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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루]옷으로 영화보는 세상 온다…OLED 섬유기술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1-05-13 14:44 수정 2021-05-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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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미래인 20XX년, 보루 씨는 집을 나서며 가벼운 후디를 걸칩니다. 그리고 후디에 버튼 하나를 누르자 소매 쪽에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처럼 영상이 시작됩니다. 프로젝터로 비춘 영상이 아니라, 섬유에서 영상을 출력하는 겁니다.

옷소매가 디스플레이로 변한다면? 미래를 상상해서 만든 이미지.옷소매가 디스플레이로 변한다면? 미래를 상상해서 만든 이미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충분히 상상해봄 직한 미래입니다.

미래에는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그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노출하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안경으로 디스플레이가 시작될 수도 있을 거고, 홀로그램식으로 작동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섬유 디스플레이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역시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기술은 국내 카이스트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시켰습니다. 300㎛(머리카락의 3배 굵기) 두께의 전자 섬유에 전류를 통과시켜 빛을 발산하게 한 건데요. 지금까지는 1 픽셀(화소의 단위)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면, 카이스트 연구팀은 16픽셀에 밝기와 전류 효율까지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각 전자섬유의 두께는 머리카락 굵기의 3배 수준으로 얇은 실 정도다.각 전자섬유의 두께는 머리카락 굵기의 3배 수준으로 얇은 실 정도다.
OLED 전자섬유를 이용해 글씨를 표현한 모습. 'KAIST' 5개의 알파벳을 표현했다. OLED 전자섬유를 이용해 글씨를 표현한 모습. 'KAIST' 5개의 알파벳을 표현했다.

이제 막 16개의 픽셀이라고 하니 고화질의 사진이나 영상을 구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앞으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원천기술을 발전시켰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굵기가 얇아야 하는 이유는 옷처럼 편하게 착용이 가능한 수준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래에는 단순히 글자나 이미지가 프린팅된 옷이 아니라 티셔츠 하나를 입더라도 글자가 바뀌거나 영상이 재생될 수 있는 옷을 입을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카이스트 연구팀은 향후 패션과 기능성 의류 등으로의 응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최경철 교수 지도 하에 황용하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에 5월 3일 자 전면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습니다.

해당 논문에 실린 표지 모습.해당 논문에 실린 표지 모습.

논문 표지의 이미지는 미래에 구현 가능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너무 나갔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도 저렇게 디스플레이가 구현되는 미래를 구상해보는 일은 소비자로선 벌써 기대할 만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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