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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 붕괴' 숨진 예비신부 아버지 "광주에 내가 죄송"

입력 2021-06-12 18:36 수정 202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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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고 계신 영상, 이번 광주 사고 모습이 아닙니다. 2년 전, 서울 잠원동에서 있었던 붕괴 사고입니다. 당시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가 희생돼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그 아버지를 뉴스룸이 만나봤습니다. 아버지는 "문제점을 더 바꾸지 못해, 광주 피해자분들 또 유족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계속해서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결혼을 앞둔 애인과 예물반지를 찾으러 가던 중이었습니다.

스물아홉 살 여름, 예비신부 이모 씨는 무너진 건물에 깔려 차 안에서 숨졌습니다.

2년이 흘렀습니다.

[이원민/사고 피해자(예비신부) 아버지 : 바로 조금만 있으면 새 인생을 시작하고 살 텐데.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고 이게. 저 반지 찾으러 가다 그랬는데.]

광주 사고로 악몽은 다시 생생해졌습니다.

[이원민/사고 피해자(예비신부) 아버지 : 오늘 아침에 알았어요 집사람은. 그 즉시 쓰러지더라고요. 왜 똑같은 일이 또 발생이 되지 이게? 그렇게 재발 방지한다며.]

[황기연/사고 피해자(예비신랑) 아버지 : 애(아들)가 안 봤으면 했는데 헤드라인 뜨고 하니까 보는 순간 얼굴이 사색이 돼가지고 트라우마 공황이 와서…]

당시 사고엔 큰 관심이 모였습니다.

특히 붕괴 징조가 있었단 게 드러나며 '예견된 인재'라고 했습니다.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조사가 뒤따랐지만 아직도 수사가 안 끝났습니다.

경찰은 현장소장 등 현장 관계자들과 건축주도 관리 책임이 있다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현장 관계자들은 재판으로 형이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건축주와 관할 구청 공무원에 대한 건 여전히 검찰에 있습니다.

민사소송은 제대로 시작도 못 했습니다.

[황기연/사고 피해자(예비신랑) 아버지 : 국민 신문고에다도 올렸었고, 탄원도 해 봤고. 담당 검사한테 얘기하면 '수사 중입니다'…]

검찰에 왜 사건을 계속 갖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이런 사고에 건축주와 지자체까지 형사책임이 있는지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외국 사례도 보고 외부 전문가 자문도 구하느라 시간이 걸린다고도 했습니다.

당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서초구청 관계자 : 저희는 수사가 끝나야지 뭘 얘기를 하죠. 직원들도 빨리 털어버렸으면 좋을 거 같아요 아마.]

건축주의 변호사 측은 "상식적으로 건축주는 현장을 모른다"며 책임을 묻는 건 "감정적인 접근"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실질적 권한이 있는 사람까지 책임을 물어야 재발을 막는다고 말합니다.

[양진석/피해자 측 변호사 : 실적이 없는 철거업체를 선정했고 아무런 현장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주의를 당연히 기울여야 되는 것이고 그걸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났을 경우에만 면책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당시 현장엔 이제 새 건물이 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제자리입니다.

[이원민/사고 피해자(예비신부) 아버지 : 7월 4일이면 2년이에요 애 죽은 지. 나도 1인시위 할 수 있어요. 돌아가신 분들한테 진짜진짜 죄송하고 유가족들한테 진짜 죄송하다. 내가 좀 더 관청에 좀 더 강하게 어필을 했으면 이런 일은 안 일어났을 텐데…]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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