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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도 트로피 반납…'미나리' 홀대한 골든글로브, 존폐 위기

입력 2021-05-11 15:44 수정 2021-05-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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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 방송이 내년부터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는 지금까지 받았던 골든글로브 트로피 세 개를 반납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과 함께 미국의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겁니다. 78년 역사를 자랑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1997년 영화 '제리 맥과이어'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톰 크루즈. 1997년 영화 '제리 맥과이어'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톰 크루즈.

할리우드 영화계에선 최근 골든글로브 보이콧 운동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 기자 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를 둘러싼 부정부패 의혹과 인종·성차별 논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규정 어긋난 임금 지급·외유성 출장

제 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둔 지난 2월,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HFPA의 부패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HFPA가 회원들에게 윤리 규정과 어긋나게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급했다는 겁니다.

2019년 6월부터 1년 간 회원들에 200만달러(약 22억3400만원)를 지급했고, 이사진들도 매년 수만달러의 임금을 받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2019년 30여명의 회원이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의 협찬을 받아 파리로 호화 외유 출장을 떠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밖에도 HFPA는 영화 제작사나 연예인을 상대로 특혜를 요구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이 발표 순간 딸을 껴안으며 기뻐하는 모습.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이 발표 순간 딸을 껴안으며 기뻐하는 모습.

뿌리깊은 인종차별다양성 부족

뿌리깊은 인종차별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HFPA 회원 중 흑인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더해, 전직 회장 필 버크가 '블랙 라이브즈 매터' 운동을 가리켜 "인종주의자의 혐오 운동"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또 각종 시상식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 '미나리'가 외국어 영화로 분류되면서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돼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미국 제작사에서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대사를 주로 쓴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성차별·성희롱 논란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 위도우'의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은 성명을 내 성차별 경험을 폭로했습니다. "과거 HFPA의 일부 회원들로부터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았고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며 공개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HFPA는 하비 와인스타인처럼 아카데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이들에 의해 합법화된 조직"이라고 저격했습니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2017년 '미투(Me Too, 성폭력 고발)'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프로듀서입니다. 90명이 넘는 여배우와 여성 스태프들에게 성폭력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나 1심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HFPA는 지난주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8월까지 새 대표를 선임하고, 흑인을 포함한 신규 회원 20명을 추가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골든글로브 시상식


NBC는 "이 정도 규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이 올바르게 자리를 잡기 위해 HFPA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 방송사는 2022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워너브러더스는 메이저 영화 제작사 중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이와 관련된 기자회견이나 행사에서) 인종적으로 무감각하고 성차별적이며 동성애 혐오적인 질문이 우려된다"며 "HFPA가 주관하는 행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배우들도 나섰습니다. 톰 크루즈는 영화 '제리 맥과이어'와 '7월4일생'에 출연해 받은 남우주연상 트로피 2개와 '맥그놀리아'에 출연해 받은 남우조연상 트로피 1개를 반납했습니다.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헐크'로 출연한 마크 러팔로는 성명을 통해 "할리우드외신협회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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