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주 건물 붕괴사고 소식입니다. 사고가 난 건물의 측량자 이름이 홍길동이라고 합니다. 해체계획서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계획서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구멍 숭숭 뚫린 '철거 관리·감독' 오늘(18일) 국회에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최수연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에는 노형욱 국토부 장관과 광주 붕괴건물 사고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이들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엉터리 해체계획서가 공개됐습니다.
측량자 이름부터 날씨까지 세부사항이 모두 가짜로 적혀 있는 해체계획서를 냈던 겁니다.
이런 계획서를 받고도 철거를 허가한 구청장은 뒤늦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 해체계획서에 측량자 이름이 나왔는데 홍길동입니다. (측량 당시) 기온이 겨울에 25도라고 해서요. 설마 하고 (확인해) 봤더니 영하를 오르내리던 날씨였거든요.]
[임택/광주광역시 동구청장 : 담당 직원이 검토하도록 돼 있습니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 이게 영혼 없이 써내려간 해체계획서를 그냥 무사 통과시키고…]
국토부는 이 계획서를 누가 작성한 건지 아직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불법 재하도급 과정에서 누군가가 쓴 걸로 보이는데, 이 재하도급에 따른 부실공사가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원청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재하도급이 이뤄졌는지는 몰랐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 불법 하도급을 모르셨다고요?]
[권순호/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 몰랐던 게 맞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 무슨 얘기야 지금. 똑같은데. 원청으로서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심상정/정의당 의원 : 다단계 하도급이 적폐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인데 그걸 몰랐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 아니에요?]
[권순호/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그 부분에 따라서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답변에서 불법 재하도급을 단속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 운영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