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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태호 PD "'무도', 현재진행형이라 생각 어떻게 꺼낼지 고민"

입력 2021-07-27 14:02 수정 2021-07-2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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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태호 PDMBC 김태호 PD
MBC 김태호 PD의 '놀면 뭐하니?'가 '무한도전'을 잇는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13년 만에 종영된 국민 예능의 빈자리를 '놀면 뭐하니?'가 채운지도 어느덧 2년. 최근 100회를 넘겼다. 하나의 '유(YOO)니버스'를 구축하며 대한민국 안방극장에 '부캐' 신드롬을 일으켰다. 유산슬·유두래곤·유르페우스·지미유·유팡·카놀라유·유야호 등으로 고정 출연자 유재석을 다양한 프로젝트에 활용해 예능적으로 풀어냈다. '무한도전'을 기반으로 했지만 최신의 트렌드와 접목시켜 '요즘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8년 동일 부문에서 수상한 이후 13년 만이다. 수상 기념으로 김태호 PD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쿄 하계올림픽 중계로 '놀면 뭐하니?'가 3주 연속 결방하며 잠시 쉬어가는 상황. 2년 만에 처음 맞는 휴식에 김태호 PD의 얼굴엔 오랜만에 여유가 묻어났다.

-고정 출연자 1인 시스템이라는 점이 '놀면 뭐하니?'의 가장 큰 특징인 것 같다.

"유재석 씨가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지만 7명 할 때랑 1명이 할 때랑 프로그램의 장단점이 분명하다. 아무래도 출연자가 1인이면 할 수 있는 카테고리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여러 명일 땐 상황을 던져주면 그 상황에 맞는 캐릭터가 나오곤 했는데 1인이면 상황을 던져줬을 때 잘 해낼 수 있는 거면 좋지만 아닌 거면 결과가 안 좋게 나올 수 있다. 아무리 콘셉트 자체가 새로워도 혼자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사실 출연자 혼자서 60, 70분짜리 분량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 초창기엔 혼자 하는 걸 꽤 많이 하다가 최근엔 협력하는 걸 한 이유도 지금 상황에선 혼자 하는 게 힘든 상황이기도 해서 그렇게 시도한 것이다."

-그렇다면 추가 멤버 영입도 고려하고 있나.

"작년부터 코로나19 시국이 되면서 혼자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아주 바뀌지는 않지만 혼자 하는 아이템을 하더라도 고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패밀리가 있어 함께하는 형태도 어떨까 싶다. 현실적으로 특집에 따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긴 하다. 가령 아이템의 효율성으로 따지면 과거 시도했던 당근마켓 같은 경우 현장에 나가 있다 보니 유재석 씨의 리얼한 모습이 담겼지만 하루로 한 회가 채워지지는 않더라. 그럼 또 추가 촬영을 해야 한다. 만약 다른 멤버들이 있었다면 다양한 맛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유재석 씨가 당황하는 리액션도 여러 번 보면 질리지 않나. MSG워너비 특집도 그렇고 환불원정대 특집도 그렇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도와줬다. 예능적인 화법으로 갈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있을 때는 여러 사람의 힘이 필요하기도 해서 지금처럼 특집에 맞는 사람들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진행할지 고민하고 있다."

-부캐는 '놀면 뭐하니'의 상징이 아닌가.

"언제까지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부캐를 아예 버리겠다는 건 아니고 유지는 해나가겠지만 부캐 같은 것들은 유튜브에서 보다 진화해가더라. 부캐 문화의 시작을 하는데 큰 힘이 됐다는 반응만으로도 큰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

-'놀면 뭐하니?'를 진행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실 단회로 끝나는 것들도 시도하지만 10회 이상 하는 것들은 일종의 시즌제라고 생각하고 진행한다. 유재석 씨 혼자 할 때 제작진도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힘든 부분이 많다. 5개 혹은 10개, 12개짜리를 하는 건 다음 특집을 준비하는 시간을 위함이기도 하다. 그렇게 적절하게 맞물려 가서 그런지 지금까지 크게 어렵고 그랬던 건 없다."

-최근 '놀면 뭐하니?-유본부장' 편으로 '무한상사'의 세계관을 확장했다. 다른 세계관의 확장을 기대해도 되나.

"'무한도전'은 지난 2018년에 끝났다. '놀면 뭐하니?'를 시작할 때도 그렇고 작년에도 그렇고 이 부분을 두고 고민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시청자분들이 반길지 안 반길지, 그리고 멤버들의 의사도 모아봐야 한다. '무한도전'에 대한 것들을 아예 까먹고 있거나 창고에 가둬두고 있는 옛날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진행형이니까 어떻게 꺼내 이어갈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무한도전'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무한도전'에 대한 기억이 좋게만 남은 것 같다.(웃음) 유재석 씨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은 나 역시 기억에 많이 남는다. '과연 될까. 한 회만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시도했다. 그때 당시 기술의 부재가 그 이야기를 재밌게 만들어줬다. GPS 기능이 휴대전화에 없었고 카카오톡 같은 것도 없었다. 유일하게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던 사람은 멤버 6명을 쫓아다니던 작가들과 PD들에게 이야기를 전달받은 나였다. 그날 한 달 데이터 요금을 다 썼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니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총 3회 분량이 나왔다. 콘셉트만 잘 잡고 이야기만 잘 잡아가면 상당히 효율성 높은 특집이 될 수 있겠다고 느꼈던 회차였다. 그땐 정말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포스터 보고 준비 기간도 얼마 안 걸려서 한 것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됐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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