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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선 복구에 담긴 남북 정상 의중은?…평가 엇갈린 여야

입력 2021-07-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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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400여 일 만에 복구됐습니다. 임기 말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될 거라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죠. 이를 바라보는 여야 대선주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해드립니다.

[기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어제 / 화면제공: 통일부) : 여기는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서울 사무실입니다. 반갑습니다. 한 1년여 만에 통화가 재개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남북 통신 연락선이 복원된 만큼 이를 통해서 온 겨레에 기쁜 소식을 계속 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끊어졌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어제 복원됐습니다. 지난해 6월 북한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끊은 지 413일 만인데요.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맞은 '서프라이즈 이벤트'라고 해야 할까요.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판문점 정상회담 3주년을 계기로 아마 친서를 주고받게 된 것 그것이 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보고 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그렇게 여러 번 친서를 주고받으면서 양 정상 간에 가지게 됐던 또 유지됐던 그런 신뢰가 결과적으로 가장 큰 요인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다른 건 다 끊겼지만 그 동안 두 정상 간 연락망은 살아 있었나 봅니다. 그렇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입니다. 그렇다면 두 정상이 이렇게 손을 다시 맞잡게 된 이유부터 살펴볼까요?

정말 아무것도 필요 없이 그저 통신선 복원 자체가 목적이었을까요. 임기 내내 문 대통령이 강조한 대외적인 지상목표, 한반도 평화 정착이었습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 주요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남북 관계가 극단으로 치달았던 지난 2017년 취임한 문 대통령, 어느덧 임기 만료도 10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에 어떻게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무회의 (4월 27일) : 우리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갈 길을 찾고자 합니다. 남북과 북·미 간에도 대화 복원과 협력의 물꼬가 트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재인 정부, 대내적으로는 인사 검증과 일자리·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타격을 입었죠. 임기 내에 어떻게든 내세울 만한 한 가지 성과는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 후보군 중 가장 임팩트가 큰 한 방은 바로 대북 정책 성공일 텐데요.

[김준형/국립외교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돌아가는 거 보니까 이 친서, 이런 게 약간의 그런 실버라이닝은 아닐까.) 맞습니다. (맞아요?) 딱 실버라이닝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실버라이닝', 짙은 구름 속 한줄기 빛을 뜻하는 말이죠. 이제 청와대는 통신선 복원을 시작으로 남북 교류 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백신 제공 등 인도적 지원과 남북 정상 화상 회의 등도 추진할 전망인데요.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떤 가능성도 열어놓고 봐야 되겠습니다만 가장 남북 간에 코로나 문제 이런 것들이 가장 현안인 것은 틀림없지 않습니까? 지금부터 어쨌든 대화의 채널이 복원되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포함한 모든 것들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제 논의를 앞으로 해나갈 그런 주제들일 겁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속내는 뭘까요? 7차 전국노병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한 발언을 보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어제) :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 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로 되고 있습니다.]

방금 김 위원장이 한 말, 현 상황을 바라보는 김 위원장의 위기의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북중 국경을 폐쇄한지 한참됐죠. 장기간 국경 봉쇄로 식량과 비료 등 외부 물자 반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1월 6일) : 그러나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하였습니다. 특히 그대로 방치해두면 더 큰 장애로, 걸림돌로 되는 결함들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한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북한으로선 극심한 경제난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일 텐데요. 그래야 김 위원장도 체제 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겁니다.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서, 금년의 쌀농사, 옥수수 농사 좀 사실상 기대할 것이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실질적으로 북한의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해서, 고충이 생긴 것. 식의주와 관련해서 지금 북한이 예상되는 고충을 해결을 해줄 수 있는 상대는 남쪽밖에 없죠.]

결국 두 정상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고 보면 될까요. 정치적 목적이든 경제적 목적이든 남북 경색 국면을 탈피하는 게 서로에게 '윈윈'이었을 텐데요.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요. 그래도 남북관계에 모처럼 평화의 봄기운이 찾아올 거란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죠. 그렇다면 남북 통신선 복원은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어떤 의미일까요?

[김용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문재인 정부의 합리적이고 일관된 외교정책을 미국, 북한이 신뢰한 결과입니다. 다시 한번 크게 환영합니다. 우리 민주당도 문재인 정부에 발맞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양준우/국민의힘 대변인 (어제) : 이번 통신 복원이 구애가 아닌 소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선 연락선 단절 이후 벌어졌던 연평도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 국방 보안기관 집단 해킹 사건, 지난 3월에 미사일 발사와 같은 북한의 만행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사안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이 엇갈리는 걸 알 수 있죠. 일단 여당에는 대형 호재인데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이 힘을 받으면서 앞으로도 문 대통령의 정치적 존재감이 더 커질 전망이죠. 여기에 문 대통령의 임기말 지지율, 여전히 40%대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최근 청해부대 코로나 집단 감염과 김경수 유죄 선고 등 악재가 겹쳤지만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여권에서는 이른바 '문심 마케팅'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권 주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문 대통령과 강한 지지율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후보죠. 이낙연 전 대표는 무더위 속 한 줄기 소나기와도 같은 소식이라며 문 대통령을 치켜세웠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음성대역) :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재임 중 남북관계에 또 다른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여권에 '훈풍'이 불고 있다면 야권에는 '매서운 북풍'이 부는 모양새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안보 위협을 강조하는 전략, 이른바 '북풍몰이'라고 하죠. 야당 입장에서는 반대로 남북 평화 분위기 조성을 여권식 '북풍몰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요. 야권 대선 주자들은 대체로 못마땅하다는 입장입니다.

[최재형/전 감사원장 (어제) : 평화라는 것은 말로만 지켜지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더더군다나 김정은의 선의에 의존해서 지켜지는 것은 평화가 아닙니다. 스스로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원희룡 제주지사가 강한 반발심을 드러냈는데요. '북한 치트키', '북한발 훈풍 작전', '얄팍한 잔꾀', 상당히 센 워딩이죠. "군 통신선 복구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모든 것을 원상 복구해야한다"면서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서 쇼만 하는 것은 남북 관계를 오히려 망치는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남북 통신선 복구에 담긴 두 정상의 의도,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여야의 엇갈린 시각을 살펴봤습니다. 정회원분들이 전체적인 판을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통신선 복구에 담긴 남북 정상 의중은?…평가 엇갈린 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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