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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지원' 놓고 정세균·이재명계 신경전…지지세 확보 경쟁

입력 2021-05-25 19:43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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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민주당 대선 주자들, 이른바 '빅3'가 각자 세를 과시하며 레이스를 벌이고 있죠. 당내 주류인 '친문' 좌장 이해찬 전 대표의 지원 문제를 놓고 이재명 지사 측과 정세균 전 총리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당내 지지세 확보를 위한 경쟁의 일환으로 보이는데요. 류정화 반장이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 (화면출처 : JTBC '아는형님')

짝궁 정하기 할 때요. 뒤돌아 서 있는데, 뒤에 누가 서 있을까 없을까 생각하면, 실제로는 정말 떨릴 거 같습니다. 아무도 없으면 혼자 앉아야 할 테고, 사람이 많으면 또 누굴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겠죠. 현직 의원들을 대거 줄 세운 채 대선 레이스를 시작한 민주당 대선주자 빅3,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모임 '민주평화광장'은 의원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발기인 1만5천 명 규모의 전국 조직으로 세를 과시했죠.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미의 전쟁, 아니 '대선 주자의 전쟁'에서 이 지사가 더욱 든든하게 느꼈던 건 아마 뒤에 '친문' 좌장이자 여권의 킹 메이커로 불리는 이해찬 전 대표가 있었기 때문일 듯한데요.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12일) : 앞으로 먼 길을 함께 서로 손잡고 가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매우 가슴 벅차고 정말 환영하고 감사합니다.]

이 지사가 대북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엔 이 전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죠.

[이해찬/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 (지난 21일) : 경기도는 지방정부 등 평화를 만드는 일에 기여할 의사와 능력이 있음을…]

[한명숙/전 국무총리 (지난 21일) : 우리나라의 평화 만들기를 주도해 주시는 경기도지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이 전 대표가 꼭 이 지사를 지원하는 건 아니라고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입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음성대역) : 제가 듣기로는 누구를 꼭 편드는 것은 아니라고 그래요. 그건 좀 와전된 것이라고 저는 들었는데, 모르죠 뭐. 지켜보면 알겠죠. (서운하진 않으세요?) 전직 당대표 정도면 최소한도 당이나 국가를 위해서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니까 섭섭하게 생각하고 그러는 것은 너무 작은 사람이 하는 생각이죠.]

당내 주류 세력 '친문'의 지지 확보가 숙제였던 이 지사 입장에선 이 전 대표의 측면 지원으로 천군만마를 얻은 듯했을 텐데요. 이른바 '범 친문'으로 분류되는 정 전 총리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두 사람, '친문'의 지지를 얻기 위해 본격 경쟁에 돌입한 모습인데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2주기를 맞아 봉하마을을 찾은 정 전 총리는 '검찰개혁' 화두를 던졌죠. '친문'이 주도하는 이슈에 힘을 실은 겁니다.

반면,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지원하는 게 맞다는 취지로 말한 사람 있었습니다. '민주평화광장' 대표 조정식 의원인데요. 이 '민주평화광장'은 이 전 대표의 정치 기반이었던 '광장'그룹이 기초가 됐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겁니다. "친문이냐 비문이냐를 뛰어넘어서 대선 승리가 목표"라고도 했습니다.

[조정식/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민주평화광장에는 당시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맡았던 의원들이 많이 참여를 하고 계세요. 이해찬 대표께서는 가장 중요하기는 다음 번 대선에서 민주평화 진영이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늘 강조를 하고 계시거든요?]

이 전 대표, 문재인 정부 2년 차부터 이미 차기 대선 승리, 민주당의 재집권을 강조했었죠.

[이해찬/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2018년 7월) : 저 개인적으로는 한 20년 정도의 연속해서 집권하는 그런 집권 계획을 잘 만들고 실천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마치 '흑묘백묘'론, 즉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처럼, 대선 승리를 이뤄낼 사람을 지원한단 건데요.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이 지사가 지금은 유리하지만, 앞으로는 "지켜보라"는 게 정 전 총리의 입장인 듯합니다. 정치권에서 '천생연분'이란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정세균/전 국무총리 (지난 16일 / 화면출처: 정세균 페이스북) : 빨리 출발한다고 골인을 먼저 합니까. 골인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지율 올리기에 나선 정 전 총리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죠. 이른바 '모두까기'에 나선 것 같은데요. 먼저 이재명 지사입니다. '백신'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언급하면서 "제발 코로나를 이용한 정치화는 그만하자"고 쓴 겁니다. 이름을 쓰진 않았지만 '러시아 백신 도입을 주장하며 방역에 혼란을 줬다'고 하면서 이 지사를 겨냥한 것 아니냔 얘기나 나왔습니다. 정 전 총리, 이전에도 방역과 관련 이 지사와 각을 세운 적이 있습니다 .

[정세균/전 국무총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26일) : 그분(이재명 지사)이 중대본 회의에 잘 안 나오셨던 것 같아요.]

[이재명/경기지사 (지난달 28일) : 경기도지사의 한 시간은 138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낙연 전 대표와도 차별화를 꾀했는데요. "이낙연 전 대표는 대변인 전문이고 본인은 정책위의장을 여러 번 했다"고 한 겁니다. 이 전 대표가 소통에 능하다면 본인은 정책통이라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같은 호남 출신에 총리 출신으로 비슷한 듯하지만 "완전히 다른 케이스"라고도 했습니다.

정 전 총리의 '모두까기', 야권에는 한층 엄격했는데요. 앞서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선 '검찰개혁의 몸통'이다 이렇게 지목한 바가 있죠. 여기에 더해 대선 후보로서는 "그렇게 강적은 아니다"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윤 전 총장은 현재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죠. 정 전 총리는 "인기는 있을지 모르지만 성과를 내서 쌓인 내용이 있는 게 아니다. 때가 되면 사그라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오진 않겠지만 야당도 아니"라면서 본인의 정체성이나 먼저 드러내라고 일갈했는데요.

[정세균/전 국무총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수신제가평천하'인데 그 말씀을 '수신제가'를 좀 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정 전 총리의 관심은 대선주자에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바로 이 사람, 국민의힘의 유력 당권주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에게도 향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고 그래서 저는 뭐 그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봅니다마는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민주당은 그보다 더 큰 변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두 사람 나이 차가 35살이나 나니까 정 전 총리는 어른 입장에서 말한 것 같은데, 이 전 최고위원, 최근 2030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죠. 정치권 화두가 된 2030 세대의 시선에선 이 '장유유서'란 단어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여권 대선주자들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민주당 소식 잠깐 짚고 가겠습니다. 민주당이 '민심 경청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민주당이 최근 당 지도부와 초선모임 '더민초'를 통해서 민심, 특히 20~30대 청년들의 '쓴소리'를 들어왔단 얘기 앞서 전해드렸었죠. 오늘(25일)부터 일주일 동안 민심투어 버스를 운영하고, 지역구별로 '텐트'를 치고 부동산 관련 바닥민심을 듣는단 계획입니다. 여기엔 "지금 대선을 치른다면 어렵다"는 위기감이 배경이 됐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 20~30대 청년들과 소통의 시간 가졌습니다. 그들이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도 않고 대변해 주지도 않는데 왜 내가 민주당을 지지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경청하겠습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민주당의 뿌리 혹은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에서의 지지율도 심상치 않단 인식이 깔렸는데요. 호남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소폭 올랐지만, 50%를 밑돌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여전히 민주당의 절반 수준이지만, 한 달 만에 1.5배 이상 올랐는데요. 국민의힘이 5.18 묘역을 참배하고 초선 혹은 0선이 당 대표 경선에서 새바람을 일으키는 '변화'의 움직임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관련 소식은 들어가서 더 얘기해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해찬 지지' 놓고 정세균·이재명 측 설왕설래…민주당 "지금 대선 치르면 재신임 어려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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