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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임·박·노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임명 강행하나

입력 2021-05-11 18:53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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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임혜숙, 박준영, 노형욱 세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오는 14일, 이번 주 금요일까지 다시 보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습니다. 여야는 오늘(11일) 세 후보자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오전, 오후 두 차례 만났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박병석/국회의장 : 첫 상견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치력을 발휘하셔서 국민들이 '새 지도부에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누가 먼저?) 원래 여당이 먼저 말씀…]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아유 아닙니다~ (아유 여당이~) 아유~ 아유~ 야당을 먼저 존중해드려야~]

[최근에는 야당이 먼저 이렇게]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오늘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인사말도 형 먼저 아우 먼저, 여당 먼저 야당 먼저, 국회에선 보기 드문 정겨운 풍경을 연출했죠. 그러고 보니 거의 브로맨스에 가까웠던 두 사람의 첫 만남이 기억나네요.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4일) : 김기현 원내대표님과 예술적인 정치를 한번 해보고 싶은 그런 욕망을 느끼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지난 4일) : 미소가 아름다운 남자 그리고 마음도 아름다운 분. 이렇게 윤호중 의원님을 제가 기억하고 있어서… (여야는)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전차의 양쪽 바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로맨스'에서 '느와르'로 장르가 급 달라졌죠. 김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가져간 법사위원장을 훔친 물건을 뜻하는 '장물'에 빗대면서 우리가 도둑이냐, 설전이 일었습니다. 오늘도 비슷한 상황이었죠. 화기애애한 인사말을 끝으로, 본격적으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논의했는데요. "오늘 청문보고서 채택하고, 본회의 표결까지 하자"는 민주당과 "동의 못 한다, 총리뿐 아니라 부적격 장관 3인방도 같이 봐야 한다"는 국민의힘이 맞서며 끝내 평행선만 그린 채 헤어졌습니다. 박병석 의장의 중재가 무색해졌는데요.

[박병석/국회의장 : 잘 될 것 같긴 해요. 야당 김 대표님께서는 통 큰 정치를 말씀하셨고, 우리 여당 윤 대표님께서는 상생을 얘기하셨으니까요.]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당 입장은) 지금 코로나 국난 위기 상황이니 만큼, 행정부를 통할하는 국무총리의 자리를 하루라도 비워둘 수 없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 총리 인준 반대가 아니고요. 장관 후보자들과 국무총리 후보자 전반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견,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된다, 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국회엔 청와대에서 보낸 네 명의 인사청문요청안이 넘어와 있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임혜숙 과기부장관, 박준영 해수부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네 명 다 지난주에 청문회를 했고요. 청문회 후 3일 내 청문보고서를 채택했어야 하는데 네 명 다 야당의 반대로 불발된 상황입니다. 장관 3인방이야 애초에 야당이 '부적격' 딱지를 붙였지만, 김부겸 총리 후보자는 의외의 결과였죠. 막판에 큰 변수가 생겼습니다.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어제) :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저는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능력 부분은 그냥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그런 청문회가 되고 있습니다.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되고 있습니다.]

야당의 반대가 검증 실패를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능력보다 도덕성만 따지고 드는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 발언 때문이었죠. 이어 문 대통령은 왜 세 명의 장관 후보자를 임명해야 하는지, 조목조목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어제) : 국토부 아닌 외부에서 찾으면서 그 정도 능력을 갖춘 분이 과연 누가 있을까. 해수부 장관 후보자라면 한진해운 파산 이후에 몰락했던 우리의 해운 산업, 다시 재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여성들의 진출이 가장 적은 분야가 과기 분야입니다. 성공한 여성들을 통해서 보는 로망 또는 롤모델 이런 게 필요합니다.]

그러자 야당이 발끈했습니다. 무슨 소리냐,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인사 기준에 맞춰 검증했는데 이제 와서 '능력만 보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소속 서병수 인청위원장은 "대통령 발언은 청문회 상관없이 임명하겠다는 뜻 아니냐. 그렇다면, 국무총리 후보자도 형식적인 보고서 채택은 하지 않겠다"며 회의를 무산시켰습니다.

[이종배/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장관으로서 치명적인 흠결이 발견된 후보자 3인방에 대해서 인사의 최종 책임자로서 대국민 사과를 해도 모자란 그런 상황에서 도리어 야당을 공격하는 대통령의 적반하장에 어이없을 지경입니다.]

민주당은 다소 곤혹스런 분위기입니다. 내부적으로 세 후보자 중 적어도 한 사람은 낙마시켜야 한단 의견도 적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직접 "셋 다 문제 없다"고 나섰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오늘 문 대통령은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죠. "시한 지났으니 다시 해라", 오늘 국회에 임·노·박 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다시 보내 달라, 재송부 요청을 보냈습니다. 기한은 5월 14일까지, 딱 3일을 더 줬는데요. 통상 기한을 짧게 둘 경우 임명을 강행하겠단 뜻으로, 반대로 일주일 이상 넓게 주면 여야가 더 협상해 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으로 보입니다.

남은 3일,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왔고 키를 쥔 건 174석의 민주당입니다. 장관 3인방 청문보고서, 야당 없이 단독 채택할 수 있고, 그럼 바로 문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습니다. 본회의 표결이 필요한 총리도 마찬가지죠. 단독 채택은 물론, 본회의 단독 표결까지 전부 가능합니다. 문제는 수반되는 '정치적 부담'이죠. 앞서 29명의 장관급 인사를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상태에서 30번째 단독 채택을 밀어붙이는 건 부담입니다. 4·7 재·보선 참패 후 낮은 자세와 소통, 협치 의지를 강조해왔다는 점, 송영길 신임 대표 취임 후 첫 인사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대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오후에 한 번 더 만났습니다. 문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이 나온 상황, 분위기 어땠을까요.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김기현 원내대표님과 하루에 두 번째 만나는데요. 세 번째도 만날 수 있고 네 번째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무총리의 자리는 하루도 비워둘 수 없습니다. 협조를 해 주신다면 정말 정성과 성의를 다해서 논의를…]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 국무총리의 공백은 전적으로 정부 여당의 책임입니다. 직전 국무총리 하셨던 분이 자신의 대선 스케줄 때문에 사퇴를 하셨고 대통령께서도 그 사퇴를 수리하신 겁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서 많이 걱정이 된다고 하신다면 (후임자 인준 때까지) 그 자리에 계시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결과는 예상되시죠. 역시나 답은 없었습니다. 수석급 회동 이어가기로 하면서, 남은 사흘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걸로 보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임-박-노' 임명 강행 의지 "청문보고서 14일까지 보내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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