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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새 단장한 물왕저수지…악취에 죽은 물고기 둥둥

입력 2021-06-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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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1일) 밀착카메라는 3년 전에 저희가 취재했던 현장을 다시 가봤습니다. 경기 시흥의 '물왕저수지'입니다. 죽은 물고기들이 떠다니고 생활 하수가 흘러들어 방치돼 있었지요. 최근에는 수변공원으로 꽃길까지 가꿔놓았다고 하는데요.

정말 달라졌을지 이상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기 시흥시가 집앞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며 수십억 원을 들여 만든 물왕저수지 둘레길입니다.

그런데 주민 반응은 전혀 다른데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돌아보겠습니다.

가까이 가니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곳곳에 죽은 물고기가 떠다닙니다.

한때 낚시터로 사용했던 흔적만 흉물스럽게 남았습니다.

저수지 가장자리에 있는 낚시터에 더 가까이 들어와 봤습니다.

지금은 쓰이지 않고 방치된 상태인데, 이쪽에 보시면 낚시할 때 쓴 시설물이 버려져 있습니다.

한두 개가 아닙니다.

또 이쪽엔 낚시꾼 발판으로 쓰인 좌대가 저수지를 둘러싸고 길게 설치돼 있습니다.

한켠엔 이렇게 떡밥과 캔커피 등 쓰레기가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낚시터 계약이 끝난 뒤, 어업계와 농어촌공사가 행정소송에 들어가며 벌어진 일입니다.

어업계는 수변공원으로 바뀌면서 운영을 못하게 됐으니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공사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어업계 관계자 : 보상을 받아야 치워주든지 하지. 이승만 대통령이 여기서 낚시하던 자리거든요. 유명한 곳이에요. 낚시할 곳이 마땅치 않아.]

시흥시는 사유재산이라 방치된 시설을 어찌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저수지 상류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거품을 머금은 물이 흐릅니다.

저수지 물은 일대 논에 농업용수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경기보건환경연구원이 매달 측정하고 있는 수질모니터링 결과입니다.

지난달 검사에서 물왕저수지는 5급이 나왔습니다.

농업용수로 쓸 수 없는 수준입니다.

[김원경/주민 : 여기에서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물이 있는데, 그 물로 시흥시 학교에서 아이들이 먹는다고 하니까 불편한 것 같아요.]

농어촌공사는 측정 방법이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 저수지를 가보시면, 바람이나 물의 흐름에 의해서 가장자리에서 (물을) 뜨게 되면 성적이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또, '저수지 가운데' 수질을 측정했더니 3급으로 양호했다고 했습니다.

깨끗한 저수지를 기대하고 이곳을 찾은 시민들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김연화/주민 : 물 자체도 이런 식으로 탁하지는 않았었거든요. 물고기들이 많이 죽고, 썩은 냄새가 엄청나고…]

아무도 책임질 수 없다고 하는 사이, 정작 도심 공원을 품은 호수는 썩고 있습니다.

큰돈을 들여 둘레길을 만드는 일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는 게 아닐까요.

(VJ : 서진형 / 인턴기자 : 조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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