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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몰아내려 탄생한 '무지개 연정', 사흘만에 집안싸움

입력 2021-06-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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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새 연립정부가 출범 사흘 만에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연정에 함께 하는 아랍계 정당 '라암'과의 의견 충돌 때문입니다.

이번 연정은 전임 네타냐후 총리를 몰아내려고 성향이 극과 극인 정당들도 함께 했는데요. 극우 야미나, 중도 예시 아티드, 진보 메레츠, 아랍계 라암 등 8개 정당이 참여했습니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 '무지개 연정'으로 불리는데요. 출범 전부터 '네타냐후 반대' 외엔 공통점이 없어서 정국 운영이 힘들 거란 우려도 나왔습니다.

현지시각 2일, 나프탈리 베네트 '야미나' 대표,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대표, 만수르 아바스 '라암' 대표가 새 연정 구성에 합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현지시각 2일, 나프탈리 베네트 '야미나' 대표,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대표, 만수르 아바스 '라암' 대표가 새 연정 구성에 합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현지시각 16일 이스라엘 의회에서 '팔레스타인 가족재결합 금지 법안' 연장 표결이 진행됐습니다. 베네트 총리가 이끄는 야미나는 법안을 연장하려 했지만, 라암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정족수를 못 채워 법안 연장엔 실패했습니다. 결국 표결은 다음 주에 다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법은 서안지구나 가자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인과 결혼하더라도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지 못하게 막는 법입니다. 우파들은 테러리스트들이 가짜 결혼을 해서 이스라엘로 들어온다며 이 법에 찬성해 왔습니다. 상설법이 아니라서 매년 의회에서 연장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우파 정당 주도로 지난 2003년 이후 계속 연장됐습니다.

반대 진영에선 이 법이 인종차별적이고 이스라엘 내 아랍인을 줄이려는 조치라며 비판합니다. 이스라엘 채널12 뉴스에 따르면, 라암에선 법안의 과도한 제한 조치를 수정해 달라며 의회 국방·외교위원회에서 마라톤협상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보 성향의 또 다른 정당 메레츠 의원들은 차별적인 법안에 반대해야 할지, 연정 유지를 위해 찬성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연정 내 우파 정당들은 라암을 설득하는 한편, 급한 대로 지원군을 찾으러 나섰습니다. '반네타냐후' 연정인데 결국 우파인 네타냐후 전 총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밀려난 네타냐후 전 총리는 새 연정에 협조할 생각이 없습니다. 우파 성향을 고려한다면, 법안 연장에 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전 총리는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는데요, 새 연정을 곤란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사상 처음으로 아랍계 정당이 참여한 이번 연정.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극우 총리의 독단적인 정책에 제동을 걸지, 오히려 정국 운영에 혼란만 초래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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