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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알 아사드 대통령 4연임 성공…28년 철권통치|아침& 세계

입력 2021-05-31 09:05 수정 2021-05-3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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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10년째 내전이 이어지면서 지금도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나라죠. 시리아에서 지난 27일 내전의 실질적인 최고 책임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4연임에 성공했습니다. 28년 철권통치의 길이 더욱 활짝 열린 겁니다. 지난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당선 축전을 보냈고 어제(30일)는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도 축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알 아사드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축제가 열렸습니다. 수천 명의 지지자가 시리아 국기를 흔들면서 "우리는 신과 시리아, 알 아사드 대통령 셋만을 선택한다"고 외쳤습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1970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하페즈 알 아사드의 아들입니다. 아버지가 사망한 지난 2000년 유일한 대선 후보로 나와서 사실상 정권을 물려받은 뒤 지금까지 집권해 왔습니다. 이번에 4연임에 성공하면서 아사드 부자는 무려 58년 동안 시리아를 통치하게 됐습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TV 중계를 통해 당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시리아 대통령 : 나의 당선은 축하할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진정한 혁명입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알 아사드 정권 독재에 저항하는 내전이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38만 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구의 절반이 넘는 1200만 명 이상이 난민으로 전락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 아사드 대통령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이번 대선 역시 요식 행위에 불과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시리아 당국은 연속 10년 이상 시리아에 거주한 사람들에게만 대선 출마 자격을 부여했습니다. 망명 중인 야권 인사들의 출마를 원천 차단했습니다. 알 아사드 대통령 이외에 두 명의 후보가 더 나왔지만 '어용 후보'로 불리면서 사실상 들러리 역할에 그쳤습니다. 득표율도 각각 1.5%, 3.3%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알 아사드 대통령은 득표율 95.1%를 기록했습니다. 투표율 역시 78.6%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높은 득표율과 투표율 역시 통치력이 미치는 지역에서만 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내전으로 집을 잃은 난민들과 반군이 주둔하고 있는 북부 지역의 주민 등 600만 명가량은 투표권조차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군의 최후 거점으로 꼽히고 있는 이들립 주에서는 대선 전부터 선거를 비판하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들립주 시위 참가자 : 오늘 우리는 시리아인들의 시신과 그들의 비참함, 파괴된 도시와 마을 위에서 치러지는 장식적이고 가짜에 불과한 대통령 선거를 강하게 비판합니다.]

시리아 대통령 선거의 결과와 파장 중동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중동 지역학 박사인 김수완 한국 외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알 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를 고통으로 몰아넣은 10년 내전의 실질적인 책임자입니다. 그런데도 높은 득표율로 4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이번 대선이 사실상의 요식행위였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번 대선에서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는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이번 선거가 내전 중에 치러진 두 번째 대선이거든요. 그런데 이미 말씀하신 대로 이미 반군 지역이 장악한 600만 명 규모 난민에게는 아예 투표권조차 주지 않았고요. 그리고 아예 출마 자격을 시리아 거주 10년 이상으로 제한해서 해외 망명 야권들 인사들의 출마를 막았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 어용후보, 야권 어용후보 2명만 대선의 들러리로 세운 셈이죠. 그래서 이번 대선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일종의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 이번 대선을 계기로 알 아사드 대통령의 부인 아스마 알 아사드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결혼 당시만 해도 말이죠. 중동의 다이애나비로 불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영국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됐어요.

    그렇죠. 알 아사드 대통령 부인 아스마 아사드가 부친이 영국 주재 시리아 대사를 지내서 영국에서 출생했거든요. 그래서 알 아사드 대통령이 영국에 유학 갔을 때 만났는데요. 결혼 초반에는 세련된 외모, 그리고 지적인 이미지로 사막의 장미 그리고 아랍의 다이애나라고 불렸지만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남편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서 국제적인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또한 내전으로 국민들이 목숨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하는 와중에 고가의 명품을 계속 구입해서 비난을 받아왔는데요. 그래서 서방 언론들이 시리아의 마리 앙투아네트다 또 지옥의 영부인이다 비판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아스마 아사드가 영국 국적과 시리아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 영국 경찰이 테러리즘을 돕고 부추기고 묵인한 혐의로 아스마를 상대로 예비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래서 향후에 아마도 영국 국적을 박탈당할 수 있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 이번 대선 결과로 시리아 내전 종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시리아 제재를 이어갈 방침을 밝혔고요. 인구의 80%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데 시리아 국민들의 고통은 앞으로 더욱더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죠. 이미 서방권 중심으로 이번 대선이 알 아사드 집권을 위한 쇼다라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에 서방 국가들이 미국을 비롯해서 UN이 대선을 감독할 수 있게 하자라고 요구했지만 당연히 알 아사드 정권이 수용하지 않았죠. 그래서 이번 선거를 불공정 선거다 그리고 알 아사드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수차례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그런데 이제 10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으로 38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인구 절반 이상이 난민이 돼서 떠돌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현지에서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정말 심각한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시리아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서구 사회의 제재 탓으로 돌리고 있어요. 이번 알 아사드 대통령의 연임으로 향후에 시리아에서의 이런 참담한 상황이 안타깝게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AP 통신은 시리아 문제,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알 아사드가 사망하지 않는 한, 그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시리아 대통령일 것"이라며 "그는 이 사실을 밀어붙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랍의 봄' 이후 10년 넘게 내전을 이어가고 있는 시리아에 진정한 봄은 언제쯤 찾아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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