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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자 줄어서 확진자도 줄었다?...'휴일효과' 실체 분석

입력 2021-05-10 15:38 수정 2021-05-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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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훈의 넘버최크 : JTBC 최승훈 기자가 코로나19와 관련된 중요한 숫자(Number)의 의미를 확인(Check)해본다는 의미입니다.]

■ '휴일효과'가 던진 두 가지 의문
“휴일 검사 수 감소로 오늘 신규 확진자 000명…”

휴일을 보내고 나면 자주 보이는 기사 제목입니다. 지난 일요일(또는 토요일)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는데, '검사자 수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현상을 흔히 '휴일효과'라고도 부릅니다. 처음엔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니 두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Q1. 정말 휴일에는 확진자 수가 평일보다 줄어들까?
Q2. 휴일에 확진자 수가 줄어든다면, 그 이유는 검사자 수가 줄었기 때문일까?

지금부터 바로 넘버최크하겠습니다.

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 '길게 줄 선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10일 신규 확진자 수는 400명대 중반을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63명 늘어 누적 12만7천772명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2021.5.10     k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서울역 임시 선별검사소 '길게 줄 선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10일 신규 확진자 수는 400명대 중반을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63명 늘어 누적 12만7천772명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2021.5.10 k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휴일엔 평일보다 확진자 8.3%↓…휴일효과 “있다”
Q1. 휴일에는 평일보다 확진자 수가 정말 줄어들까?

A1. 정답은 “YES, 그렇다” 입니다.

지난 1년 4개월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 수지난 1년 4개월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 수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날부터 오늘까지 하루 평균 몇 명이 확진됐는지 평균을 냈습니다. 보도자료가 나온 날이 아닌 진단검사를 실시한 날을 기준으로 평일과 휴일을 구분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뿐만 아니라 설날과 추석 등 공휴일도 모두 휴일에 포함했습니다. 그 결과, 평일에는 평균 275.1명이, 휴일에는 252.3명이 확진됐습니다. 휴일에는 평일보다 확진자가 8.3% 줄어든 것입니다. '휴일효과'는 실제로 있었습니다.

■ '검사 수 감소'만으론 휴일효과 설명 안돼
Q2. 휴일에 확진자 수가 줄어든 이유는 검사자 수가 줄었기 때문일까?
A2. 정답은 “알 수 없다” 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검사자 수지난 6개월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검사자 수
검사자가 줄어든 만큼 확진자가 줄었다면 '휴일효과'의 원인을 '검사 감소' 때문으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6개월간 확진자 수와 검사자 수를 들여다보니 휴일에 검사자가 줄어든 만큼 확진자가 줄지는 않았습니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11월 8일부터 하루 검사자 수를 발표했습니다. 이때부터 오늘까지 약 6개월 동안 하루 평균 몇 명이 검사했고, 또 몇 명이 확진됐는지 계산했습니다. 평일에는 평균 563.6명이, 휴일에는 516.2명이 확진됐습니다. 휴일 확진자가 평일보다 8.4% 적습니다. 전체 기간에서 드러난 차이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검사자 수 차이는 훨씬 크게 나타났습니다. 평일에는 평균 6만8912명이, 휴일에는 3만8736명이 검사를 받았습니다. 휴일 검사자가 평일보다 43.8%나 적습니다. 휴일 검사자는 평일의 약 절반으로 줄었는데 확진자는 8.4% 감소에 그친 것입니다.

최근 한 달 동안의 양상도 비슷합니다. 평일에는 평균 662.5명이, 휴일에는 567.5명이 확진됐습니다. 휴일 확진자가 평일보다 14.3% 적습니다. 평일 검사자는 평균 8만4007명, 휴일 검사자는 4만66명입니다. 휴일에 검사 받는 사람이 평일보다 52.3% 적습니다.

■ 확산세 낮추려면 휴일효과 원인 찾아야
따라서 '검사자가 줄어들어 확진자도 줄어들었다'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검사 감소'가 '확진 감소'에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확실하고 유일한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감염병 확산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끼어들기 때문입니다. 휴일에 선별진료소 운영 시간이 짧아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확진 가능성이 높은 의심환자가 휴일에 검사를 받지 못하면 평일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실제로 주말에 줄었던 확진자가 월요일에 늘었다가 수요일까지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바이러스는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평일과 휴일을 구분하고, 휴일에는 평일보다 적은 확진자를 발견해냅니다. 만일 휴일효과를 막을 수 있다면 휴일에 미처 찾지 못한 확진자를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휴일효과를 일으켰는지,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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