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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표심을 잡아라'…여권 주자들 'SNS 대전'

입력 2021-06-1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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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년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한 여권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3위 다툼 중인 두 사람이죠. 정세균 전 총리과 박용진 의원은 M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 정 전 총리는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는데, 관련 소식을 '줌 인'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빅3'라고 하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저는 놀이공원이 생각나는데요. 어렸을 적 놀이공원에 가면 자유이용권 뿐만 아니라 '빅3', '빅5'란 티켓도 있었습니다.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횟수를 정해놓은 티켓이었는데요. 빅3면 3번 탈 수 있는 거죠. 꼬마이다 보니 나이랑 키 제한에 걸려서 롤러코스터는 못 탔고요. 회전목마, 바이킹, 범퍼카 정도만 타고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사설이 길었는데요. 여권 대선 레이스에서는 지금 이 '빅3' 자리를 두고 흡사 범퍼카마냥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3위 자리를 둘러싼 각축전이 한창인데요. 오늘(17일)은 '줌 인' 최초로 여권 대선 주자들을 오늘의 인물로 꼽아보려고 합니다. 지금 화면에 3개의 틱톡 동영상 클립이 떠 있는데요. 맨 왼쪽부터 열어볼까요. 정세균 전 국무총리입니다. 오늘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장면이고요. 가운데는 물음표로 남겨두고요. 맨 오른쪽은 박용진 의원입니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죠. 훌라후프춤 같기도 하고요. 정 전 총리와 박 의원, 3위 자리를 두고 맞붙었는데요. 두 사람에게 '줌 인'해보겠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 14일/'국회상황실' 발제) : 여권 대선 주자들은 이준석 대표의 당선에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렇게요.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반긴 사람은 이 사람이었습니다. 70년대 생 박용진 의원인데요. 빅3 구도는 출렁이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 세대교체는 올해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렇습니다. 류 실장 말대로 빅3 구도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원래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이 세 사람을 여권 빅3라고 불렀는데요. 오늘 발표된 범 진보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빅3 구도가 깨졌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1.6%로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고요. 2위는 15%의 지지율을 나타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입니다. 1·2위는 여전히 변동이 없죠. 관전 포인트는 3위부터입니다. 박용진 의원이 6%를 넘어서며 3위에 올라선 건데요. 반면, 정세균 전 총리는 4.2%로 6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게도 밀리는 결과입니다. 빅3가 이제는 '1강 1중 다약' 구도로 바뀌었다고 해야 할까요.

정 전 총리, 당내에서는 이 지사나 이 전 대표에 밀리지 않는 지지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어쩌다 코너에 몰리게 된 걸까요? 산업부 장관과 국회의장, 국무총리까지 역임했죠. 풍부한 경험과 연륜이 강점으로 꼽혔지만요. '이준석 돌풍'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입니다. '이준석발' 정치권 세대 교체 여론이 커지면서 정 전 총리는 역풍을 맞았는데요. 거기다 '장유유서' 발언은 역풍을 더 키우는 꼴이 됐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달 25일) :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고 그래서 저는 뭐 그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봅니다마는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민주당은 그보다 더 큰 변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물론 발언의 전체 맥락을 보면 나이가 어린 사람은 당 대표가 돼선 안 된다는 취지는 아니었지만요. 한 마디의 어휘 선택이 부른 후과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정 전 총리로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상황인데요. 정 전 총리가 택한 돌파구는 뭐였을까요?

정 전 총리가 어제 '틱톡'이란 소셜미디어에 올린 20초 이내의 짧은 동영상인데요. 마술사부터 해리포터, 가죽재킷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래퍼, 거기에 카우보이까지. 정 전 총리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장면이 담겨 있죠. 변장하느라 꽤나 공을 들였을 거 같은데요. 정 전 총리가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영상은 끝납니다. '#독도는우리땅'이라는 해시태그도 눈에 띄는군요. '틱톡'은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인데요. MZ세대가 즐겨 쓰는 SNS입니다. 짧은 시간 내에 노래와 춤, 상황극 등으로 눈길을 끄는 게 핵심입니다. 정 전 총리가 '틱톡'을 시작한 건 결국 2030 세대와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힙니다. 세대 교체 바람에 맞춰 젊은 감각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고요.

사실 틱톡에서 만큼은 정 전 총리보다 박용진 의원이 선배입니다. 여의도에선 비교적 '얼리어답터'라고 해야 할까요. 여권 주자 중 유일한 97세대죠. 올해 만 50세인데요. 정 전 총리가 '이준석 돌풍'의 피해자라면 반대로 박 의원은 수혜자 느낌입니다. 이준석 돌풍이 몰아치기도 전인 지난 4월부터 이미 틱톡을 사용 중이었는데요. 첫번째 업로드 영상에서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춤을 선보인 게 화제가 됐죠. 정작 아들에게는 핀잔을 들었다고 하는데요.

[둘째 아들이 있어요. 유명한 놈(?)인데 그놈이. 내가 집에 가서 야 아빠 틱톡 가입했고 이거 한 번 볼래? 했더니 아빠 이러지마, 이러더라고. 열기도 전에 아냐 이거 재밌어 아빠가 롤린 춤췄어 그랬더니 아빠 그러지 말라고!]

박 의원이 최근까지 업로드한 동영상은 모두 10개입니다. 팔로워도 만 명을 넘어섰죠. 정 전 총리와 달리 정치 메시지와 관련 없는 흥미 위주의 동영상을 올리고 있는데요. 틱톡 젤리 챌린지나 휴지 게임같은 영상이 그렇습니다.

다른 여권 주자들도 최근 청년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건 마찬가지인데요.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일명 부캐인 '최메기'를 선보이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요. 이낙연 전 대표도 청년들이 즐겨하는 온라인게임 '롤'을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여권 주자들의 이런 노력이 재밌다는 반응도 많지만요. 그저 언론 플레이라는 비판 어린 시선도 있습니다. 청년을 따라한다고 해서 그게 제대로 된 소통은 아니라는 건데요. 일부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청년들이 잘못했습니다. 제발 멈춰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죠.

이제 아까 안 열어봤던 마지막 동영상을 한 번 봐야겠죠. Mark Park이란 아이디를 가진 유저군요. 플레이 버튼을 한 번 눌러보겠습니다.

우리 복 국장을 피해서 몰래 바깥바람 좀 쐬다 왔는데요. 정세균 전 총리의 출마 선언 현장이었죠. 정 전 총리는 바쁜 관계로 아쉽게도 인터뷰는 성공하지 못했지만요. 반가운 얼굴이죠. 황예린 반장도 잠시 마주쳤습니다. 이 얘기는 들어가서 좀 더 나눠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하겠습니다. < 'MZ세대를 잡아라'…3위 자리 놓고 SNS 대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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