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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재용 사면 건의에 "고충 이해…국민 공감 많아"

입력 2021-06-02 18:53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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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와의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를 받고 "고충을 이해한다, 공감하는 국민도 많다"고 밝혔습니다. '국민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첫 상견례를 갖고 검찰 인사를 비롯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신혜원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대한민국 '검찰호'가 새 선장을 맞이했습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죠. 본격적인 출항에 앞서, 첫 공식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참배했습니다. '나라 위해 헌신하신 애국충정을 받들어 국민 중심 검찰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각오를 밝혔습니다. 이어서 자매선이라고 할 수 있는 '법무호'의 선장 박범계 장관을 만났는데요. 사실 법무호는 김 총장이 1년 전까지 부선장으로 머물던 친정선이기도 합니다. 두 배가 함께 순항하려면, 항로 조율을 잘 해야겠죠.

[박범계/법무부 장관 : 전적으로 총장님한테 달려있지 뭐. 취임하셨으니까 인사 오시는 것이시니까… (검찰) 인사를 위한 의견 청취 자리든 말씀이 계시면 충분히 들어보고 신중하게 검토를 하겠습니다.]

두 선장은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만났습니다. 상견례다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촬영을 마치고, 곧장 비공개로 전환됐죠. 양측 참모진과 대변인도 모두 물리고, 30분 넘는 '독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김 총장은 아직 검찰호 선원들에게 '신뢰받는 리더십'을 구축하지 못했습니다. "정권 인사 관련 수사팀이 인사 불이익을 받고 있다", "박범계표 조직개편은 수사의 독립성을 손상시킬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선 지휘부에 해당하는 검찰 고위간부들은 줄사표를 쓰고 '배에서 내리겠다' 선언하기까지 했는데요.

[배성범/법무연수원장 (음성대역) : LH 사건 등 사회적 공분을 야기하는 부패, 대형 경제범죄에 대해 검찰 대응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 공정과 정의가 바로 서는 데 도움 되는지 의문이다. 총장이나 장관이 개별사건 수사 개시를 승인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에 의구심을 야기하고, 수사 자율성과 독립성을 심하게 손상할 수 있다.]

어제(1일) 사의를 표한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이 '검찰개혁'에 대해 남긴 쓴소리입니다. 배 원장은 지난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며 '조국 일가' 수사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지휘했었죠. 오인서 수원고검장도 사직 인사글을 통해 "일반화의 오류는 없는지, 처방에 교각살우하는 요소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오수/검찰총장 : (장관님이랑 어떤 얘기 나누셨나요?) 우선 취임 인사드렸고요. 검찰 구성원들이 걱정하는 소위 조직개편안에 대한 어제 우리 고검장님들, 검사님들로부터 이야기를 좀 들었습니다. (박 장관에게) 검찰 구성원들의 걱정을 몇 가지 말씀을 전해드렸고요. (어제 배성범 법무연수원장께서 이번 인사와 관련해서 특정 수사했던 검사들은 인사 불이익 줘서는 안 된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당연히 장관께서도 아실 거라고 생각하고요. 배성범 원장님 아주 훌륭한 분이시고, 좋은 말씀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두 선장은 빠르면 이번 주에 날 검찰 인사 논의를 위해 내일 오후 4시, 이번엔 고검청사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12석으로 늘어난 검사장급 자리에 청문회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 등 구체적인 안을 상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에서 이 분도 빼놓을 순 없죠. 음주 상태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입니다. 지난주 사의를 표했고,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경찰이 폭행을 당한 택시기사도 입건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폭행 피해자를 왜?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요. 경찰에 따르면 이 차관은 폭행 사건 이틀 뒤 해당 기사에게 연락해 합의를 시도했는데, 이때 1000만 원을 주며 블랙박스 영상을 지워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차관이 유력한 공수처장 후보자로 거론되던 시점입니다. 기사는 합의금을 받고 영상을 지웠고 이에 따라 이 차관은 '증거인멸 교사 혐의', 기사는 증거인멸 공범 혐의를 받게 된 겁니다.

[이용구/법무부 차관 (지난해 12월 3일) : 공정하고 투명하고 중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것은 적법절차와 법 원칙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법무부 차관이 돈을 주고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면, 해외 토픽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법무부 업무보고가 있던 날, 이 차관은 '고열'을 이유로 불참했었습니다. 야당은 '폭행사건 질문을 피하기 위한 꾀병'이라고 질타했고, 공방이 오가기도 했었죠.

[김도읍/국민의힘 의원 (2월 22일) : 이용구 법무차관께서 사실상 무단으로 출석을 하지 않은 겁니다. 장관께서는 그날 이용구 차관이 병가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확인을 해 보니까 연가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용구/법무부 차관 (2월 22일) : 당시 아침 상황에서 설사를 동반한 고열이 있었고, 방역수칙상 국회를 올 수가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불출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청와대로 가 봅니다. 오늘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 주인공은 바로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그리고 삼성그룹에서는 미국 순방에 동행했던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는데요. 문 대통령은 제일 먼저 "4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덕분에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 : 제일 하이라이트는 우리 공동기자회견 때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지목을 해서 한번 일어서서 소개를 받았던…]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달 21일) : 삼성, 현대, SK, LG 등에서 투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여기 자리에 계신지 모르겠는데, 자리에 계시면 잠시 일어나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아주 좋은 일을 함께 하게 될 겁니다.]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 : 그게 제일 하이라이트 같고요. 그만큼 우리 한국 기업들의 기여에 대해서 아주 높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습니다.]

[최태원/SK그룹 회장 : 공장까지 방문해 주셔서 엔지니어들도 격려가 많이 됐다고… (잘 찍어 주세요.)]

[정의선/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방문해 주신 덕분에 미국하고 사업도 더 잘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기업인들을 꾸준히 만나기는 했지만, 4대 그룹 대표만 초청해 오찬을 한 건 처음입니다. 성공적인 방미 덕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고요. 문 대통령은 회담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역할을 해 달라" 당부했습니다.

기업들도 뭔가 건의사항을 가지고 왔을 텐데 관전 포인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이야기였습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경제5단체의 건의, 즉 이 부회장 사면을 고려해 달라는 의견을 우회적으로 전달했고요.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며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답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공감'에 대해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위기 국면에 놓인 상황에서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고 부연했다고 합니다.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두 가지로 정리하겠습니다. < 박범계 만난 김오수 "검찰 조직개편안 우려 전달…내일 인사 논의" > 두 번째는 < 문 대통령,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에 "고충 이해…국민 공감 많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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