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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도, 양곤도, 텍사스도…'아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

입력 2021-05-19 17:10 수정 2021-05-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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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5개월 된 팔레스타인 아기입니다. 이 갓난아기가 다리를 다쳤습니다. 통증 때문인지, 곁에 엄마가 없어선지 애처롭게 웁니다. 지난 주말 폭격으로 다섯 형제 중 혼자만 살아남았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기습적인 폭격에 튕겨 나간 뒤 다리를 심하게 다친 남자 아기가 가자 지구의 한 병원에서 처절히 울고 있다. 〈사진=로이터 캡처〉이스라엘군의 기습적인 폭격에 튕겨 나간 뒤 다리를 심하게 다친 남자 아기가 가자 지구의 한 병원에서 처절히 울고 있다. 〈사진=로이터 캡처〉

이스라엘군은 현지시간 15일 가자 지구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을 폭격했습니다. 같은 시간 건물엔 아기의 엄마와 형제들이 있었습니다. 라마단 기간이라 친척 집에 놀러 갔다가 비극을 맞았습니다. 뒤늦게 뛰어온 아빠는 흐느낍니다. "하늘이여, 그래도 감사합니다." 갑작스러운 공습에 남겨진 건 막내 아들과 아빠, 오직 둘뿐입니다. 지난 10일 공습이 시작된 뒤 가자 지구에서만 적어도 63명의 어린이가 죽었습니다.

아내와 자녀 4명의 사망 소식을 듣고 뒤늦게 달려온 아빠는 이스라엘군 공습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막내 아들을 달래면서 같이 흐느끼고 있다. 〈사진=ABC 캡처〉아내와 자녀 4명의 사망 소식을 듣고 뒤늦게 달려온 아빠는 이스라엘군 공습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막내 아들을 달래면서 같이 흐느끼고 있다. 〈사진=ABC 캡처〉

갓 돌 된 미얀마 아기입니다. 오른쪽 눈을 못 뜹니다. 이 여자 아기는 미얀마 군경의 진압이 극에 달한 지난 3월 말 미얀마군이 쏜 고무탄을 맞았습니다. 양곤의 어느 역에서 놀다가 영문도 모르고 총탄을 맞았습니다.

미얀마 양곤의 한 역사에서 놀던 돌쟁이가 무차별로 총을 난사한 미얀마군에게 고무탄을 맞고 끝내 시력을 잃었다. 〈사진=이라와디〉미얀마 양곤의 한 역사에서 놀던 돌쟁이가 무차별로 총을 난사한 미얀마군에게 고무탄을 맞고 끝내 시력을 잃었다. 〈사진=이라와디〉

시위를 빌미로 군경은 일대 주민들을 닥치는 대로 수색했고, 무차별로 총을 겨눴습니다. 아기는 수술했지만 그 사이 끝내 실명하고 말았습니다. 아기의 부모는 산 것만도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미얀마에선 군 쿠데타 이후 목숨을 잃은 어린이가 파악된 것만 60명이 넘습니다. 그 중 가장 어린 아이는 6살이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퀘마도의 뜨거운 모랫길에서 부모도 없이 버려진 채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중남미 아기가 7살 이하의 다른 여아들과 무더기로 발견됐다. 〈사진=토니 곤잘레스 미국 텍사스주 하원의원〉미국 텍사스주 퀘마도의 뜨거운 모랫길에서 부모도 없이 버려진 채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중남미 아기가 7살 이하의 다른 여아들과 무더기로 발견됐다. 〈사진=토니 곤잘레스 미국 텍사스주 하원의원〉

내전을 겪는 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열흘 전쯤 또 다른 중남미 아기는 미국 텍사스 접경지에서 부모 없이 방치돼 있다가 지나던 농부에게 발견됐습니다. 가장 뒤로 보이는 11개월 된 아기는 아직 걷질 못해 뜨거운 모래밭에서 온몸을 밀며 기어 다닙니다. 그렇게 뙤약볕 아래에서 다른 아이 4명과 굶주린 채 얼마나 울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리오그란데 강에 접한 퀘마도라는 곳은 한낮엔 40℃ 가까이 오릅니다. 아이들은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출신이라고 합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미국 남부 접경으로 부모 없이 넘어오는 중남미 아이들이 매달 1만 5천 명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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