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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체크] '카캐리어 참사' 부른 불법개조…계속되는 이유 있었다

입력 2021-07-25 18:55 수정 2021-07-2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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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화요일 여수에서 승용차 여러 대를 싣고 가던 탁송 차량, 카 캐리어가 횡단보도를 덮쳐 3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습니다. 그런데 조사해보니 더 많은 짐을 실으려고 불법 개조한 차였습니다. 석 달 전 제주에서도 불법 과적한 화물차 때문에 60명 넘게 다쳤었죠. 이렇게 불법 개조, 불법 과적한 차들로 길을 가던 시민들이 희생된 게 한두 번이 아닌데 이 문제, 대체 왜 뿌리 뽑지 못하는 걸까요.

윤재영·서준석 기자의 '크로스체크'에서 추적했습니다. 

[윤재영 기자]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초록불 횡단보도를 그대로 덮친 카캐리어. 

3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습니다 .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안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4개월 전 다른 화물차도 사고를 냈습니다.

이제서야 지자체는 뒤늦게 대책을 내놨습니다. 

[여수시청 관계자 : 과속방지턱이나 단속카메라 설치하는 거. 개선을 하자는 목소리가 전부터 있긴 있어서…]

하지만 사고 원인은 또 있었습니다.

차가 물량을 많이 싣도록 하는 불법 개조였습니다.

5.3톤, 보통 차 서너 대를 싣는 카캐리어에 뒤를 늘려 다섯 대를 실은 겁니다. 

운전자는 직접 개조한 게 아니라 이미 개조된 차를 샀다고 진술했습니다.

운전자는 서울 한 운수업체와 지입 계약을 맺고 운전했습니다. 

법상 차 소유주는 운수업체지만 사고가 생겨도 업체는 법망을 피합니다.

[경찰 관계자 : 양벌규정이 있으면 운수업체도 해당이 되거든요. 규정이 있는가 없는가 봐야 되겠죠. 근데 아마 없을 거예요.]

이번 사고를 본 다른 운전자들은 과적에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A씨/운전자 : 기름값도 오르고 다 오르는데 운임료가 타산이 안 나오니까. 같은 거리를 가더라도 대수당 가격이 틀려지기 때문에 많이 실을 수밖에 없는 구조죠.]

[B씨/운전자 : 기사들이 '나 못 실어, 불법이잖아요'…(그러면 업체에서) 짐을 안 주는 거지. 그러니까 할 수 없이 실어야 되잖아. 꽉꽉 채워 가는 거야.]

단속이나 규제만으로 해결이 어렵기도 합니다. 

차 겉모습만 보고 불법 개조 여부나 적정 톤수를 알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 : 외관만 확인해 가지고는 곤란한 부분이 있죠. 실측을 통해서 확인을 해야 되는 거죠.]

때문에 낮은 운송료 문제를 개선하고 운수업체 책임도 묻는 등 근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종열/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1지부 카캐리어지회장 : 여기에서 여기 거리를 갈 때는 최소한 얼마만큼의 돈을 줘야 살 수 있다. 그거를 법제화해 달라는 건데, 카캐리어에는 적용이 안 되고 있어요.]

차를 정해진 양보다 많이 싣는 문제, 개인의 이기심만을 탓하기엔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아보입니다. 불법개조와 과적은 카캐리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서준석 기자]

인적이 드문, 여수 밤바다입니다.

잠시 뒤면 제 뒤로 보이는 터미널에, 제주에서 온 화물차들이 도착합니다. 

이 화물차들, 원래 실어야 하는 양보다 더 많이 실은 것은 아닌지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잠시 뒤 항구에 배가 도착하고, 화물차들이 하나둘씩 내립니다. 

20년 이상 화물차를 몬 운전기사들과 이 차들을 관찰했습니다. 

줄줄이 나오는 화물 트럭들, 급커브길을 돌기에 다소 버거워 보입니다. 

[화물운전기사 : 엄청 실었네. 얘는 이게 고철이에요. (저 고철은 몇 톤 정도 예상하시나요?) 저거 24톤이에요. (5톤 차인데 24톤이요?) 예. 광양제철소 가는 거예요.]

[화물운전기사 : 얘도 많이 실었네. 엄청 실었네, 딱 보니깐 최하 18톤 이상.]

트럭 차들은 제조사에서 출고될 때, 5톤, 7.5톤 등 정해진 용량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양쪽에 바퀴 한 축을 더 달아 10톤 이상 더 싣는 겁니다. 

정해진 용량보다 더 많이 실은 만큼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제동시 브레이크가 고장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화물운전기사 : 저 차가 가다가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게 무섭다는 겁니다. 타이어가 작다 보니깐 중량을 못 이깁니다. 달리다가 터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승용차나 옆에 지나가는 차가…]

화물차들의 뒤를 따라가 봤습니다. 

80km까지 달릴 수 있지만, 좀처럼 속도는 나지 않고

[지금 한 60㎞/h 나가네요.]

오르막길에서는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화물운전기사 : 우와 저 보세요. 타이어 깔린 거 보세요.]

그런데 도로법상 이 화물들은 '과적'이 아닙니다. 

도로 보호가 목적인 '도로법'은 바퀴 한 축당 최대 10톤까지 더 실을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이들이 고속도로 등에 설치된 과적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상으로는 이 화물차들, 단속대상이 맞습니다. 

적재용량보다 훨씬 더 많은 화물을 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집행의 주체인 경찰은 화물차들을 단속하기 쉽지 않습니다. 

단속을 위한 장비와 인력 등이 '도로법' 집행 주체인 국토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화물운전기사 : 제가 지금까지 30년을 넘게 운전하면서 10톤 차 가지고 40톤도 실어 봤습니다. 경찰한테 단속을 당해 본 적 한 번도 없어요.]

전문가들은 법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경일/교통전문 변호사 : 도로법과 도로교통법, 어느 한쪽이라도 위반했으면 처벌할 수 있도록 단속 주체의 통일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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