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전 국민 지원금' 100분 만에 번복…이준석 리더십 논란

입력 2021-07-13 17:36 수정 2021-07-14 13:0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13일) 국회상황실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얘기를 다뤄보겠습니다. 이 대표, 어제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만찬회동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가 번복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준석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단 우려, 또는 지적이 여야 정치권에서 나왔는데요. 관련 소식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발도 이쁘게 해서… (어제 대표님 만난다고 갔다 왔습니다~) 스타일이 (머릿속에) 스쳐가지고… 사실 여야 대표가 이렇게 자주 만나는 게 정상인데… (그쵸) 남북대화도 하면서 여야 간 대화를… 잘 하자! 이런 생각이고~ 그때 우리 이 대표님 말처럼 TV토론도 같이 한 번 합시다! 국민 앞에서~ (아니! 제가 알기로는~ 관심 있는 방송사가 너무 많은데~ 대표님께서 좋은 형식 하나 골라주십시오.)]

민주당 송영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어제 저녁을 함께 먹었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는데, 여야 대표가 직접 TV토론하는 모습도 곧 볼 수 있을 것 같죠. 약 1시간 15분 뒤, 깔끔하게 정리된 합의사항 7가지가 나왔습니다.그 중 '전 국민 재난지원금' 얘기가 포함됐죠. 오랜만에 본 시원한 '협치'의 모습에 JTBC 뉴스룸을 포함해서, 많은 언론사가 속보로 소식을 전했습니다.

[황보승희/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어제) : 두 번째는 현재까지 검토된 안에 비해서 훨씬 더 상향된, 소상공인들 지원을 두텁게 하는 안, 그리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하고 지급 시기는 방역상황을 봐서 결정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부정적인 입장이죠. 국민의힘은 100분만에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소상공인 지원확대가 우선이고, 재원과 방역상황을 고려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 대표는 방역수칙 강화 때문에 배석을 안 해서 '대변인 브리핑으로 설명이 잘 안 됐다', '언론의 속보경쟁 때문이다' 해명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각 당에서 협의를 통해서 구체화해야 된다, 라는 이야기를 저희가 했었거든요, 대변인들이. 그런데 그런 과정이 없다 보니까 어제 속보 경쟁 속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요것만 이제 나가가지고 아마 그게 좀 여론이 좀 굉장히 강하게 반응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민주당은 즉각 맹공에 나섰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민들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여야 대표간의 정치적 합의가 이렇게 가벼워서야 되겠습니까? 이준석 대표는 100분만에 말 뒤집는 100분 대표, 회수를 건너면 귤맛을 잃어버리는 탱자대표가 되려는 것입니까? 우리 당의 송영길을 만나 귤 맛을 뽐내던 이 대표가 국힘당에 가더니 100분 만에 귤맛을 잃고 탱자가 된 것입니까?]

사실 민주당 내에선 소득 하위 80% 지급에 대한 논란이 있었죠. 의총에서는 전국민 지급 주장이 더 많긴 했지만, 현실론을 주장하는 정부 입장을 받아들였던 겁니다. 80% 지급 결정 후에도 '80%와 81%가 그렇게 차이 나냐' '맞벌이 가구엔 지원을 늘려야 한다' 는 여론의 반발에도 직면했죠. 마침 이준석 대표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당 내부에선 '전국민 재난지원금' 쪽으로 의견이 쏠린 듯한데요. 일단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이준석 대표의 입장 번복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위 80% 지급을 주장해왔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까지 여야 대표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진화에 나섰는데요. 김기현 원내대표는 원래부터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른바 '이준석 리스크'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전 국민 지원한다, 합의했다, 라고 하는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고요. 당의 입장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습니다. 종전의 입장과 똑같은 입장을 가지고 우리는 앞으로도 추경을 심사할 것입니다.]

재난지원금 문제는, 여야의 추경안 협의와 직결되는 사안이죠. 원내에서 논의돼야 하는 사안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어제 회동 이후 긴급 지도부회의까지 열었다고 하는데 여야 대표 회동 당시에는 원내대표와의 협의 없이 논의에 임했다고 하죠.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원내 지도부하고 협의가 된 건가 궁금해 가지고 전화드렸는데 (김기현 원내대표는) 뉴스가 막 나와 가지고 아직 잘 모르고 계시고 협의된 것도 없다고 그래서 제가 바로 그 페이스북에다가 이건 좀 문제가 있다. 우리 기존에 당 입장하고 반대의 합의를 하는 것도 문제고 알아보니까 사전에 당내 소통도 협의가 안 되어 있더라.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 하고…]

대선주자로 나선 윤희숙 의원은 "당의 철학을 뒤집는 제왕이 될 거냐"고 이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윤희숙/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어제 양당 대표간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는 이번 대선 생각의 전투의 가장 중요한 전선을 함몰시켰습니다. 문제는 이들(민주당)이 4년 내내 국민을 현혹시킨 '전국민 돈 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것입니다.]

여야 대표의 회동이 오히려 논란을 키운 셈이 됐는데요. 여권에선 이른바 '이준석 리스크'를 언급했는데,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 대표, 그동안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 주장을 폈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작은 정부론에 따라서 여성가족부와 통일부에 대한 폐지 필요성을 언급했더니 민주당의 정말 다양한 스피커들이 저렴한 언어와 인신공격으로 대응했습니다. 여성가족부와 통일부는 특임 부처이고, 생긴 지 20년이 넘은 부처들이기 때문에 그 특별 임무에 대한 평가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당 대표 경선 당시 '여성할당제 폐지'를 내걸었던 이 대표,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면서 "젠더 갈등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통일부 폐지까지 내걸면서 '작은 정부론'을 내세운 겁니다. 이 내용 역시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죠. 당 내부 논의가 없었단 얘기부터 당 대표의 권한이 아니라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왔습니다.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대통령 후보가 아닌 당대표가 이야기하면 후보의 공약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당의 입장으로, 당의 당론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걸 사전에 당내에서 논의나 공론화가 없이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문제가 있는데…]

당 지도부에서도 쓴 소리가 나왔는데요. 대선을 앞두고 논란을 가중시킬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사실 그 우리가 2008년도에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도 정부조직개편을 쭉 하면서 여가부하고 통일부를 폐지하겠다고 들고 나왔다가 다 못했거든요. 그러니까 이유가 있는 거죠. 그게 추진하는데 여러 가지 또 이유가 있었고 그러니까 반대 여론이 많아진다, 이거죠.]

취임 한 달을 갓 넘겼죠. 이 대표 역시도 그간 당내에 의견 차가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구체적으로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정치부회의' / 어제) : (최고위원 중에 잘 안 맞는 사람이 있다?) O (아~ 저 누군지 알 것 같아요!) 김재원 의원 아니에요! (어! 아니에요? 여의도 처키 아니었습니까?) 상식 밖으로 움직이면 제가 되게 싫어해요. 대선주자들 중에서도요. 제 머릿속으로 용납이 안 가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제가 상당히 배척을 하거든요? 누군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이준석 리스크'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한층 거셌는데요. 정청래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이준석 대표 리스크가 이제 드디어 시작된 것 같은데요. 결론적으로 먼저 말씀드리면 일찍 피는 꽃이 일찍 집니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이준석 대표의 연이은 발언이 있었죠. 미군은 주둔군이다. 그런데 이것은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거나 무지했던 거죠. 그리고 여가부 폐지에 이어서 통일부 폐지까지 나온다는 것은 그야말로 성과주의, 뭐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이 대표가 편을 들어줬죠. 김재원 최고위원의 민주당 대선 경선 선거인단 참여 문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른바 '역선택' 문제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반 농담으로 말씀드리면 오히려 김재원 최고위원이 껴있는 것이 민심에 가까운 결과일 것입니다.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민주당 경선룰의 취약점을 알려준 김재원 최고위원은 누가 봐도 화이트 해커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어제 김 최고위원의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참여가 "형사법 상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김 최고위원은 이 지사가 법을 모른다면서 "돌팔이 변호사"라고 반박했습니다. 법적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당 지도부가 상대 당의 '잔치'라고 할 수 있는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의 참여까지 독려하는 게 올바른 거냐는 문제는 남습니다. 당 대표까지 가세해서 말이죠.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국민경선이라는 게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뭐라고 탓하기는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국민의힘의 최고위원 아니십니까? 최고위원이신데 누가 보기에는 노골적으로 타 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뭔가 그걸 가지고 뭔가 음흉한 음모를 꾸미고 그거를. 놀리면서도 같기도 하고 선동하는 듯한 느낌인데 저는 너무 좀 가볍게 하신 거 아닌가…]

이준석 대표, 36살의 0선의 파격과 신선함으로 대변인 토론배틀을 이끌며 당 지지율을 견인해왔죠. 구체적인 당 운영과 또 여당과의 미묘한 정치 수싸움은 과제로 남았단 얘기가 나옵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전국민 지급' 100분 만에 번복…'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

관련기사

민주당, 국힘 '100분 번복' 비판 "이준석 리스크 시작" "여당 포퓰리즘 날개 달아줘"…안철수, 지원금 합의 이준석 비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