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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 "멀쩡한 보수 1세대"…정체성으로 본 이준석, 장점과 한계

입력 2021-06-02 17:48 수정 2021-06-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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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보수 현상”

베스트셀러 '88만원 세대' 저자이자 진보 경제학자인 우석훈 성결대 교수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는 이런 표현이 등장합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를 두고 “멀쩡한 보수 1세대 등장”이라고 했습니다. “무능해 보이는 586세대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멀쩡한 보수 현상이 이준석 돌풍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면서입니다.

우 교수가 설명한 '멀쩡한 보수'란 이렇습니다.

“예전에 한국의 보수는 '반북 보수'와 '경제 보수', 이 두 가지였는데 이것과도 다른 '멀쩡한 보수'가 등장한 것.”


“외국의 보수와 좀 다른 것은 젠더에 대한 역사적 시각의 결여, 이준석의 특징이기도 하고, 이 시대의 특징이기도.”


“MB는 창피하지만 '일은 잘하잖아', 이런 수식어가 필요했다. 박근혜에게 찍는 게 얼핏 손이 안 가지만, '선거의 여왕'이래잖아, 요렇게 수식했다. 둘 다 물건은 하자 있지만, 대안은 없어, 요런 시대였다.”

그러면서 “그 인간의 매력 때문에 표를 주어도 창피하지 않은 보수, 한국에서는 어쩌면 처음이지 않나 싶다”고 했습니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정체성, 새로운 가능성과 한계?


'멀쩡한 보수'라는 표현에는 보수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이 반영돼있습니다. 진보 진영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겠지만, 보수 정치인 입장에선 '열심히' 정치 활동을 수년, 수십 년간 했는데 억울할 수도 있는 표현.

'멀쩡한' 이란 표현은 '새롭다'는 표현과 겹쳐집니다. 집권세력으로 권력을 휘두르고, 탄핵 사태까지 맞아 야당으로 전락한 보수 정당에선 오랜만에 개인기로 승부하는 젊은 정치인의 등장은 분명 새롭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의 정체성을 뜯어보면 "새롭다"와 "올드하다(오래됐다)"는 이미지가 같이 있습니다.

젊지만 정치 경험은 풍부합니다. 서울 노원병에서만 세 번 낙마, 어려운 지역구에 끝까지 버티는 고집. 방송 활동을 하면서는 '전략가'의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보수정당에서는 독보적인 자원인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당대회는 당 대표를 뽑는 선거.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이준석 현상'의 장점과 한계를 꼽아보면 이렇습니다.

①MZ세대(1980~2000년대)=이준석 후보는 1985년생. 서울과학고와 하버드대 졸업. 교육 봉사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활동으로 주목을 받아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 익숙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선거운동을 합니다. 특정 지역이나 계파를 내세우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일'을 거리끼지 않고 합니다.

한계: 국민의당과의 합당과 정계 개편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치르기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당내에선 가장 많이 나오는 우려입니다. “이준석 후보가 이대남(20대 남성)의 분노를, 젠더 갈등을 일으켜서 유명해지고 더 인지도가 높아졌다(나경원)”는 공격은, 과연 MZ세대를 대표할 수 있냐는 반론과 맥을 같이 합니다.

②유승민계=이 후보는 “유승민계는 상상 속 거대 조직일 뿐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친이 유승민 전 의원과 친분이 있고, 유 전 의원의 사무실도 이용했기 때문에 가까운 사이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이 과거 계파의 수장들처럼 공천권을 갖고 있거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지는 않습니다. 계파 자체로서의 성격은 과거보다 엷은 편.

한계: “유승민과 가까워 대선의 공정한 관리가 안 된다“, "계파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 다른 후보들의 공격 포인트.

③박근혜 키즈=2011년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발탁, 청년 비상대책위원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박근혜 키즈'라는 꼬리표는 이때 생겼습니다. 부모가 대구 출신입니다. 계파, 지역에 개의치 않지만, 태생적으론 영남권 당원이 가장 많은 국민의힘에서 정서적으로 가까운 출신 성분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한계: "컴퓨터와 씨름하던 나를 사람들과 씨름하는 곳으로 끌어내 준 그분에게 항상 감사하다"며 최근 박 전 대통령에 감사 인사를 남겼습니다. 토론회에선 당 대표가 되면 "이·박 전 대통령 사면 건의할 것인가"에 'X', "탄핵 사태에 대국민 사과할 것인가"에도 'X'. 당원과 지지층, 어느 한쪽의 기대치에 무조건 호응하지는 않을 정체성은 당내 갈등 요소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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