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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윤석열, 경선서 검증"…황교안 "X파일 관심 없어"

입력 2021-06-30 17:55 수정 2021-06-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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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라보는 야권 인사들의 시각은 제각각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입당할 경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는데요. 오늘(30일)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황교안 전 대표는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의 줌 인 시작합니다.

[기자]

소싯적 재밌게 봤던 영화 '놈놈놈'입니다. 풀네임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인데요. 일제 강점기 시대 만주를 배경으로 추격전을 벌이는 내용입니다. 영화관에서 말 타며 총 쏘는 정우성을 보고 탄성을 질렀더랬죠. 오늘은 이 제목을 오마주해서 '줌 인'의 주인공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여기에 이렇게 3명의 인물이 새겨진 포스터가 있죠. 제목은 '벼르는 자, 다정한 자, 싸늘한 자'입니다. 줄여서 '자자자'인데요. 먼저 '벼르는 자'부터 '줌 인'하겠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나는 참 불쾌한 게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이지 그건 저격이 아니다. 그건 저격수 정신 아니다. 저는 하면서 피아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잘못됐다고 볼 때는 그건 지적하고 넘어가야지 그걸 갖다가 우리 편이라고 감싸주고 남의 편이라고 또 지적하고 그런 정치는 하지 않습니다.]

연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격하다가 옐로카드를 받았던 홍준표 의원입니다. 어제부터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직접 공격은 삼가고 있는데요. 오늘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한 말입니다. 저격이 아니라 지적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한 건데요. 오히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우리 당에 들어와서 당내 경선에 참여하는 게 옳겠죠. 들어오면 좋고. 들어와서 활발하게 상호 검증하고 그리고 정책 대결도 하고 도덕성 검증도 하고. 그렇게 해서 경선 절차에 참여하는 게 좋겠죠.]

'당 밖 주자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라', 이준석 대표의 메시지였습니다. 홍 의원, 그럼 반대로 당 안의 주자들은 비판해도 좋다라고 받아들인 걸까요. 윤 전 총장이 입당해서 내부 주자만 된다면 곧바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댈 기세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경선이 2007년도 이명박·박근혜 경선입니다. 그때 경선 때 무슨 말들이 오갔는지 한번 검색해 보시죠.]

한국의 정치사까지 거론하며 벼르는 모습인데요. 홍 의원이 언급한 2007년 이명박·박근혜 경선, 그래서 한 번 검색해봤습니다. 홍 의원, 일단 지금은 자중하고 있지만요. 윤 전 총장과 당내 경선을 치르게 되면 X파일을 두고 강도 높은 검증 대결을 벌일 생각인가 보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경선의 목적이라는 거는 치열한 상호 정책 검증과 도덕성 검증 그리고 제반 사항 모든 것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명박·박근혜 경선 때 BBK가 나왔고 최태민이가 나왔습니다.]

두번째 인물은 바로 '다정한 자'입니다. '벼르는 자'의 계모가 되시는 분인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5일) : 갑자기 집안에 계모가 들어와 가지고 맏아들을 쫓아냈다. 이유도 없이. 쫓아낸 사람은 황 대표고 황교안 대표고.]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28일) : 저를 어머니라고 생각하니까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좋은 일이죠. (계모라도 어머니니까.)]

그렇습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입니다. 황 전 대표, 오늘 오후 출판기념회를 열었죠. 책의 제목은 '초일류 정상국가'인데요. 정치 입문 이후 처음으로 쓴 저서입니다. 코로나 시대의 양극화 심화 등 현실 문제를 진단하고 자신의 미래 비전을 담았다고 합니다. 황 전 대표는 이제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텐데요. 윤 전 총장에 대해선 의붓아들인 홍 의원과 달리 어머니다운 인자함을 보이고 있죠. X파일 문제에서도 윤 전 총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28일) : 저는 뭐 그 내용에 대해서는 관심 없습니다. 그것이 뭐든 아마 작성한 사람이 나쁜 의도로 만든 거 아닐까, 이런 생각합니다. 이런 행태는 반드시 척결해야 될 그런 구태라고 생각합니다. 평가할 가치가 없는 내용입니다.]

윤 전 총장과 공통점 찾기에도 나섰지요.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장소로 택한 윤봉길 의사 기념관, 사실 3년 전 황 전 대표가 먼저 찜한 곳이었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2018년 9월 7일) : 지금 청년이 어렵다고 합니다. 청년들이 힘들어하고 또 해결책을 잘 찾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 있는 것을 보고, 제가 총리에서도 물러났기 때문에 그런 청년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좀 챙겨 봐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이 청년들과의 대화들을 청년들과 이야기한 것들을 자료화할 필요가 있겠다.]

당시 '황교안의 답:청년을 만나다'라는 수필집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열었었죠. 정치를 곧 시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자리였는데요. 정치에 공식 입문하기 전이었지만 황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지지도 1위를 기록하던 때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어제 윤 전 총장도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장소를 고른 거였고요.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28일) : 저도 그곳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지요. 그때 이제 저는 구국의 일념,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제 뜻을 그 장소에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장소였는데 아마 윤석열 총장도 제가 가졌던 것과 비슷한 그런 각오를 가지고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 황 전 대표와 함께 묶이는 게 그렇게 좋은 일인지는 의문입니다. 당장 여권에서는 '윤석열의 미래는 황교안'이라는 비아냥도 나왔는데요. 정권 심판만 외치다가 오히려 본인이 심판 당한 황 전 대표의 처지처럼 될 것이라고 비꼰 겁니다. 글쎄요. 윤 전 총장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군요.

자, 이제 마지막 세번째 인물입니다. '싸늘한 자'인데요. 이 분 역시 '벼르는 자'와는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하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입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음성대역) : 오늘 운동하러 갔다 오느라 윤 전 총장이 발표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어요. (기사는) 찾아보지도 않았어요. 내일 아침에나 보면 무슨 얘기 했는지 알겠죠.]

김 전 위원장, 어제 이준석 대표와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치켜세울 땐 언제고 정작 어느 샌가부터는 한기가 돌고 있죠. 어제도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을 하는 날이었지만 보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이준석 대표도 "윤석열 얘기에 대한 비중은 생각보다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나중에 보면 알겠지'라는 식으로 큰 관심이 없어 보이셨다"고 인상을 전했습니다. 흥미를 잃은 걸까요, 아님 겉으로만 차가운 척을 하는 걸까요. 속을 알기 어렵지만 '킹메이커'로서의 영향력은 여전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윤 전 검찰총장을 대하는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자세를 알아봤는데요. 시간이 흐르면 또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겠죠.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윤석열 바라보는 '자자자'…벼르는 자, 다정한 자, 싸늘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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