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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표 '엄근진' 먹혔나…맹추격에 '어대명' 출렁 조짐

입력 2021-07-13 17:57 수정 2021-09-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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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 차이가 좁혀졌다는 결과가 나왔죠. 그러면서 경쟁과 신경전은 가열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박준우 마커의 '줌 인'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정회원분들은 육상 경기 즐겨보시나요? 100m, 200m 같은 단거리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인간 탄환들의 폭발적인 질주를 지켜보며 저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데요. 하지만, 1500m 이상의 장거리 달리기 경기가 오히려 단거리 못지 않은 스릴감을 보여줄 때도 있습니다. 단거리 경기보다 순위 변동이 극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선두에서 달리던 주자가 중간에 발을 헛디뎌 넘어질 때도 있는가 하면 후발 주자가 막판에 치고 올라오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큰 격차로 독주 중인 상황이라도 마음을 결코 놓을 수 없는 게 장거리 종목입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장거리 달리기, 이제 본경선의 출발선 앞에 다시 섰는데요. 이렇게 1레인부터 6레인까지 6명의 주자가 준비 중이죠. '줌 인'이 선정한 오늘(13일)의 인물은 1레인의 이재명 경기지사, 그리고 4레인의 이낙연 전 대표입니다. 두 사람에게 줌 인해보겠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낙연 대표의 특징은 '말을 어떻게 저렇게 마술사처럼 하는지?' 그런 게 있어요. 문장을 쓰듯이 말을 하잖아요. 근데 이번 토론에서도 그거를 보여주길래 '저 사람은 어쨌든 마이크 잡고 저런 행사를 할수록 뜨는 게 아니냐?' 아무래도 이재명 씨 1위로 달리는 후보가 어쨌든 조금 실점을 했잖아요, 이번 토론 과정이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분석한 예비경선의 성적표입니다. 앞서 달리던 이 지사가 스텝이 꼬인 사이 뒤쫓던 이 전 대표가 치고 나갔다는 평가인데요. 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평가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와 이번주 범진보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를 보면요. 이 지사는 지난 주보다 2.4%p 떨어진 29.7%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20.6%로 지난 주보다 7.7%p가 올랐습니다. 한 주 만에 10%p 넘게 격차가 줄어든 건데요.

이낙연 캠프는 잔뜩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이재명 1강 체제에서 2강 체제로 변하고 있다고 판단한 건데요. 이 전 대표의 전매 특허 코드 '엄근진'이죠. 엄마 근데 진짜 아닙니다. 엄격, 근엄, 진지의 줄임말인데요. 이낙연 캠프 측은 이번 예비경선에서 이 전 대표의 엄근진 코드가 통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신경민/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 (음성대역) : 이낙연 전 대표가 TV 토론을 통해 안정적이고, 유능하고, 정통성이 느껴지는 후보의 정책 의도와 품격을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이 전 대표, 지난 4일 2차 국민면접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전달력과 안정감 등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김해영/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4일)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하여 이낙연 후보님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4일) : 네 당연합니다. 제가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양심이 없는 것이지요. 특히 수요의 변화 예컨대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 속도라든가 이런 것들을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하는 것…]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적통이란 점을 부각한 전략이 유효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대야 전선에서 뚜렷한 선명성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특히 야권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칼날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1일) :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은 국가의 얼굴입니다. 그래서 대통령 가족에게도 사생활은 보호해드려야 옳지만 그러나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대명', 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의 줄임말이죠. '어대명'이 출렁이는 조짐이 보이자 이 지사의 캠프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예비경선 과정에서 본인에게 집중된 공세에 이 지사는 반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는데요. 할 말은 하는 '사이다' 대신 원팀과 화합을 강조하는 '국밥' 전략이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6일) : 우리가 하나의 진영으로 정치는 이게 단체경기이기 때문에 내부 경쟁을 하더라도 선을 넘으면 안 되고 또 한 번 결정이 나면 서로 협력해서 또 새로운 정말 진정한 경쟁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런 분열적인 요소는 최소화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빠진 사이다란 비아냥도 감수하겠다는 건데요. 자신은 국밥을 하고 사이다의 자리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내어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었죠. 예비경선에서 팀원들끼리 흠집을 내는 것보다는 본선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둘 생각이었던 듯한데요. 1위 주자의 비애를 손발 묶인 권투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사실 제가 처한 상황이 저는 본선을 걱정해야 될 입장인데 다른 후보들 입장은 좀 다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오로지 경선이 중요한 그런 경우인데 저로선 원팀을 살려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본선에서 소위 우리의 역량이 최대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저는 심하게 공격하면 안 되거든요. 손발 묶임 권투를 하고 있는 거죠.]

최고의 수비는 역시 공격인 걸까요. 이 지사 캠프는 수비 중심 전략이 안일했음을 인정하고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죠. 예비경선 컷오프 결과 발표 이후 연일 전략회의에 매진하는 모습입니다. 예비경선을 복기한 결과 자충수는 크게 2가지라고 본 것 같은데요. 먼저 기본소득 공약 논쟁에서 방어가 취약했다는 지적입니다. 기본소득은 공약이 아니라 정책이라고 말했다가 뒤집기도 했었죠.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6일) : 공약 얘기를 자꾸 하시는데 제가 추진하는 핵심 정책인 건 맞습니다. 근데 선거도 개시되지 않았는데 공약을 할 순 없는 것이죠. 또 제 제1공약은 성장 정책입니다.]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6일) : 이재명 후보님은 기본소득이 정책인데 공약은 아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요. 이번에 후보 등록 서류에 보면 공약으로 기본소득을 넣어계십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6일) : 이번에 후보 등록하면서 공약으로 발표했습니다.]

여배우 스캔들 관련 돌발 행동도 수비 실책이었습니다. 토론회를 4차례나 했지만 결국 사람들 뇌리에 남는 건 '바지 발언'밖에 없었다는 질타는 이 지사로선 뼈아픈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스캔들에 대해서. 그런데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합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제가 혹시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그거하고는 다른…]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아니, 이제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도록 말씀을 하시라는 거죠.]

일각에선 이 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에 대한 비판도 나왔는데요.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을 깎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이재명 /경기지사 (지난 11일) : 후보의 가족도 독립된 인격체인데 후보와 관련된 것이라면 당연히 아주 철저하게 엄정하게 검증을 하는 게 맞겠지만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일을 결혼한 후에 남편이 책임을 지게 하면 그것은 좀 심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지사도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로 전환했는데요. 윤 전 총장이 가족 관련 의혹에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 비꼬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어제 SBS 8뉴스 / 음성대역) : 제가 그 말씀을 드린 후에 윤 전 총장이 '난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 것을 보고 '좀 대단하신 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미군 점령군' 발언에 대한 윤 전 총장의 비판은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본인에 대한 첫 공식 언급이 색깔론이었다는 건데요. 그것도 왜곡했다며 참 아쉽다고 평가했습니다.

예비경선을 마친 후 두 사람이 받아든 성적표를 정리해봤습니다. 이제 잘한 사람은 잘한 사람대로 못한 사람은 못한 사람대로 지나간 일은 잊고 다시 앞으로 발을 내디뎌야 할 차례입니다. 오늘 '줌 인'은 조 멘토의 톡쏘는 정치처럼 마무리지어볼까 합니다. 이재명 지사의 심경을 담은 노래로 '줌 인' 한 마디 정리하겠습니다.

♬ 그땐 그땐 그땐 - 슈프림팀(Supreme Team), 영준(브라운 아이드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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