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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그라운드…에릭센 쾌유 기원 '특별한 1분'

입력 2021-06-18 21:02 수정 2021-06-1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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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도중에 갑자기 공을 멈춰 세웁니다. 팬들과 선수, 그리고 심판까지 1분 동안 모두가 박수를 보냈습니다. 심장마비로 쓰러진 축구선수를 향한 응원이었는데요.

그라운드에 이어지고 있는 뭉클한 이야기들을 오광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 덴마크:벨기에|유로 2020 B조 2차전 (코펜하겐) >

루카쿠가 어렵게 공을 지켜낸 뒤 옆으로 연결한 공이 결국 더 브라위너에게 갔습니다.

달려오면서 박자를 맞추듯, 왼발로 때린 공은 깨끗하게 골문을 열었습니다.

패스가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아름다운 장면, 애타게 기다렸던 벨기에의 역전골이었습니다.

그러나 맘껏 기뻐해야 할 순간, 더 브라위너는 갑자기 그 환호를 멈춰달라며 손짓을 보냅니다.

닷새 전 이 경기장에서 쓰러졌던 덴마크의 에릭센, 그리고 덴마크 홈팬들을 위한 존중이 담겨 있었습니다.

누가 가장 축구를 잘하느냐를 겨루는 유럽축구선수권은 이젠 에릭센을 향한 응원의 무대가 됐습니다.

덴마크의 두 번째 경기에선 에릭센의 대형 유니폼이 그라운드에 등장했고, 팬들은 "모두가 에릭센과 함께한다"는 걸개를 들어올렸습니다.

10번을 달고 뛰는 에릭센을 위해 전반 10분엔 아예 공을 멈춰세우고 1분간 모두가 박수를 치는 세리머니도 준비했습니다.

덴마크는 먼저 골을 넣고도 잇달아 두 골을 내주고 패했지만 뜨거운 포옹으로 벨기에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냈습니다.

쓰러지자마자 응급처치를 받던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동그랗게 에워쌌던 덴마크 선수들의 배려, 그 과정에서 기적처럼 살아난 에릭센은 다시 심장박동에 이상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자동심장충격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제 일어설지, 축구 선수로 복귀할 수 있는지는 아직 장담하기 이르지만 에릭센의 빈 자리는 우리 삶 속에서 축구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듯, 뭉클한 장면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이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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