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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경로'대로 배달 가보니…"오래 걸리고, 위험도 더 커"

입력 2021-06-29 20:54 수정 2021-06-3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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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 AI가 주는 단순함, 대형 플랫폼사에서 본다면 너무나 간편하고 너무나 획기적이고… 그러나 저희는 사람이고 노동자이고 매일매일 두렵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앵커]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같은 배달 플랫폼에서는 인공지능이 기사들에게 어디로 배달갈지 정해주는 기능을 쓰라고 권합니다. 회사 측은 효율적이고 편리하다고 하지만, 기사들은 더 위험하게 다녀야 하고 돈도 더 적게 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어떤지 인공지능이 시키는대로 기사들이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4년 차 배달 기사 김태현 씨는 마포구와 은평구, 종로구까지 바쁘게 오갑니다.

[김태현/배달기사 : 지금 또 종로로 나가는 걸 주네요. 종로는 안 다녀봤는데 좀 걱정이 됩니다, 지금.]

오토바이가 들어갈 수 없어 5분 가량 걸어야 하는 아파트를 배정받을 때도 있습니다.

효율적라고 들여온 인공지능은 '노 라이더 존'도, 고층 건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은 계산하지 못합니다.

시키는 대로 움직이다 낯선 곳에서 헤매고,

[저 서울대학교 왔거든요? 여기가 정말 건물이 많습니다. 지나가는 택배하시는 분들한테 물어물어 왔는데 서울대학교 내에서만 20분 넘게 소요한 것 같아요.]

음식을 가지러 갔다가, 취소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배달통에 꽉 차는 피자 크기예요. 이런 피자가 픽업이 될 땐 통에 넣지 못하는 사태가…]

거리 계산도 문젭니다.

3.6km 떨어진 곳에 18분 안에 가라는 배달을 받아보니 실제로 달린 거리는 6.3km, 24분이 걸렸습니다.

한 번 늦어지면 뒤의 주문들까지 줄줄이 밀립니다.

안전과 속도,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태현/배달기사 : 늦게 가면 일단 상점 사장님 표정이 많이 안 좋으시죠. (예전엔)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왔었어요. 1~2분 늦으면 '어디냐'… 급하다 보니까 운전을 좀 난폭하게 하는 경향도 있고.]

[A씨/배달기사 : 제가 움직이는 게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지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속도위반을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험해보니, 인공지능이 정해준 대로 움직일 때 더 많은 거리를 달리고, 더 적은 돈을 받았습니다.

신호까지 지키면서 달리면 하루 배달 건수는 평균 8개가 줄어듭니다.

플랫폼 업체들은 점차 문제점을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배달 기사들은 알고리즘 시스템 개선 뿐 아니라, 사고를 유발하는 '시간 내 배달' 정책을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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