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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에 기권한 체조여왕…"선수도 인간" 쏟아진 격려

입력 2021-07-28 21:03 수정 2021-07-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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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에 기권한 체조여왕…"선수도 인간" 쏟아진 격려

[앵커]

경기마다 체조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던 패기 넘치는 선수에게도 올림픽의 무게는 만만치 않았나 봅니다. 어제(27일)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중에 갑자기 경기장을 나가버린 미국의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가 내일 열리는 개인 종합 경기도 포기했습니다. "바일스도 사람이다" 격려가 쏟아졌습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 기계체조 여자 단체 결선 >

경기 직전 관중석을 힐끗 보는 바일스, 도움닫기 전에 한참 설 곳을 고릅니다.

도마 위로 힘껏 날아오르지만, 평소라면 거뜬히 넘었을 두 바퀴 공중제비는 반 바퀴 모자란 채 끝이 났습니다.

제자리에서 한 걸음 성큼 내디디며 착지해 13점 766, 15점을 넘겨온 바일스에겐 낯선 점숩니다.

바일스는 그대로 옷을 챙겨 입고 경기장을 나가버렸고 갑작스런 기권에 미국은 러시아 선수단에게 금메달을 내줬습니다.

"신체적 부상은 아니"라고 웃어 보였지만,

[시몬 바일스/미국 체조 국가대표 : 아니에요. 부상은 다행히도 아니고. 무대에서 바보 같은 짓을 해서 다칠까 봐 기권한 거예요.]

심리적 부담은 숨기지 않았습니다.

[시몬 바일스/미국 체조 국가대표 : 정신 건강을 먼저 생각하려고 해요. 스포츠를 즐길 수가 없고 원하는 만큼 잘되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타고난 근력과 담대함으로 누구보다 높이 뛰어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딴 기술로 독보적인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도마에서 이렇게 무너질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예선부터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휘청이고, 삐끗한 날, 소셜미디어에 "온 세상이 내 어깨에 매달린 것 같다.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은 장난이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바일스는 결국 내일 열리는 개인 종합 결선도 기권했습니다.

지친 바일스의 어깨를 토닥이듯 격려가 쏟아집니다.

함께 경기를 뛰었던 동료는 "바일스도 인간이다. 정말로 그녀가 자랑스럽다"고 했고, 백악관 대변인도 "바일스가 받아야 할 건 감사와 지지"라며 "여전히 우리에게 역사상 최고 선수"라고 위로했습니다.

마지막 올림픽에서 화려한 은퇴를 준비하던 바일스는 선수들이 겪는 정신 건강 문제가 결코 간단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상은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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