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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 갇힌 채 감전사…'먹히기 위해' 죽어가는 개들

입력 2021-07-09 21:34 수정 2021-07-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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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고기를 먹고 안 먹고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대부분의 개농장이나 도살장에서 행해지는 거의 모든 과정이 불법입니다. 개들이 얼마나 참혹하게 살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지는 별로 와닿지 않으신다면 저희가 만난 한 전문가는 위생 상태도 그렇고 절대 고기로 팔 수 없는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개고기가 몸에 좋다고 드시는 분들은 보시고 한번쯤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추적보도 훅 박창규 기자가 한 달 동안 파헤쳐봤습니다.

[기자]

한때 국내 최대 개고기 유통지였던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

행인들 사이로 흰 개 한 마리가 끌려갑니다.

차에서 내린 여성도 반려견을 쓰다듬는가 싶더니 누군가에게 목줄을 넘깁니다.

이 개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개가 들어간 건강원에 물어봤지만 모른 체합니다.

[건강원 주인 : (개를 직접 사기도 하나요?) 아니, 안 사. (그럼 어디서 가져오세요.) 몰라요, 그건.]

하지만 숨어서 기다려보니 하나둘 사들였던 개들을 끌고나와 트럭위 철창에 욱여넣기 시작합니다.

그러곤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어두울 때까지 숨겨둡니다.

해가 지고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한 트럭, 그 뒤를 쫓아가봤습니다.

차가 멈춘 곳은 한 가건물.

인부들이 철장을 끌어내려 내동댕이칩니다.

철창마다 구겨진 개들이 가득합니다.

움직일 공간은커녕 자세를 바꿀 틈도 없습니다.

이렇게 고개조차 돌리지 못한 채 지켜봐야 하는 건 먼저 잡혀와 도살돼 있는 다른 개들의 사체입니다.

불법 도살장에 끌려온 겁니다.

이 도살장으로 개들이 들어오는 다른 경로도 추적해봤습니다.

도살장 근처에 있는 개 경매장

[5만원. 5만원 드려.]

이렇게 개를 고르면 올가미로 목을 묶어 끌고 갑니다.

주변 개농장에도 가봤습니다.

사체가 그대로 썩어가는 걸 다른 개들이 그냥 지켜봅니다.

우리는 분뇨와 오물 범벅이고, 먹이는 이미 반쯤 썩은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그래도 사람이 다가가자 반가운지 손을 핥고 꼬리를 칩니다.

이 개들도 모두 순서만 다를 뿐 도살장으로 향할 운명입니다.

주인이 건강원에 넘긴 흰 개의 차례가 됐습니다.

전기봉을 피해보려하지만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결국 전기 충격에 몸이 뒤틀립니다.

그 모습을 바로 옆 철망 속 개가 겁에 질려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로 바라보며 도축되는 개…철창 속 마구잡이 도살]

이렇게 차례로 도살하는 것도 시간이 아까운지 작업자들은 개들을 철창에서 꺼내지도 않은 채 전기봉으로 찌르기 시작합니다.

불꽃이 튀고 개들은 한데 뒤엉킨 채로 죽어갑니다.

[이지연/동물해방물결 대표 : 도살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작업 시간을 빠르게 하고 고기를 빠르게 생산해서 납품하기 위해서로 보이고요.]

흔히 개고기 유통업자들은 육견, 그러니까 식용개가 따로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도살장에선 품종견들도 많이 눈에 띕니다.

도살에 앞서 개한테서 목줄을 잘라내는 모습도 되풀이됩니다.

한때는 누군가의 반려견이었던 겁니다.

JTBC는 동물보호단체, 그리고 경찰과 함께 이 불법도살의 현장을 덮쳤습니다.

철창마다 구겨넣어놓은 개들이 역시나 가득합니다.

거칠게 다룬 통에 개들 얼굴은 상처투성이입니다.

[(이거 (철창마다) 몇 마리씩 넣으신 거예요?) …]

전문가와 함께 도살장을 꼼꼼하게 둘러봤습니다.

피와 털 그리고 오물이 온통 뒤범벅돼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도축된 개고기가 유통되고 있는 겁니다.

[최태규/청주동물원 수의사 : 어떤 감염 상태가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고, 유통 단계가 추적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할 수 없죠.]

전문가들은 인수감염 질병 발생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다시 복날이 오고 개고기 수요는 다시 늘어납니다.

소비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 리 없습니다.

[(몸에 좋아서 드시는 거예요?) 그럼요, 몸보신. (위생이 안 좋다 그런 얘기 있는데.) 아니요. 그 몸보신으로 제일이에요.]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국회에 발의된 '개도살 금지법'은 아직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한 상태입니다.

기존 동물보호법에도 먹기 위해 도살을 하더라도 동물에게 주는 고통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현실은 법 조항을 비웃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동물해방물결)
(인턴기자 : 김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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