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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쇠파이프 휘두르고 '배신자 처단'…경기 신흥 조폭 44명 검거

입력 2021-06-03 14:50 수정 2021-06-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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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활동한 신흥 조직폭력배들이 서로 인사하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활동한 신흥 조직폭력배들이 서로 인사하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폭력조직을 구성해 활동한 신흥 조직폭력배 44명을 검거하고 이 중 8명을 구속했습니다.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제4조 단체 등의 구성·활동)' 위반 등 혐의입니다.

이 조폭 집단은 그동안 지역 내 경쟁 조직과의 세력 다툼을 위해 심야에 공원에 야구방망이·쇠파이프 등 흉기를 휴대해 집결하거나, 지역 내 영세업소의 업주 및 주민들을 상대로 협박과 폭력을 행사하다 경찰 수사망에 딱 걸린 겁니다.

■ 동네 조폭, 이러고 삽니다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낸 이들의 범죄행위는 그야말로 '조폭 영화'에나 나올법한 행동들이었습니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하고도 가혹한 폭력들이 이어졌습니다. 2015년 9월 중순 행동대원 B 씨는 아래 조직원들을 줄 세워놓고 야구방망이로 집단 폭행했습니다. 조직의 존속과 유지를 위함이 그 목적이었습니다. 2016년 8월 초순 행동대장 C 씨 주도로 여러 조직원이 이미 조직에서 나간 전 조직원을 찾아냈습니다. 이후 이 조직원을 차량에 감금하고 집단 폭행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 역시 '기강 확립'이었습니다.

2018년 12월 초순 늦은 밤, 동네 공원 주차장에 차량 여러 대가 집결합니다. 차량에선 조직원 십수 명이 우르르 내립니다. 이들은 차 트렁크를 열고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 등을 꺼내 듭니다. 지역 내 경쟁 조폭과 세력다툼을 준비했던 겁니다. 이 모습은 공원 주차장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지역 주민이나 영세 사업자들도 조폭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2018년 12월 중순 행동대원 D 씨는 지역 주민과 시비가 붙었습니다. D 씨는 차에서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를 꺼내 휘둘러 주민을 다치게 했습니다.

2014년 5월 중순 이 신흥 조폭의 간부급 조직원 A 씨는 지역 내 한 유흥업소 관계자가 자기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하부 조직원들을 '콜'했습니다. 이들은 흉기를 휴대해 유흥업소에 집결했고 단체위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업소 영업을 방해했습니다. 2019년 6월 말엔 지역 내 다방이나 노래연습장 등 영세업소를 통합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업소를 찾아가 문신을 보여주며 업주들을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1년 8개월 기다려 일망타진

경찰이 이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건 2019년 10월이었습니다. 지역 토착 폭력배들이 새롭게 조직을 결정하고 지역 장악을 위해 불법적 조직 활동을 한다는 정보가 들어온 겁니다.
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활동한 신흥 조직폭력배들이 서로 인사하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활동한 신흥 조직폭력배들이 서로 인사하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경찰은 수사에 착수하면서부터 조직폭력 범죄 수사 분야 전문수사관을 투입했고, 이후 책임수사관 등 전문수사팀을 구성했습니다. 피해자 등 관련자를 조사하고 증거를 확보해 이들의 실체를 확인하고 나서 수사가 본격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1년 8개월간 잠복 수사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했고, 지난 4월 강력범죄수사대 형사 50명을 투입해 1차로 혐의가 중한 수괴·부두목·행동대장 등 12명을 동시에 검거했습니다. 그중 8명은 곧장 구속했습니다. 지난달엔 2차로 말단 조직원까지 전부 검거했습니다. 검거된 조직원은 모두 44명입니다.

이 조폭, 잡고 보니 아주 엄격한 규율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조직원들은 '①선배들 말에 절대복종한다 ②조직을 배신해서는 안 된다 ③타 조직과 전쟁 시 신속히 연장을 챙겨서 집결하고 절대 지면 안 된다'라는 등 무시무시한 행동강령에 의해 움직여왔음이 밝혀졌습니다.

우리 동네 조폭, 두려워 말고 신고하세요

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활동한 신흥 조직폭력배들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활동한 신흥 조직폭력배들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은 국민 생활에 불안을 야기하고 생계를 침해하는 생활 주변 폭력 행위 단속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조직폭력배에 대해서는 조직 자금원이 되는 사행산업·성매매 등 각종 이권 개입행위 근절에 주력해 씨를 말린다는 방침입니다. 범죄자금 역시 기소 전 몰수보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수할 예정입니다.

조직폭력배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신고나 진술이 절실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피해자가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한다는 게 문젭니다. 경찰은 범죄피해 신고자의 신분을 철저히 보장하며, 신변 보호 활동도 병행하기 때문에 겁먹을 필요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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