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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아버지 기억…"원망, 때늦은 화해 그리고 연민"

입력 2021-05-08 16:06 수정 2021-05-0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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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사진=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부모님을 한 명의 인간으로 연민하게 될 때 조금은 철이 든 것이라고 하지요."

오늘(8일) 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망했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이 지사는 "부모님 성묘에 다녀온 건 지난 한식 때다. 어김없이 제 고향 안동에는 진달래와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면서 "따스한 햇볕과 산이 내뿜는 서늘한 공기, 고요히 부는 산들바람에 어쩔 수 없는 촌놈은 어릴 적 뛰놀던 시골 풍경이 살갑다"며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그는 글에서 어릴 적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컸다고 했습니다.

이 지사는 "공부 좀 해보겠다는 제 기를 그토록 꺾었던 아버지이지만 사실은 학비 때문에 대학을 중퇴한 청년이기도 했다"며 "(학비 때문에) 더 모질게 하셨을 것이고 나의 10대는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며 필사적으로 좌충우돌하는 날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돌아보면 내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가난이 아니라 아버지였는지도 모른다"며 "그 강렬한 원망이 나를 단련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마음의 어둠도 만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사진=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옅어졌습니다.

이 지사는 "아버지는 고시생 시절 말없이 생활비를 통장에 넣어주시고, 병상에서 전한 사법시험 2차 합격 소식에 눈물로 답해줬다"며 "그때서야 우리 부자는 때늦은 화해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벌써 40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라며 아버지와의 화해를 "내 청춘의 한 페이지가 넘어갔던 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지사는 이제 자신이 장성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은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는가 봅니다.

그는 "무뚝뚝한 아들들과도 너무 늦지 않게 더 살갑게 지내면 좋으련만, 서툴고 어색한 마음을 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핑계로 슬쩍 적어본다"며 돌려서 표현했습니다.

이어 어머니께 "마음고생만 시킨 못난 자식이지만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리겠다"며 글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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