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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선호 씨 '용역 계약서' 입수…사실상 '갑질 계약서'

입력 2021-05-12 19:57 수정 2021-05-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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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2일)도 뉴스룸은 스물셋의 하청업체 노동자, 고 이선호 씨의 이야기로 문을 열겠습니다. 일은 원청에서 시작해 하청업체 노동자로 이어지지만 사고의 책임을 떠안을 땐, 이 갑을의 사슬이 돌연 물구나무를 섭니다. 마치 죽음이 노동자에서 비롯된 것처럼 원청의 책임은 부각되지 않는 겁니다. 이번에도 원청은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당시 위험한 일을 직접 지시했다는 유족들의 입장과는 차이가 큽니다. 저희는 사슬의 고리인 원청과 하청의 계약서를 단독으로 입수해 확인해 봤습니다. 원청이 사실상 현장의 모든 일을 지시할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람도 바로 바꿀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먼저, 김필준 기자입니다.

[기자]

이선호 씨가 속했던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와 맺은 용역계약서입니다.

이씨도 이 계약 내용에 따라 일을 해야 했습니다.

원청업체는 '갑' 하청업체는 '을', 을은 갑의 제시하는 관리지침은 물론 갑의 요구에 따라 용역을 수행한다고 돼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건 갑의 요구 앞에 달린 '기타'라는 단서입니다.

업무범위의 한계를 뭉뚱그려 사실상 아무 일이나 시킬 수 있도록 해놓은 조항입니다.

고용유지 부분도 거칠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용역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갑이 판단하면 을은 즉시 인력을 대체해야 한다"고 돼 있는 겁니다.

원청이 맘만 먹으면 하청노동자는 이유를 따져보지도 못한 채 잘리는 '파리 목숨'인 셈입니다.

문제는 이런 일방적인 계약서가 원청과 하청 사이 맺어지는 용역 계약에서 널리 쓰이는 양식이란 겁니다.

[강은미/정의당 의원 : (계약서상) 기타 갑의 요구가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떠한 지시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결국 이런 게 좀 갑질 계약서로도…]

이 때문에 이씨 유가족들은 오늘 평택항을 찾은 여당 지도부를 향해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재훈/고 이선호 씨 아버지 : 도대체 (집권) 4년간, 4년 동안 무엇을 하셨습니까? (노동자들이) 얼마나 더 죽어야 됩니까?]

이런 가운데 원청업체 측은 오늘에야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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