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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총격에 팔절단·실명위기…"퇴원하자마자 감옥 끌려가"

입력 2021-06-09 14:38 수정 2021-06-0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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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군부 총격으로 팔 절단 수술을 한 미얀마 청년 흘랸 표 아웅(오른쪽). 다리엔 총자국도 선명하게 남았다.〈사진=본인제공〉지난 3월 군부 총격으로 팔 절단 수술을 한 미얀마 청년 흘랸 표 아웅(오른쪽). 다리엔 총자국도 선명하게 남았다.〈사진=본인제공〉


“지금은 군인들이 계속 절 지켜보고 있어서 화상인터뷰는 위험해요. 안전해지면 그 때 다시 연락드릴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난달 9일, JTBC가 미얀마 청년 흘랸 표 아웅(22)에게 화상 인터뷰를 요청하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미얀마 마궤지역에 위치한 마궤공과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흘랸 표 아웅. 그는 지난 3월 27일 친구들과 반 군부 시위에 나갔다 크게 다쳤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군인에게 구타를 당하고 총까지 맞아 오른쪽 팔을 절단하는 수술까지 한 겁니다. 당시 그가 보낸 사진을 보면 팔다리 곳곳에 남은 선명한 총자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퇴원하자마자 감옥으로 끌고가”


지난 3월 군부 총격으로 팔 절단 수술을 한 미얀마 청년 흘랸 표 아웅. 〈사진=본인제공〉지난 3월 군부 총격으로 팔 절단 수술을 한 미얀마 청년 흘랸 표 아웅. 〈사진=본인제공〉


흘랸 표 아웅과 연락을 주고받은 지 딱 한 달이 지났습니다. “걱정하지 말라”며 오히려 취재진을 안심시켰던 그의 근황을 미얀마 현지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었는데요. 군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끝낸 그가 감옥으로 끌려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부상을 당하기 전 반군부 시위에 참여한 흘랸 표 아웅.  〈사진=본인제공〉부상을 당하기 전 반군부 시위에 참여한 흘랸 표 아웅. 〈사진=본인제공〉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Myanmar Now)는 9일 “지난 7일 흘랸 표 아웅이 퇴원 확인서를 받자마자 군인 5명이 병실로 찾아왔고, 그를 마궤교도소로 끌고 갔다”고 보도했습니다. 반군부 시위를 이끌었다는 이유로 선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입니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장 징역 3년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실명 위기, 눈 수술 필요한 상황”

〈사진〉 실명위기로 눈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 〈사진=가족제공〉〈사진〉 실명위기로 눈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 〈사진=가족제공〉

다시 흘랸 표 아웅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 달 전 통화를 했던 그의 휴대전화는 꺼진 상태였습니다. 대신 그의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는데요. 가족은 "흘랸 표 아웅은 현재 건강이 굉장히 좋지 않고, 혼자 식사도 할 수 없고 화장실도 가기 어렵다”"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쪽 팔을 절단하고 다리를 다친 흘랸 표 아웅이 감옥에서 혼자 생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상을 당하기 전 반군부 시위에 참여한 흘랸 표 아웅.  〈사진=본인제공〉부상을 당하기 전 반군부 시위에 참여한 흘랸 표 아웅. 〈사진=본인제공〉

여전히 치료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흘랸 표 아웅의 가족은 “군부의 진압으로 오른쪽 눈도 크게 다쳐 양곤 병원으로 이동해 각막교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술이 당장 필요하다는 의사 진단서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수술을 받지 못할 경우 한쪽 눈의 시력을 평생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감옥으로 끌려간 그와 연락이 두절된 상황입니다. 감옥에서 흘랸 표 아웅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 수조차 없습니다.

■누적 구금자 5858명, 사망자 857명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후 벌써 4개월이 넘었습니다. 국내에선 미얀마에 대한 관심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에 끌려가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흘랸 표 아웅처럼 구금된 미얀마 시민은 8일 기준 5858명에 달합니다. 목숨을 잃은 시민도 점점 늘어나 누적 사망자는 857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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