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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상한 파밭의 실체…2.5m 아래 '폐기물 웅덩이'

입력 2021-07-01 20:03 수정 2021-07-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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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물공장 폐기물 수천 톤이 부산의 어느 농지에 몰래 파묻혔단 사실, 저희가 연속 보도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 실체를 제대로 보여드리기 위해서 저희는 관할 구청의 협조를 받아서 굴착기로 그 땅을 파봤습니다.

어떤 모습이었는지 추적보도 훅, 구석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부산 강서구 명지신도시 인근 파밭입니다.

이 굴착기로 땅을 한번 파보겠습니다.

굉음과 함께 마사토가 뒤집힙니다.

조금 더 파내려가니 흙 색깔이 진해집니다.

잠시후 시커먼 오염토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주물공장에서 주형틀을 만들 때 사용하고 나온 모래, 페주물사입니다.

다른 곳들은 어떨까?

[선생님, 이쪽도 좀 파주세요. 이쪽. (이쪽부터요?) 네.]

파는 곳마다 겹겹이 쌓인 폐주물사가 파묻혀 있습니다.

물이 고이더니 금세 웅덩이로 변합니다.

땅밑에서 이리저리 섞이는 겁니다.

[굴착기 기사 : 묻어놓은 걸 파면 이 물하고 섞이는 거야. 폐기물하고 섞인 물이 이리 들어오거든.]

2.5m 깊이로 땅을 판 현장입니다.

제가 이렇게 마스크를 썼지만 코끝을 찌를 정도로 심한 악취가 풍겨져 나옵니다.

[부산 강서구 공무원 : 와, 많이 나네. (냄새) 안 나는 줄 알았건만 바람에…]

이렇게 모두 세 군데 지점에서 폐기물 웅덩이가 발견됐습니다.

파릇파릇했던 파밭은 불법 매립을 감추기 위한 눈속임용이었던 셈입니다.

역시 폐주물사가 대량으로 묻혔던 또 다른 농지.

밭을 만든 업자가 폐기물을 다 걷어냈다고 했지만 여전히 오염돼 있습니다.

[부산 강서구 공무원 : 아연 수치가 조금 높게 나왔어요. 순환토사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인지.)]

두 농지에서만 25톤 트럭 125대 분량, 약 3000톤의 폐기물이 파묻혀 있었습니다.

[현장 관계자 : 이쪽에 할 때는 낮에 했어요, 낮에. 파밭에 낮에 부었다니까요. 조금조금씩 부어서.]

이 일대는 낙동강 철새도래지와 가까워 문화재보존영향 검토대상구역이기도 합니다.

폐기물 관리법에 따르면 농지 등 허가받지 않은 곳에 불법매립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매립 당시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현장 관계자 : 갖다 넣는 것은 다 불법인 줄 알거든요. 지시에 의해서 움직이지 않으면 퇴출이 되니까 무언의 보이지 않는 압력을 항상 받고 있는 거죠.]

명백한 불법이지만 생계가 달린 문제라 가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조폭이 주도적으로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현장 관계자 : 갖다 넣지 말라 하니까 다른 걸로 협박을 하고 또 다른 데 부으러 간 거고 그 사람은 조폭이고요.]

폐기물을 묻은 대신 파낸 25톤 트럭 594대 분량 14000톤의 골재용 모래는 시중에 팔려 나갔습니다.

땅주인들과 파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밭을 만드는 작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아 전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땅주인 : 묻지는 않았다더만 묻었네. 알았으면 못하게끔 하지.]

[농민 : 말이 없었어요. 묻고 이리 했다 하면 내가 뭐든지 (못 하게) 했을 건데.]

경찰은 조만간 폐주물사를 운반한 기사와 파밭을 만든 업자 등 10명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처벌 수위를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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