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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화이자·큐어백과도 원액 생산 협상할 것"

입력 2021-06-07 16:20 수정 2021-06-07 16:58

모더나 "원액 한국 생산 가능" 언급…방식은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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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원액 한국 생산 가능" 언급…방식은 '미정'

지난 5월 말 한미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나라가 '백신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겁니다. 코로나19 백신의 직접 지원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백신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그래서 이번 회담에서 모더나 백신의 위탁 생산과 연구개발 협력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사진=연합뉴스〉지난달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백신을 위탁 생산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면서 한껏 높아졌던 기대감은 백신 원료 생산 없이 주사액을 충전하고 포장하는 '완제' 형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망감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백신의 완제 위탁생산 역시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모더나 "백신 원액 한국에서 생산 가능성"

이런 가운데 모더나사의 코린 르 고프 최고사업책임자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전된 가능성을 내놨습니다. 원액을 한국에서 생산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르 고프 CCO는 "한국에서 원액 생산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단순한 제조 협력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협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생산된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 유통할지 여부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라며 가능성이 높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원액 생산은 누가 하나

르 고프 CCO는 우리나라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했지, 누가 어떻게 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업 초기인 만큼 어떤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엔 없던 지사 '모더나 코리아'는 설립 절차를 밟아 올해 안에 법인 설립을 마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에 공장 등 시설 투자를 통해 스위스 론자 공장에 이은 또 다른 원액 생산 공장을 만들 수도 있고, 삼성바이오 등 국내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해 원료까지 위탁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mRNA 방식은 보관과 유통이 까다로워서 원액 생산부터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합니다.

〈사진=연합뉴스/AFP〉〈사진=연합뉴스/AFP〉
삼성바이오, '원액 생산 설비' 준비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시설 외에 mRNA 백신 원료 의약품을 만드는 생산 설비도 따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인천 송도에 새로 만들고 있는 4공장이 아닌 기존 공장에 추가 설비를 들일 계획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유는 '시간' 때문입니다. 4공장은 삼성바이오의 공장 중 가장 큰 규모로 짓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에나 시험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삼성바이오는 내년 상반기까지 mRNA 백신 원액을 내놓는 게 목표입니다. 그 전까지 미리 투자를 통해 기존 시설에 원액 생산 설비를 갖춰 놓겠다는 계산입니다.

"화이자·큐어백과도 생산 협상"

시설을 갖추고 어떤 백신의 원액을 생산하게 될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액을 받아 포장 완제 생산을 하는 모더나사와의 협력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취재결과 실제 사정은 달랐습니다. 삼성바이오 사정에 밝은 업계 핵심 관계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모더나 백신 DP(완제 공정)를 했다고 원액까지 만들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해석"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원액을 만드는 DS 공정과 DP를 서로 다른 회사의 백신으로 할 수도 있단 겁니다.

물론 백신도 한 회사 제품을 원료부터 포장까지 한 번에 생산하는 게 효율적인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그런데도 삼성바이오가 '굳이 모더나를 고집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정했다면 그만큼 안정적으로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는 협상을 다른 제약사와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미국 화이자나 독일 큐어백 등 제약사와 관련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메일: corona@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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