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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복당 신청…'복당 반대' 김웅과 설전

입력 2021-05-10 19:41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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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오늘(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복당절차를 밟겠다고 했습니다. 당원들의 복당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그런 이유를 밝혔는데요. 그리고 이번에 당 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초선 김웅 의원은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당내 인사죠. 두 사람은 연일 거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박하사탕' : 나 다시 돌아갈래!!!!!!!]

20여 년 전 개봉했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의 명장면입니다. 주인공인 영호가 철로 위에 서서 달려오는 기차를 마주보고 절규하는 모습인데요. 성공가도를 달리며 희망에 가득찼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저렇게 격정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저도 지난 주 휴가 내내 다시 여정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절했는데요. 아이고, 마음에 없는 소리하려니 발음이 꼬이네요. 아무튼 오늘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강하게 드러낸 사람이 또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이 분입니다.

[홍준표/무소속 의원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자로 국민의힘에 복당 절차를 밟겠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이 400여 일을 넘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당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복당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습니다.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건데요. 21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첫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우선 홍 의원이 밝힌 표면적인 복당 사유는 이랬습니다.

[홍준표/무소속 의원 : 지난 시기 당대표로서 '위장평화' 지방선거의 참패 책임을 지고 당대표 자리를 물러났지만 당의 이념과 가치를 해하거나 당의 명예를 더럽히는 해당 행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당원과 국민들의 복당 신청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이젠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홍 의원, 당으로 돌아가 파탄 난 국정을 바로 세우고 정권교체를 통해 국가 정상화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대권 재도전을 염두에 둔 말인듯 합니다. 대선 준비를 하려면 복당 문제를 서둘러 매듭짓는 편이 나을 텐데요. 가장 유력한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견제구도 날렸습니다.

[홍준표/무소속 의원 : 정치·경제·사회·문화·대북 안보·국방 전부 총체적으로 대통령의 직무인데 검찰수사나 평생 하신 분이 지금 각 분야의 날치기 공부를 하시고 계시는데 조금 더 공부를 하시고 국민 앞에 나왔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차마 대선에 다시 나가려고 복당한다는 식으로 말할 수 없었을 텐데요. 복당의 명분으로 당원들의 요구를 앞세운 건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홍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내분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찬성파와 반대파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겁니다. 주로 중진들이 찬성이고 초선들은 반대입니다. 먼저 찬성파의 필두에는 3선의 장제원 의원이 있습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홍준표 꼬붕'이라고 깎아내렸을 정도로 친홍파 성향이 강한 인물이죠. 오늘도 홍 의원의 기자회견 전부터 복당에 힘을 실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페이스북) : 직전 당 대통령 후보이자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7%대를 기록하고 있는 홍 의원의 복당을 가로막는 것은 자신들의 개혁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홍 의원을 재물 삼아 조롱하고 돌을 던지며 이지메하는 몰인간적 선동 정치입니다.]

장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찬성하는 비율이 높았다는 점을 찬성의 근거로 내세웠는데요. 홍 의원과 이미 합을 맞춘 것처럼 결이 비슷한 주장입니다.

반면, 반대파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웅 의원입니다. 기자회견 전부터 이미 홍 의원과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는데요. 김 의원, 비록 초선이지만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김 의원을 향해 홍 의원은 "일찍 핀 꽃은 일찍 시든다"고 직격했었죠. 김 의원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는데요. "시든 꽃잎에는 열매가 맺지만 시들지 않는 조화(造花)에는 오직 먼지만 쌓인다"면서 "의원님은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사시라"고 맞선 겁니다. 사실 두 사람의 말다툼, 여기서 끝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홍 의원이 재반격에 나서면서 오늘 2라운드가 펼쳐졌습니다. 홍 의원은 "철부지가 세상모르고 날뛰면 설득해 보고 안 되면 꾸짖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말문을 뗐는데요. "선후배도, 위아래도 없이 막 간다",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이라는 말로 김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신구미월령', 어린 비둘기는 재를 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한 마디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사람은 나이 든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인데요. 김 의원도 또 다시 답글을 남겼죠. "선후배도 없고 위아래도 없는 막가는 정치는 홍 의원에게 배웠다", "어린 비둘기가 높은 고개를 못 넘으면 선배님이 도와달라"고 말입니다. '하여가'와 '단심가'도 아니 건만 시조를 주고 받듯 언쟁을 벌인 두 사람, 대체 왜 이렇게 세게 붙은 걸까요?

[홍준표/무소속 의원 : 식사도 두 번 하면서 좋은 이야기 서로 많이 했어요. 내가 요청한 적도 있고 자기가 요청한 적도 있고, 근데 갑자기 돌변해서 그렇게 하니까 내가 좀 어리둥절하죠. (의도가 혹시 뭐라고…) 나는 그건 모르지. 아마 논쟁하면 할수록 김웅 의원 표가 없어질 겁니다. 선배를 물어뜯는다고 해서 정치판에서 자기가 올라가는 게 아니에요.]

엄밀히 따지면 홍 의원은 김 의원의 검사 선배이자 정치 선배이기도 하죠. 식사도 두 차례나 같이 했는데 왜 안면몰수하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게 홍 의원 입장입니다. 저는 얼핏 김 의원이 왜 그러는지 알 것도 같은데요. 아마 과외 선생님께 1대1 코칭을 받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김웅/국민의힘 의원 (지난 7일) : 당이 변화를 반드시 해야 되고 당이 변화를 하는 것은 새로운 인물이 당대표가 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건 없다. 그니까 세게 붙어라, 라고 이야기를 하시고 인상 깊었던 것은 청년들한테 미래를 보여줘라, 라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김 의원, 지난 주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세게 붙으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합니다. 김 전 위원장과 홍 의원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데요.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1년 내내 홍 의원은 주로 쓴소리만 내뱉었던 바 있죠. 김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을 대신해서 말 그대로 홍 의원과 한 판 세게 붙은 건 아닌가 싶습니다.

[한판 붙자/박현빈, 윤수현 : 한판 붙자 너 오늘 임자 만났다 한판 붙자 완전히 부숴주겠다]

사실 김 의원이 세게 붙은 건 홍 의원 뿐만이 아닙니다. 당 대표 도전에 나서면서 배수진을 친 건데요. 김 의원은 "당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청년들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음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갑에 자기 대신 '퓨처 메이커'인 청년이 출마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당 대표는 다선을 위한 포석이 아니라면서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로 당 대표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초선인 김 의원으로서는 '총선 불출마'라는 정말 센 승부수를 던진 셈입니다.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도 점차 불이 붙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당권 경쟁에 가세한 사람이 또 있습니다. 출마가 예견돼왔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오늘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건데요. 이 얘기는 들어가서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홍준표, 국민의힘 복당 신청 김웅과 설전 2라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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