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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흑인이라 못입었던 그 옷, 94세 돼서야 입었다

입력 2021-07-23 14:50 수정 2021-07-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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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rica Tucker 페이스북〉〈사진-Erica Tucker 페이스북〉
흑인이라는 이유로 웨딩드레스를 입지 못했던 20대 미국 여성은 90대가 되어서야 그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결혼 70년 만에 웨딩드레스를 입게 된 94세 마사 터커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엄에 사는 마사 터커는 1952년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웨딩드레스는 입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인종차별이 심했던 탓에 흑인은 웨딩드레스 가게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가게들은 흑인이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지 못한 것이 그녀에겐 평생 한이었습니다.

 
〈영상-Erica Tucker 페이스북〉〈영상-Erica Tucker 페이스북〉
어느 날, 터커는 가족들과 영화 '커밍 투 아메리카'를 보던 중 결혼식 장면이 나오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항상 웨딩드레스가 입고 싶었어. 결혼하고 난 후 지금까지 늘 그랬어."

그 이야기를 들은 손주들은 놀랐습니다. 인종차별이 심했다는 건 알았지만 그 이유로 웨딩드레스까지 입지 못했다는 것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손녀인 안젤라 스트로지어 등 가족들은 터커를 위해 곧바로 웨딩드레스 가게를 예약했습니다. 할머니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히기 위해서였습니다. 스트로지어는 "할머니의 미뤄온 꿈을 이뤄드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마침내 웨딩드레스 가게에 들어선 터커는 마치 자신이 예비 신부가 된 것처럼 설렜다고 합니다. 가게 직원은 터커가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고 무료로 입어볼 수 있게 했습니다. 직원은 "흑인이었기 때문에 많은 여성이 기대하는 웨딩드레스를 경험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슬픔을 느꼈다"며 "그녀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돕게 된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Erica Tucker 페이스북〉〈사진-Erica Tucker 페이스북〉
터커는 한 웨딩드레스를 가리켰습니다. 반짝이는 레이스로 장식된 드레스였습니다. 드레스를 입고 나온 터커는 거울을 보며 "저 사람은 누구인가요? 제 기분을 설명할 수 없어요"라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터커의 남편은 1975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터커는 "그가 이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을 봤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하지만 늦더라도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었다. 이렇게 이루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터커의 사연과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손녀가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현지 누리꾼들은 "힘든 시간을 견디고 오늘의 아름다운 신부가 된 터커에게 축복을 보낸다"며 함께 기뻐했습니다.
 
〈영상-Erica Tucker 페이스북〉〈영상-Erica Tucker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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