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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입당' 놓고 한 손엔 당근 한 손엔 채찍

입력 2021-07-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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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국민의힘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내부에서 자강론이 부각되고 있다는 얘기를 어제(7일) 했었는데요. 윤석열 전 총장의 영입을 둘러싼 여러 가지 대선주자들의 시각도 다양하죠. 관련 내용을 박준우 마커의 줌 인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투 트랙 (two track), 전형적인 여의도 용어인데요. 보통 기사 보면 무슨 당이, 아니면 누구 누구가 투 트랙 전략을 택했다, 이런 표현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정치적으로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한 두 가지 경로를 뜻합니다. 오늘 제가 설명드릴 것도 투 트랙 전략인데요. 그럼 그 전략을 구사하는 건 누구고 무슨 일로 그러느냐?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유인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쓰고 있는 건데요. 오늘 줌 인은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인사 4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합니다. 그럼 먼저 당근을 쥔 이준석 대표부터 '줌 인'하겠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는 윤 총장이 오히려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게 낫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갑자기 윤 총장이 아무리 평소에 뭐 사회나 시사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하더라도 경제의 굵직굵직한 현안들에 대해가지고 턱하고 이렇게 대안을 내놓고 이런 모습보다는 본인이 정치를 왜 하는가에 대해가지고 국민들을 더 강하게 설득하는 것이 옳다.]

윤 전 총장, 최근 현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죠. 이런 비판에 대해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두둔해주는 모습을 보인 건데요. 윤 전 총장이 너무 준비된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뜻인 듯합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에게 넌지시 입당을 권유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당내 주자들도 윤석열 전 총장의 합류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인 걸 제가 확인했습니다. 우리 당원과 저희를 지지하는 국민들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뭐 세심하지만 또 그리고 공격적이지 않고 동조적인 눈빛으로 검증을 지켜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윤석열 전 총장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당내 주자에 비해서 불리하지는 않을 거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해도 기존 당내 주자들에 비해 경선에서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 회유하는 건데요. 다만 경선 버스 정시 출발론은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특별 대우는 없을 것이란 의미인데요. 제때 버스를 못 타면 너만 손해니 기회 있을 때 올라타라는 얘기겠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멀리 출퇴근하시는 분들 중에 타야 될 광역버스는 놓치고 (그렇죠.) 다음 정류장까지 택시로 쫓아가는 게 쉽지는 않죠. (그러면 버스 1대를 더 내주실 생각도 있으세요?) 그런 버스 있습니까? 그러니까 제가 봤을 때는 놓치면은 어쨌든 다음 정류장까지 어쨌든 추격을 해야 되는데 그 과정이 개인적인 비용도 많이 들고요. 일정표에 따라 가고 있는데 만약 그걸 추격해서 타시려면 택시기사분한테 좀 요청을 하셔야 할 수도 있고요. 빨리 좀 앞질러 가주세요, 이렇게 해야 될 수도 있고요. 저는 어려운 과정입니다. 그거는.]

윤 전 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제3지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국민의힘에 제때 들어올 것이란 확신도 내비쳤는데요. 일찍 타서 유튜브를 보고 있든 출발 직전에 타든 타긴 탈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이 대표의 말에 힘을 보탠 사람이 있는데요. 국민의힘 내에서 유일하게 '이준석계'를 자처하고 있는 대선주자죠. 하태경 의원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상승세는 계속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윤 전 총장의 입당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봤습니다. 그럼 윤 전 총장이 뜸을 들이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석열 (전) 총장이 결국은 입당을 할 텐데 이제 문제는 좀 우리 당의 덕만 본다. 우리 당에서 도움만 얻는다. 이것보다 '자기가 도움 주는 것도 있다' 하는 거를 한두 달 이제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우리 당이 끌어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끌어오는 역할도 좀 하고, 그러니까 외연 확장을 해서 우리 당을 더 큰 야당으로 만드는 좀 그런 기여를 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은…]

윤 전 총장이 맨입으로 입당할 순 없으니 선물을 준비 중이란 뜻입니다. 중도 지지층을 포섭해 국민의힘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라는 거죠. 하 의원, 윤 전 총장이 자신에게 팬심을 드러냈다는 점도 밝혔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도 좀 놀랐어요. 출마 선언한 그 당일 날 저녁에 전화가 왔더라고요. 전화가 와가지고 옛날에 제가 좀 정치적으로 도와준 게 있나 봐요. 윤 총장 힘들 때. 그래서 '본인이 힘들 때 도와줘서 감사하다' 그리고 제 팬이다. 저도 '윤 총장 존경하고 팬입니다' 이야기를 하고 조만간 한번 보자고 해서 '알았습니다' 하고 나서 기자분들이 자꾸 언제 보냐고 성화여가지고 뭐 '언제 볼까요?' 하니까 '날짜 알려드리겠습니다']

팬들의 마음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는 걸까요. 일단 팬미팅을 해보면 팬의 본심이 뭔지 알 수 있겠죠.

이준석, 하태경 두 사람이 윤 전 총장에게 당근을 건넸다면 채찍을 꺼내든 사람도 있습니다. 먼저 어제 출마선언을 한 원희룡 제주지사입니다.

[원희룡/제주지사 (어제) : 저에게 없는 것은 '흠'이 없습니다. '흠이 많은 사람'과 '흠이 많은 사람'을 붙여서 정권교체의 초점을 흐리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마 집권 여당이 노리는 것일 겁니다.]

자신은 흠이 없는 게 흠이라는 자신감일까요? 왠지 복국장의 기운이 느껴지는 발언이군요. 그럼 흠이 많은 두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가리킨 걸 텐데요. 직접 물어보니 원 지사는 이런 답변을 내놨습니다.

[원희룡/제주지사 (어제) : (아까 흠이 없다, 라는 걸 장점으로 공개하셨는데 야권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은 흠이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저는 특정인을 얘기한 것이 아니라 다 늘어놓고 보십시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벽주의자가 아니냐 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관리를 해 왔었고요…]

'나 빼고 다'라는 말이군요. 윤 전 총장만 콕 집어 흠이 많다고 하기엔 부담이 됐던 거 같은데요. 채찍을 들긴 했지만 다소 조심스럽게 휘두르는 모습이죠.

[원희룡/제주지사 (어제) : 정권교체의 기반으로 함께 가고 싶은 그런 의욕이 강하시구나 그거를 느꼈고요. 뭐 거기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경험과 생각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뭐 구체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기에는 제가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반면 거침 없이 채찍을 휘두르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윤 전 총장만 정밀 타격하고 있는데요. 홍준표 의원입니다. 윤 전 총장이 '쥴리 스캔들'에 묶여 있다고 직격했는데요. 윤 전 총장을 빌 클린턴·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한데 묶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성추문과 불륜으로 위기를 겪은 사례들을 거론한 건데요. "프리섹스 천국으로 알려진 미국도 이런 스캔들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는다"고 말이죠. 특히 가족 검증도 철저히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장모 문제는 본인과 별개의 사안이라고 이렇게 선을 긋고 넘어가는데.) 그거는 아니죠. (아닙니까?) 그거는 윤 총장께서 검찰에 있을 때 최순실, 박근혜를 조사하면서 경제 공동체 이론을. (했죠. 얘기했죠.) 그게 공범이 되어버렸어요. 또 이재용, 박근혜 조사를 할 때 묵시적 청탁이라고 했어요. 그건 말하자면 어떤 뜻인가 하면 그거 뭐 조사해 보면 뭐 하냐. 뻔한 거 아니냐. 이게 증거로 한 게 아니라 일종에 보면 관심법이다 이거예요.]

윤 전 총장도 '내로남불'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입니다. 최순실·박근혜를 경제 공동체로 묶어서 공범이라고 했으면, 윤석열과 장모도 같이 묶어서 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진 셈입니다.

이렇게 윤 전 총장을 둘러싼 4명의 입장을 살펴봤는데요. 4명이 미리 입을 맞추고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냉온탕을 오가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헷갈릴 거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입당 회유 '투 트랙'?…누구는 때리고 누구는 달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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