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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나경원, '트럼프·안철수' 등 제3자 놓고 불꽃 공방

입력 2021-06-02 19:42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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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어제(1일)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의 두 번째 방송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여론조사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거친 설전을 벌였는데요. 이번에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이었습니다. 관련 내용을 박준우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제3자 설전', 어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2차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토론회를 한 단어로 정리하라고 하면 딱 저 말이 맞을 듯합니다. 제3자를 놓고 후보들끼리 서로 불꽃 공방을 벌이는 형국이었는데요. 제3자들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국내외 굵직굵직한 정계 인사들이 대거 카메오로 등장했습니다. 그럼 첫 번째 카메오부터 만나보실까요?

[영화 '나 홀로 집에2 - 뉴욕을 헤매다' : 실례해요. 로비가 어디죠? (복도 끝 좌측에 있단다)]

그렇습니다. 1번 카메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입니다.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한 판 붙었습니다. 나 후보가 이 후보를 향해 트럼프를 닮았다고 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바로 트럼프의 이런 모습을 가리켰는데요.

[제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연설 (2017년 1월 21일) : 무역, 세금, 이민, 외교 문제 등은 모두 미국인 노동자와 미국인들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겁니다. 우리는 우리의 회사를 빼앗고, 우리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우리의 국경을 지켜내야만 합니다.]

미국인과 이민자, 미국과 외부세계를 편가르는 모습이죠. 이민자들이 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며 국경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이런 분열과 혐오의 정치를 답습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그간 이 후보가 젠더 갈등을 부추겼다는 겁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나경원 후보께서 줄기차게 지금 저에게 트럼프와 닮았다, 라는 이야기까지 하시면서 저에게 어떤 혐오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하시는 걸로 보입니다. 이준석의 혐오 발언 한 가지만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나경원/전 의원 (어제) : 트럼프 닮았다는 것은 제가 진중권 교수가 중앙일보에 쓴 칼럼을 이용한 것입니다. 결국 이준석 후보가 그동안 20대의 남자분들의 분노를 사실상 갈등으로 유발한 것 아니냐.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 아니냐, 이런 부분을 인용한 것입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비겁하게 한 학자의 글을 인용한다고 하실 것이 아니라 이준석이 혐오를 했다고 판단하시면은 진중권 교수에게 논리를 위탁하지 마시고 혐오 발언을 뭘 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나 후보, 비껴치기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칼럼을 인용했을 뿐이라고 말이죠. 이 후보는 대체 자신이 어떤 혐오 발언을 했냐고 재차 캐물었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어제) : 그동안 한달 동안 계속해서 여러 가지 갈등을 유발하는 젠더 갈등 유발하셔서 실질적으로 진중권 교수와 뜨거운 논쟁을 벌인 거 알고 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진중권 교수가 신입니까. 그분의 발언에 근거하지 마시고 제가 뭘 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나경원/전 의원 (어제) : 제가 인용을 했다는 말씀을 드렸고요. 결국은 그 과정에서 20대 남자의 분노를 극단적인 페미니즘과 연결하시지 않았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예. 알겠습니다. 제가 나경원 후보보다 여성에서도 지지율이 높다는 여론조사가 많다는 것을 상기해 드리고요.]

기승전 지지율인가요. 20대 남성의 편을 들어도 자기를 지지하는 여성들이 더 많다는 말로 황급히 마무리를 지었죠. 이렇게 트럼프 논쟁은 끝날 줄 알았는데요.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이번엔 비유의 객체가 누구인가를 두고 말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어제) : 페이스북에 오늘 쓰셨던데요. 이준석 후보, 제가 20·30을 백인 하층 노동자라고 이야기했습니까 어제?]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뭐라고 답변드릴까요? 본인이 하신 말씀 중에 보면은 트럼피즘에 저를 비교하면서…]

[나경원/전 의원 (어제) : 이야기했습니까? 아닙니까?]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그것도 또 진중권 교수 때문이라고 하시겠지만은 트럼피즘을 설명하면서 백인 하층 노동자들에게 접근하셨다고…(자, 제가…) 이거 지금 주도권 토론 아닙니다. 제 답변 시간입니다. (제가 말씀을 드린 것은…) 트럼피즘에 가깝다고 말씀하시면서 백인 하층 노동자를 근거로 드셨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연상되는 것이고요.]

[나경원/전 의원 (어제) :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제 이야기를 좀 하게 해주십시오. 이건 제가 질문하는 건데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이준석 후보를 트럼프 대통령에 비유한 것이지 20·30을 백인 하층 노동자에 비교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준석 후보는 이것을 교묘하게 엮어서 오늘 페이스북에 한마디로 또 분열의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이 이준석 후보의 분열의 정치가 20·30을 오히려 떠나게 할 수 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저를 트럼프로 모는 게 교묘한 겁니다.]

이준석을 트럼프에 비유한 거냐, 우리나라 2030 남성을 미국의 백인 하층 노동자에 비유한 거냐, 논리 다툼이었는데요. 교묘한 건지 절묘한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렇게 끝을 맺었습니다.

이번엔 두 번째 카메오가 출연할 차례입니다. 트럼프 다음으로 등장한 카메오는 누굴까요? 바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입니다. 나 후보가 이 후보의 과거 혐오 발언을 예로 들다가 갑자기 소환당한 건데요.

[나경원/전 의원 (어제) : 바른미래당에서 징계 받은 것도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매우 심한 말씀을 하셨다가 그 부분에 대해서도 그런 말 한 적이 없다, 라고 말씀하셨다가 나중에 녹취 파일 나오면서…]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자, 질문과 전혀 관계없는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 사건에 대해서. 제 주도권 토론입니다. (제가 여기서 그 욕설을 옮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 주도권 토론이고요. 제가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했던 발언은 사석에서의 발언이었고, '안철수 대표가 그렇게 하면은 'ㅂㅅ' 되는 거지' 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저는 그것이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안철수 대표가 저에게 공적인 관계에서 잘못했던 일도 있습니다. 그것을 이 자리에 끌어들이는 거 자체가 전당대회 토론에서 해야 될 일인지 모르겠고요.]

[나경원/전 의원 (어제) : 아니 혐오 발언을 이야기를 하라고 그러셔서…]

나 후보가 꺼내든 과거 이 후보의 징계 사건은 대체 뭘까요? 잠시, 슬기롭게 과거 탐구 좀 해보겠습니다. 때는 지난 2019년 5월인데요. 바른미래당의 '안철수를 지지하는 모임 연대'가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류영재/안철수 지지 모임 연대 당원 (2019년 5월 27일) : 이준석 씨를 바른미래당에서 제명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준석 씨는 한두 달 전 청년 정치학교 뒤풀이에 참여한 30여명의 당원들 앞에서 최고위원 신분으로 '안빠 손들어 캠프에 기자가 없다는 것을 자랑을 해? 그 XX이'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후보, 당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었죠. 최고위원인 이 후보가 사석에서 안 대표를 욕을 했다는 내용인데요. 안 대표 면전은 아니었지만요. 그래도 방종한 언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한 겁니다. 이로부터 5달 뒤, 이 후보는 이 일로 징계를 받게 됩니다.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당권파 대 비당권파' 갈등이 극에 달한 시점이었죠.

[이준석/당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2019년 10월 21일) : 저의 징계 근거로 녹취를 공개한 부분을 들어보면 이런 거였어요. 안철수 바보다, 이런 것도 아니고 '안철수 대표가 만약 이렇게 하면 바보 되는 거야'라는 발언이거든요. 뭐뭐다랑 뭐뭐되는 거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인데 이런 것들을 지금 뭐 속된 말로 대충 이미지 전을 펼치고 있는 거겠죠.]

[손학규/당시 바른미래당 대표 (2019년 10월 19일) : (이준석 최고위원 징계안 가결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윤리위원회 결정을 존중을 합니다. 다만 우리 정치가 패거리 정치와 막말 정치로 더럽혀지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되는 정치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나 후보는 문제의 욕설을 혐오 발언의 예라며 어제 토론회장에서 언급한 겁니다. 애꿎은 안 대표만 본의 아니게 찬조 출연을 하게 됐고요.

이제 마지막 카메오입니다. 이분은 안 대표와 그다지 사이가 좋은 분은 아닌데요. 어쩌다 보니 나란히 토론회에서 거론됐군요.

[백운기/사회자 (어제) : '내가 당대표가 되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다시 모셔오겠다' O, X로 답해주십시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입니다. 김 전 위원장의 재영입을 두고 후보들끼리 이견을 보인 건데요. 나 후보를 포함한 3명은 'X', 주호영 후보는 '△'였습니다. 흔쾌히 재영입하겠다는 사람은 오직 이 후보뿐이었죠.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저는 김종인 위원장이 선거에서 보여준 역량이라는 것은 저희가 대통령 선거에서 또 필요한 역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생각이 없습니다.]

초선·신진 그룹이 대체적으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우호적이죠. 반면, 중진 그룹은 박한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신진 그룹인 이 후보가 나머지 중진 후보와 각을 세웠는데요. 이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대선 때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오늘은 은근히 김 전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한마디 하셨네요. 이준석 전 최고가 차기 당대표로 당선될 가능성 높다, 이렇게 전망하셨는데, 이분 말씀이 맞을 거라 보십니까?) 지지선언이라도 해주셨으면 참 감사할 텐데, 그 가능성을 분석해 주신 것이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감사한 부분이 있고요.]

오늘 오후에는 당 대표 후보들이 부산에서 합동 연설회를 했는데요. 지난달 30일 광주에 이은 두 번째 연설회이자 첫 영남권 무대입니다. 특히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세 사람은 연설회 전부터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벌였는데요. 이 소식은 들어가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이준석·나경원, 트럼프·안철수 등 제3자 놓고 불꽃 공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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