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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춤꾼 이애주' 마지막 길…춤으로 보낸 제자들

입력 2021-05-14 09:14 수정 2021-05-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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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7년, 고 이한열 열사의 '진혼춤'으로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몸짓으로 남긴 '시대의 춤꾼'이죠. 74세로 세상을 떠난,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의 발인이 어제(13일) 진행됐습니다. 엄혹한 시절, 젊은 죽음들을 위로해 온 그의 마지막 길을 제자들이 춤으로 함께 했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마지막 가는 길, '춤꾼 이애주'라고만 적었습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사해동포 만민평등' 하얀 만장이 뒤따랐습니다.

고인을 보내는 노제는 흰옷 입은 제자들의 손짓과 발짓이 함께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 민중의 아픔과 시대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 나선 그 몸짓은 우리의 심장을 울리고 세상을 흔들었습니다.]

1987년, 이애주는 거리의 춤꾼이었습니다.

무명옷을 입고 온몸으로 괴로움을 표현하며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의 넋을 달랬습니다.

하늘로 비상하는 듯한 몸짓의 독무 '바람맞이' 이 춤으로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의 운구행렬을 이끌었습니다.

광장에서 맨발로 춘 춤은 민중미술가 오윤의 판화로 시대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이애주 (2019년) : 엎드려서 땅하고 하나가 됐다가 천천히 일어나서 하늘로 올라가요.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이 만나면서 이렇게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5살 때부터 춤을 시작해 1996년엔 국가무형문화재 '승무'의 보유자가 됐습니다.

7년 전 마지막으로 선보인 공연의 이름은 '천명', 춤추는 것은 하늘이 내린 운명이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50분 동안 쉼 없이 추는 '완판 승무'를 무대에 올렸습니다.

[이애주/'천명' 공연 중 : 춤으로 60년, 춤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생 전체를 함께하고 있나. 춤의 뿌리를 찾는 일은 춤추는 나를 찾는 행위였다.]

(화면제공 : 경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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