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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IA '전범기업 기밀문건'…"미쓰비시, 직접 첩보활동"

입력 2021-05-12 20:51 수정 2021-05-12 21:38

"일본 정부, 강제동원 불법성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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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강제동원 불법성 인식"

[앵커]

전범기업 미쓰비시 그룹 관련 보도, 오늘(12일)도 이어가겠습니다. JTBC는 해외 정보기관 여러 곳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전범기업 관련 수만 장의 기밀 문건이 등록된 아카이브 주소를 안내받아서 미쓰비시 관련 내용들을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우선 주목할 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쓰비시가 단순히 전쟁 물자만 만든 게 아니라 직접 첩보 활동을 한 기록입니다. 또, 당시 일본 정부가 강제 동원이 불법이란 사실을 인식했던 걸로 짐작할 수 있는 내용도 발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런 자료들을 그냥 둘 게 아니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먼저,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이 패전한 직후인 1946년, 미국 전략정보국 비밀보고서입니다.

미 전략정보국은 현재 중앙정보국, CIA 전신입니다.

문건엔 '비밀 통제'란 문구가 선명하게 쓰여 있습니다.

당시 미 정보당국이 일본 첩보 요원들을 심문한 뒤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에서 1945년 사이 북유럽에서 활동했습니다.

첩보 활동이 강화되던 1942년 무렵, 미쓰이와 미쓰비시가 스웨덴 스톡홀름의 군 사무실에 사람을 보냈다고 적혀 있습니다.

'1942년 4월, 미쓰비시 출신 '이노우에'와 미쓰이 출신 '혼마'가 합류했다.' '직원들은 군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살거나 스톡홀름 외곽에 살았다' 미 정보당국은 이들의 인맥이나 담당 업무 내용 등 인적 사항을 상세하게 조사해 덧붙였습니다.

미쓰비시가 첩보활동에 필요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자금은 일본 전쟁부로부터 조달했고, 미쓰이와 미쓰비시 등 기업들의 베를린 지국을 통해 운영됐다'며 이들이 '스웨덴에서 전쟁 물자를 구입하라는 일본 정부 의뢰를 받기도 했다'는 겁니다.

이들이 쓴 돈은 매년 16만 크로나, 패전 직전인 44년도엔 3배로 늘어나 48만 크로나를 썼습니다.

당시 물가로 48만 크로나는 성인 남성 노동자 2700여 명이 휴일 없이 한 달 내내 일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요원들은 이 돈을 생활 자금으로 쓰거나, 비밀 정보원들에게 직접 전달했습니다.

특히 미쓰비시 출신 '이노우에'는 은밀한 정보원들에게 기록물을 받아내는 데 돈을 썼고, 월급도 미쓰비시가 줬다고 했습니다.

[김민철/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결국 첩보를 하려면 돈이 들어가는데, 기밀자금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기업으로서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들이 고급 정보를 먼저 받을 수도 있고.]

CIA가 공개한 문건엔 전쟁 당시 일본 정부의 핵심 관계자가 강제동원 관련 내용으로 조사받은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외무성 차관이었던 '마쓰모토 슌이치'에 대한 심문 보고서입니다.

"나가사키 미쓰비시 조선소에 전쟁포로 2천여 명을 동원한 것에 대해 스위스 공사관이 항의한 것에 대해 아느냐" 묻자, "그런 일이 많았던 것으로 알지만 개별 사례는 모른다"고 말합니다.

"전쟁 포로를 석탄 생산에 동원한 것이 합법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군사적 목적으로 동원했다면 합법이라 생각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CIA는 일본과 나치 등 전범 관련 비밀기록물 850만 장 이상을 공개한 상태입니다.

[김민철/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너무나 방대하기 때문에 평생을 해도 다 파악 못 하거든요. 조직적으로 연구팀 구성해서 '어떤 자료들이 들어 있다'라는 것을 최소한 색인이라도…]

전문가들은 일본의 역사 왜곡 국제 여론전을 고려해, 해외 정보기관의 전범 관련 기록물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진은 CIA 비밀기록물 아카이브 주소를 홈페이지에 올려놓을 예정입니다.

(제작지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VJ : 최준호 / 영상디자인 : 신재훈·최수진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인턴기자 : 정아임)

※ CIA가 공개한 전범 관련 기밀 해제 기록물 아카이브 주소
https://www.cia.gov/readingroom/collection/nazi-war-crimes-disclosure-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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