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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경제] 손님-식당 '니즈'가 만나…'스마트 줄서기' 경제학

입력 2021-06-20 18:46 수정 2021-06-2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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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조심스럽지만 맛집에는 여전히 손님이 몰리죠. 손님 1000명이 줄을 서는 커피 전문점도 있다는데, 이상하게도 가게 앞은 붐비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구희령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마포의 한 냉면집 앞입니다.

선풍기를 들고, 부채질을 하고… 번호표를 받고도 자리를 지킵니다.

[이호경/서울 수색동 : 번호를 받았어도 현장에 없으면…또 어디 멀리 가 있기가 좀]

[김용구/서울 인헌동 : 한 시간 정도까지는 일단 기다릴 수 있고요. 정말 맛있고 정말 먹고 싶기 때문에 줄을 서는 겁니다.]

서울 여의도의 한 백화점입니다.

한 시간씩 줄을 서야 한다는 맛집인데요.

웬일인지 손님은 한 명도 볼 수 없습니다.

알고 보니 모두 이 속에 있었습니다.

매장 앞 기계를 이용해 대기자 명단에 등록한 겁니다.

[번호 입력해주시고 정보제공 동의 눌러주시면 되고요. 230팀 정도 기다리고 있어서 (깜짝) 3시간 정도 걸리실 것 같아요.]

그런데 제주도에서 온 이 손님은 바로 들어간답니다.

[임영롱/제주시 노형동 : 지금 줄에서 기다린지는 한 2, 3분 밖에 안됐어요.]

전용 앱으로 미리 '원격 줄서기'를 한 겁니다.

[임영롱/제주시 노형동 : 김포공항에서 대기자 명단 걸고 이동했어요.]

이렇게 '보이지 않는 손님'까지 몰리다보니 커피 한 잔 마시려고 기다리는 사람, 700명, 800명… 어느새 1천명을 훌쩍 넘습니다.

[김해인/현대식품관 앱 관리 담당 : 한 곳에 고객들이 너무 많이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코로나 상황도 있기 때문에 개발했습니다.]

[임은진/경기 의왕시 내손동 : 대기자가 500명이 넘어서 놀랬거든요. 근데 이렇게 하면 매장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연락오면 바로 올 수 있으니까 되게 편리한 것 같아요.]

그러나 줄서는 부담이 빠진 자리엔 '거품 손님'이 끼었습니다.

일단 대기자 등록부터 해두고 안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대용/커피 전문점 직원 : 900팀이면 400~450팀 정도가 실제로 오십니다.]

이렇다보니 이 부부는 혹시 자기 차례가 지나갈까봐 가게 앞에서 20분을 기다렸습니다.

[육근웅·김진실/서울 공릉동 : 저희 앞에 30팀이 있었고 (취소하고)가신 분이 있을까 해서…]

저도 이렇게 앱으로 줄을 서봤는데요, 제 차례까지 3시간반 가까이 걸렸습니다.

대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어림할 순 없을까요.

[박근태/식당 매니저 : (대기)40팀에 1시간 정도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강대용/커피전문점 직원 : 한 팀에 1분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고…최대한 빨리 등록하시는 게 요령인 것 같습니다.]

'스마트 줄서기', 식당은 관리 부담 없어 좋고 손님은 힘들게 줄 안서서 좋은데, 이용료는 따로 안받습니다.

왜 그럴까요.

코로나19 안전 거리도 지키고 기다리는 동안 손님들이 쇼핑도 하니 백화점에도 이득이 되겠죠.

대기 시스템에 등록하면 앞으로 단골 고객이 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결국 소비자로서의 내 가치를 대가로 편리한 서비스를 받는 셈인데요, 시장에선 공짜란 없는 법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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