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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나도 모르게 내 집이 경매에"…건설업자는 되레 으름장

입력 2021-06-27 18:26 수정 2021-06-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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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양받은 아파트가 집주인도 모르는 사이 경매에 넘겨지는 일이 인천에서 일어났습니다. 대출을 모두 끌어모은 신혼부부부터 평생 모은 전재산을 들인 노부부까지…40세대가 이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짓을 저지른 건설업자는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고소해서 내가 구속되면 돈 못 돌려 받는다"는 겁니다.

조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모 씨 : 등기를 내줘야 하는데 이 내용을 속이고 자기 앞으로 등기를 한 다음에 바로 신탁회사에 넘겨버린 거죠.]

서른살 박모씨는 인천 석남동의 한 아파트를 계약했습니다.

등기이전이 안 돼 알아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 집이 경매에 넘겨져 있었습니다.

다른 피해자도 있습니다.

결혼을 앞둔 이모씨는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 대표 김모씨와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등기부등본상에 대출이 있어 문의했더니 보증금만 내면 되면 금방 갚을 수 있다며 보증금 천만원을 깎아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모 씨/전세 피해자 : 문제 없는 거니까 걱정할 거 없다고… 제가 대출받은 금액은 2억1600만원 대출받았어요.]

하지만 결국 집은 올 2월 경매에 넘겨졌고 이 씨는 결혼까지 미뤄야 했습니다.

인천에서 이런 식으로 40세대 넘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피해액이 1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새늘종합건설은 인천 역세권 곳곳에 한동 짜리 아파트를 여러개 지었습니다.

아파트를 지을 때 보통 건설사는 신탁회사에서 돈을 끌어다 씁니다.

이후 분양과 임대를 통해 빚을 갚습니다.

그런데 이 건설사 김 대표는 신탁회사에 빚을 갚는 대신 그 돈으로 또 다른 아파트를 계속 지었습니다.

돌려막기처럼 지어진 아파트는 결국 탈이 났고 이미 분양된 아파트들이 경매에 넘겨지기 시작한 겁니다.

전재산을 잃었다는 피해자들은 아파트 공사장에서 교대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건설사 대표를 만나 집을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장문길 씨 : 70대 이상이 한 20여 명 될 거예요. 대부분 다 60~70세 넘습니다. 고령자가 많아요.]

[곽희경 씨 : 건설사에 돈을 빌려준 OOO 신탁이 김OO 대표가 돈을 안 집어넣고 하다 보니까 압류를 걸어버렸죠.]

취재 과정에서 새늘종합건설 김모 대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소를 하면 빚을 못 갚는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김모 씨/새늘종합건설 대표 : 어차피 구속될 것도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아직 젊으니까 어떻게든 돈을 벌면 갚겠지 구속이 되면 7~10년이에요. 금액이 100억이 넘어가니까 다 끝나는 (거예요.)]

집을 날린 이들과 전세금을 떼인 세입자들은 횡령과 사기 혐의로 김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 인천 지검에 송치된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공영수 / 영상디자인 :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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