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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알아서 피하라"?…대처할 수 있는 시간 고작 '1초'

입력 2021-05-11 21:32 수정 2021-05-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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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가 나면 노동자들이 잘 피했어야 했다는 말이 종종 나옵니다. 정말 그런지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직접 실험을 했는데 얼핏 보기엔 작업대가 느리게 움직이지만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은 1초도 안 됐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동구 아파트 건설 현장 관계자는 사망한 A씨 스스로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현장 관계자 : 발만 떼면 서는 거예요. 왜 자기가 머리가 끼는데 안 놓냐고요.]

안전장치에서 발만 뗐으면 사고가 안 났을 거라는 얘깁니다.

취재진은 고소작업대 대여 업체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험을 해봤습니다.

이 고소작업대의 올라가는 속도는 초당 12cm 수준 입니다.

눈으로 보기엔 그다지 빠르지 않습니다.

우선 난간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작업하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난간 위의 수박이 천장 구조물에 닿은 순간을 기준으로 금이 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0.63초.

쪼개질 만큼 압력이 가해져 고소작업대가 멈추기까지는 1.3초가 걸렸습니다.

작업자가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은 1초가 채 안 됩니다.

발이나 손을 떼면 멈추는 안전장치를 쓰면 기계가 얼마나 빨리 멈추는 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고소작업대를 올리다, '위험'을 뜻하는 호루라기 소리를 들으면 바로 기계를 멈췄습니다.

'삑' 소리가 들리고 멈추기까지, 평균 1초정도 걸렸습니다.

호루라기 소리가 들릴 걸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고소작업대는 10cm 넘게 이동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위험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김철홍/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기계가 멈추지 않았을 때 압력으로서의 힘 2.5톤이 고스란히 밀고 올라가서 압력을 받기 때문에 신체 부위의 으스러짐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3년간 발생한 사고 70건 중 기계가 고소작업대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인 건 86%, 즉 60건의 사고였습니다.

2018년 발생한 프레스 사고, 2019년 컨베이어 사고 등 대부분이 더 빨리 움직이는 기계에 끼인겁니다.

실제 작업환경에서 작업자가 대처하기를 기대하는 건 더 어려운 겁니다.

더군다나 눈으로 보기에 속도가 느리다고 판단되면 기계가 작동 중인 상태에서 청소를 하는 등 위험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우준/노동건강연대 활동가 : 빠르게 일하셔야 된다거나 아니면 전원을 끄면 불이익을 받는 경험이 있는 거죠.]

(영상디자인 : 김윤나·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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