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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엔 언론의 자유 없다" 빈과일보 26년 만에 폐간

입력 2021-06-24 20:54 수정 2021-06-2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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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과 하면 보통 과일을 떠올리고 또, 스티브잡스의 애플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홍콩에선 빈과일보를 먼저 떠올린다고 합니다. 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지미라이가 1995년에 창간했습니다. 2014년 우산혁명,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때 경찰들의 무자비한 진압과 중국 정부의 개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홍콩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보안법의 벽에 막혀서 결국 오늘(24일) 자를 끝으로 26년 만에 폐간 됐습니다.

박성훈 특파원입니다.

[기자]

빈과일보가 마지막 신문을 발행했습니다.

1면의 제목은 '고통스러운 작별'.

[딕슨 엔지/빈과일보 편집디자이너 : 이제 홍콩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습니다. 홍콩에서 더 이상 미래를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인쇄가 시작됩니다.

부편집장은 만감이 교차한 듯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찬푸이만/빈과일보 부편집장 : 동료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눈시울이…) 지금 이 순간 감정을 조절할 수가 없네요.]

밖에는 빈과일보를 응원하는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기자들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메이/빈과일보 기자 : 동료들을 떠나고 싶지 않고 정말 독자들에게 작별인사도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저희들은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미 자정이 지난 시각, 홍콩 시내 가판대에는 신문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평소의 10배가 넘는 100만 부를 찍었지만 금세 팔려나갑니다.

[산탕/홍콩 시민 : 한 시대의 종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 신문을 꼭 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홍콩이) 신문조차 감당할 수 없는지 되묻고 싶어요.]

[론슨 찬/홍콩기자협회장 : 이제 기자들이 제재, 독립 등 보안법과 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것을 꺼리게 될 것입니다. 보도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할 수도 있지요.]

반면 중국 외교부는 "언론의 자유는 면죄부가 아니고 법 위반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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