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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폭동 수습 국면…주마 전 대통령 재판 재개|아침& 세계

입력 2021-07-21 08:49 수정 2021-07-2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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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죠. 1주일 넘게 이어진 폭동은 지난 주말부터 겨우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월요일인 19일 폭동을 촉발시킨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재판이 재개되면서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번 폭동은 주마 전 대통령이 부패와 법정 모독 혐의로 구금되자 지지자들이 항의 시위에 나서면서 본격화됐습니다. 남동부에 위치한 콰줄루 나탈 주 항구 도시 더반 등지에서 시작된 시위가 점차 폭력적인 양상을 띠면서 대규모 폭동으로 번졌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도시인 요하네스버그와 수도 프리토리아까지 피해가 확산됐습니다. 최소 215명이 목숨을 잃었고 2500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상점 800여 곳이 약탈 피해를 입었는데 물류 창고 11곳과 공장 8곳도 파손됐습니다. 피해 규모만 100억 란드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7천 8백 95억 원에 이릅니다. 현지에 진출한 LG와 삼성 등 우리 기업과 교민들의 피해 역시 컸습니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주마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들이 선동해 시위를 가장한 약탈을 벌이고 있다며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태 수습을 위해 군인과 경찰 2만 5천명을 배치했습니다. 지역 사회 단체들과 시민들은 잔해를 치우는 등 복구 작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폭동의 진원지 더반에서는 폐허가 된 창고를 치우던 한 시민이 그곳에 있던 피아노를 즉흥적으로 연주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시민 : 이 시설 사람들과 이 지역의 사람들, 이 나라의 사람들을 위해 노래했습니다. 신은 아프리카를 축복하고 있습니다.]

폭동은 일단 수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지난 19일 주마 전 대통령의 재판이 재개됐습니다. 주마 전 대통령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대통령 재임 기간 각종 부패와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사임했습니다. 하지만 혐의를 전면 부인한 채 헌법재판소의 사법 위원회 출석 명령까지 거부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지난 8일 남아공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감옥에 갇혔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개된 재판은 폭동 재발을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습니다. 주마 전 대통령 측은 온라인 재판이 위헌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담당 변호사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 담당 변호사 : 모든 피고인은 일반 법원에서 공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포함하여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감옥에서 나갈 때까지 평화는 없다"는 옥중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지지자들을 다시 자극할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이한규 아프리카지식공유연구소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폭동 촉발 원인, 주마 전 대통령은 어떤 인물?

    주마 전 대통령은 넬슨 만델라와 함께 반아파르트헤이트 투쟁 1세대죠. 그래서 만델라 정신을 이어줄 정치가로 추앙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기 전에 여러 차례 비리, 부정부패에 연루되었죠. 하지만 아프리카노조와 빈곤층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결국 당선되었는데요. 특히 2018년 주마 대통령이 대선 패배가 아닌 부정부패와 연루되어 사임했거든요. 물론 본인은 현재도 완강히 거부하고 있고요. 따라서 일부 노동조합, 공산당, 여성연맹, 청년연맹 그리고 빈곤층이 지지층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은 큽니다. 그 이유는 물론 지지층의 일부가 돌아서기도 했지만 주마 전 대통령의 급좌진보성향의 정책은 여전히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나 다름없습니다.

 
  • 남아공 최악의 소요사태…'경제난' 근본적 원인?

    맞습니다. 이번 사태를 주마 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의 반발시위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거든요.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된 지 거의 30년. 정확히는 27년일 겁니다. 정치적으로는 아파레트레이트가 철폐되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사회적 아파르트헤이트는 여전히 남아 있거든요. 소수 흑인과 백인이 남아공 경제의 70에서 80%를 여전히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죠. 특히 오랫동안 신교육과 사회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흑인계층들이 신자유주의로 인해 오히려 경제적으로 소외되고 점점 빈곤해지고 있거든요. 현재 남아공의 실업률은 32.6%로 가장 높습니다. 따라서 오랫동안 굳어온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이번 사태를 잠시 진정할 수 있지만 완전한 해결책으로는 볼 수가 없습니다.

 
  • 최악의 폭동으로 피해 극심…남아공 미래는?

    이 남아공의 미래도 미래지만 남아공 하면 아프리카 민주주의의 모델이고요. 남아공 경제가 아프리카 GDP의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아공이 주도하고 있는 SADC이라는 남아프리카경제개발공동체의 지역 경제 협력은 물론 아프리카 연합의 자유무역지대 안착에도 상당한 차질을 줄 것입니다. 이는 직접적으로 남아공 미래경제 발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요. 따라서 남아공 정부는 1차적으로 사태를 빠르게 진압하여 다른 도시로의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할 겁니다. 그리고 2차적으로는 2008년과 2015년에 있었던 외국인 혐의, 즉 제노포비아 확산을 경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일부 조직 혹은 집단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정치적 해결에 주력한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지난 18일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를 기리는 '국제 넬슨 만델라의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아공은 최악의 폭동으로 신음해야 했습니다. 넬슨만델라재단 최고경영자는 "주마 전 대통령 문제는 기폭제가 됐을 뿐, 고질적인 사회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언제든 폭동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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