떼를 쫓아다닙니다.

이곳에 돌고래 관광상품이 처음 등장한 건 5년 전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몰리면서 운행 선박은 2배로 늘었습니다.

[조약골/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 배들이 계속해서 하루 종일, 오전부터 해질 녘까지 하루 종일 돌고래들을 따라다니다 보니까.]

전문가들은 관광선박이 근처에 오면 돌고래가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합니다.

[장수진/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박사 : 선박이 접근을 했을 때 애들이 하고 있던 행동을 지속하는 거를 멈추고, 선박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행동, 회피하려는 행동이 증가를 하거든요.]

지난해까지 돌고래 떼는 제가 서 있는 해안가 약 15km 구간에서 자주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돌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구간이 절반도 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돌고래가 쉴 곳이 조금씩 줄어드는 겁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 고래연구센터는 올해 들어 돌고래떼가 배를 피해 아예 서식지를 옮긴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지난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습니다.

당시 114마리가 서식하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9년간 보호받았지만, 개체 수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김병엽/제주대 해양과학대 교수 :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가장 적은 개체 수예요. 선박을 이용해가지고 이제 (접근)한다는 건 어떤 고래들의 출산이라든가 임신 상태에서 스트레스로 인해가지고 유산될 수도 있고…]

해양수산부는 2017년 돌고래를 위해 보호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배가 돌고래 무리 50m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돌고래 관광 대표 상품인 요트 선착장 앞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운영되는지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직접 타보겠습니다.

관광 선박은 규정대로 돌고래 떼와 거리를 두고 운항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리두기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병엽/제주대 해양과학대 교수 : 돌고래들이 노는 마당 위에 들어온 거예요. 50m(거리두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돌고래 서식지 해안 연안에서 더 밖에 가 있어야 된다는 거죠.]

그래서 환경단체와 학계는 대정읍 일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재영/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 : 지자체와 지역주민 등에게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지역주민들이 해양보호구역 지정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돌고래 서식지로 몰리게 되면 어떻게 될까?

[조약골/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연안 정착성이에요. 얘네들은 먼바다로 갈 수 있는 생태적인 습성을 아예 갖고 있질 못합니다. 환경이 악화된다면 결국 어떻게 되느냐? 지역적으로 멸종하게 되는 거죠.]

(화면제공 : 핫핑크돌핀스)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영상그래픽 : 김지혜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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