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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중진 vs 초선·소장파' 구도 양상

입력 2021-05-11 19:42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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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중진과 초선·소장파 간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어제(10일)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출마 준비 중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아직 출마 선언은 안 했지만, 예상 후보군이 10명을 넘어가면서 국민의힘은 컷오프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노련미냐 패기냐, 베테랑이냐 젊은 피냐.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등장하는 단골 멘트입니다. 경험이 많은 선수와 신인 선수가 경기를 벌일 때 '클리셰'처럼 쓰이는 말인데요. 지금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초반 상황이 딱 노련미와 패기의 대결입니다. 중진vs초선·소장파 간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건데요. 초선·소장 그룹의 초반 돌풍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최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요. '2030세대 대변인'을 자처하며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3.9%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11.9%를 얻은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앞서는 이변을 연출한 건데요. 여기에 '초선 대표론'의 주역인 김웅 의원도 8.2%로 4위를 기록했습니다. 4선 홍문표· 5선 조경태 등 쟁쟁한 중진들을 앞지른 결과가 나온 건데요. 중진 의원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초선·소장그룹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는데요. 먼저 포문을 연 건 주호영 전 원내대표였습니다.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렸을 뿐만 아니라 우리 당도 정권을 되찾아서 존속하느냐. 아니면 10년 야당이 되느냐 기로에 서 있는 아주 중요한 선거인데 개인의 어떤 정치적인 성장을 위한 무대로 삼아서는 안 된다.]

결국 경험이 많고 노련미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이번 당 대표가 신인들의 성장 일기를 위한 재료가 돼선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주 전 원내대표, 평소 취미가 등산이었나요, 여기서 한 가지 비유를 들었습니다.

[주호영/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우리가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되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중간 산들도 다녀보고 원정대장을 맡아야 하지 이 대선이라는 이 큰 전쟁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채 그냥 포부만 가지고 하겠다는 것은 저는 국민들이 잘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주 전 원내대표, 엄홍길 대장의 심정으로 이번 당 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나 봅니다. 당 대표를 에베레스트 원정 대장에 빗댄 건데요. 대선까지 당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게 에베레스트 등반만큼이나 어렵다는 말이겠지요. 패기와 포부만으로는 안 된다고 못 박은 건데요.

[영화 '히말라야' : 너 이 XX. 두 번 다시 산에 오를 생각하지 마. 알았어? (도와주신 건 고맙지만도…저 산이 아저씨 것도 아니고 말씀이 좀…) 너도 똑같아 이 XX야. 대장 말 안 듣고 지 잘났다고 혼자 설치는 XX들은 산에 오를 자격이 없어. 다른 사람 피해 주지 말고 당장 한국으로 꺼져.]

소장파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 주 전 원내대표의 도발을 당연히 듣고만 있지는 않았겠죠. 곧바로 답글을 남겼는데요. 옛 시조를 응용해 역공했습니다.

['태산이 높다하되' :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를 높다 하더라]

조선시대 문신인 양사언의 시조입니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사람이 마음 먹으면 못 오를 리 없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지요.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에베레스트가 높다하되 하늘 아래 산"이라는 문장으로 서두를 열었는데요. 주 전 원내대표를 향해 "팔공산만 다섯 번 올랐다"고 직격했습니다. 팔공산, 대구와 경북 남부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주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 대구 수성구죠. 여기서 내리 5번 당선됐습니다. 이를 두고 팔공산만 다섯 번 올랐다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건데요.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은 수락산과 북한산, 관악산에 도전하는 후배들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쏘아 붙였습니다. 험지도 아니고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만 5선을 한 건 자랑할 게 못 된다고 비꼰 셈입니다.

이렇게 중진과 초선·소장파가 각을 세우고 있는 사이 또 한 명의 주자가 가세했습니다. 주 전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5선인 조경태 의원입니다. 조 의원은 중진 의원이지만 젊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 여당보다 더 젊고, 여당보다 더 혁신적이고 여당보다 더 쇄신해야 합니다. 젊고 개혁적인 5선. 저 조경태가 국민의 힘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1968년생인 조 의원은 37살에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내리 5선을 했는데 아직 50대 중반입니다. 주 전 원내대표보다도 8살 어립니다. 비슷한 선수의 다른 의원들에 비해 젊은 건 사실이죠. 그래서 '노련미'와 '젊은 피'를 모두 갖췄다는 점을 앞세운 겁니다. 마음만은 초선·소장파에 끼고 싶은 중진 의원이라고 보면 될까요.

♬ MORE & MORE-TWICE(트와이스)

여기에 맞선 초선·소장파, 또 다른 주자 한 명이 막판 저울질에 들어갔는데요. 바로 김은혜 의원입니다. 지난주 중후반부터 주변에서 제안이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현재 초선 당권주자는 김웅 의원이 유일하죠. 김웅 의원에게 집중된 중진 의원들의 견제를 분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또 당은 떠났지만 아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초선 대표론'에 힘을 실으면서 김은혜 의원의 고심도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지난 7일) : (김종인 전 위원장이) 당이 변화를 하는 것은 새로운 인물이 당대표가 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건 없다 그니까 세게 붙어라, 라고 이야기하시고 결국은 당대표가 되어서 우리가 만들었던 정강 정책을 실현을 하라…]

전당대회 무더기 출마가 예상되면서 국민의힘은 '컷오프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거론되는 후보군만 해도 10여 명이죠. 후보가 너무 많으면 정견발표나 토론회도 원만히 진행되기 어려울 텐데요. 컷오프제를 도입해 1차적으로 후보를 걸러낸다는 계획입니다. 당 대표 후보를 4~6명 정도로 줄여 원활하게 선거를 치르자는 취지입니다.

[황우여/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 : 후보들이 너무 많이 출마를 하시고자 할 때는 선출의 편의상 컷오프가 있을 수 있도록 그렇게 의결을 해서 사무처에 진행을 할 수 있도록 해드렸습니다. (혹시 컷오프 명수도 정해졌을까요?) 아직 그거는 출마하실 분이 확정이 안 돼서 후보 등록한 후에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하려고 합니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우선 전당대회 일정부터 확정했는데요. 후보 등록은 이달 22일 받기로 했고요. 다음 달 11일에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컷오프 방식은 출마자가 모두 정해지면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중진 vs 초선·소장파 구도 주호영-이준석 신경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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