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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이 떼놓고 도쿄행"…모유수유도 포기해야 한 엄마 선수

입력 2021-07-22 15:28 수정 2021-07-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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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카이에게 젖을 먹이는 스페인 싱크로나이즈 선수 오나 카보넬 〈사진=오나 카보넬 인스타그램〉아들 카이에게 젖을 먹이는 스페인 싱크로나이즈 선수 오나 카보넬 〈사진=오나 카보넬 인스타그램〉

한 살배기 아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이 여성. 스페인의 싱크로나이즈 국가대표 선수 오나 카보넬입니다. 카보넬은 현지시간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올림픽 출전 때문에 모유 수유를 포기한 사연을 알리기 위해섭니다.

 
경기를 하고 있는 스페인 싱크로나이즈 선수 오나 카보넬 〈사진=오나 카보넬 인스타그램〉경기를 하고 있는 스페인 싱크로나이즈 선수 오나 카보넬 〈사진=오나 카보넬 인스타그램〉

카보넬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인데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듀엣 부문 은메달, 팀 부문 동메달을 받았습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듀엣부문 4위를 기록했죠.

그런 카보넬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강한 실망감을 표했습니다. “결국 아들과 함께 일본에 갈 수 없게 돼 환멸마저 든다”면서요. 무슨 사연일까요?

■ “수유하면 '버블 방역' 깨져”…젖먹이 떼놓고 도쿄행

 
아들 카이에게 젖을 먹이는 스페인 싱크로나이즈 선수 오나 카보넬 〈사진=오나 카보넬 인스타그램〉아들 카이에게 젖을 먹이는 스페인 싱크로나이즈 선수 오나 카보넬 〈사진=오나 카보넬 인스타그램〉


원래 카보넬은 아들 카이와 도쿄에 갈 예정이었습니다. 카이는 아직 젖을 못 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세한 규정을 살피던 중 카보넬은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카보넬이 올린 영상에서 그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물어보니 아들과 아이의 아빠는 도쿄 시내에 있는 호텔에 머물며 20일 동안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현재 올림픽 규정상 아이가 선수촌 안에서 지내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이에 카보넬은 “내가 아이에게 젖을 먹이려면 선수촌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면 '버블 방역'이 깨져 팀 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버블 방역은 일본 정부가 고안한 방역 시스템인데요. 코로나19 시국에 올림픽을 열다 보니 올림픽 기간 선수들이 경기장과 선수촌만 오가도록 해 감염 확산을 막겠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카보넬이 아들에게 젖을 물리려 선수촌에서 나가게 되면 '버블 방역' 시스템은 무너지는 셈이죠.

이런 상황 탓에 카보넬은 결국 아이를 집에 남겨두고 올림픽 경기에 출전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이번 규정 때문에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 논란 되자 아이 동반입국도 지난달 말 허용
 
아이와 함께 일본 도쿄 입국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던 미국 마라톤 선수 알리핀 툴리아무크 〈사진=알리핀 툴리아무크 인스타그램〉아이와 함께 일본 도쿄 입국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던 미국 마라톤 선수 알리핀 툴리아무크 〈사진=알리핀 툴리아무크 인스타그램〉

사실 처음엔 '엄마 선수'와 아기가 일본에 같이 가는 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선수들이 가족들과 함께 일본으로 입국하지 못 하게 했기 때문이죠. 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방침에 캐나다 농구 선수 킴 고셔, 미국 마라톤 선수 알리핀 툴리아무크 등이 반발했습니다. 역시 어린 자녀를 기르며 수유하고 있던 선수들입니다. 툴리아무크는 아이와 동반 입국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편지도 보냈습니다.

반발을 의식한 듯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지난달 말 규정을 바꿨습니다. 수유 중인 아이와 보호자에 한해 함께 입국이 가능하도록 말이죠. 이 조치는 꽤나 파격적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여성 선수들의 권리를 위한 싸움의 변곡점이자, 하나의 승리”라고 평했습니다. 툴리아무크 역시 WP 인터뷰에서 “여자 선수들이 스폰서를 잃을까봐 임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던 과거와 새로울 미래, 그 사이에 내가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 "선수이자 엄마…비정상을 정상으로"

하지만 카보넬의 사례에서 보듯, 여전히 수유를 해야 하는 선수들은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잘 들여다보면 IOC의 결정은 '반쪽짜리' 조치일 뿐입니다. 아이가 일본에 입국할 순 있어도 선수촌에 엄마와 같이 들어갈 순 없으니까요. '버블 방역' 때문에 그렇다고 엄마가 선수촌 밖으로 나올 수도 없습니다.

“(아이 두고 경기에 출전하는 건) 저에게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제 발언이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카보넬이 남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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