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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지어의 '협박 이메일'...."하버드는 답이 없다"

입력 2021-05-06 18:10 수정 2021-05-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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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어떤 조치를 하게 될지 나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야만적이고, 명예를 훼손하는 공격을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명심하세요."

이진희 미국 이스턴 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지난달 말 이런 '협박성'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메일을 보낸 사람은 마크 램지어, 위안부를 매춘부로 왜곡한 논문을 써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였습니다.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좌)와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교수(우). 〈사진=각 대학 홈페이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좌)와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교수(우). 〈사진=각 대학 홈페이지〉

하버드대 일본학 연구센터 연구원이기도 한 이 교수는 줄곧 램지어 교수의 왜곡 논문을 추적해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위안부 왜곡 논문을 게재한 '국제법경제리뷰(IRLE; 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 편집자들에게 집요하게 램지어 교수 논문의 결점을 알리고, 설득하고, 논쟁해왔습니다. 그 전에도 램지어 교수가 간토 대학살을 왜곡한 논문의 문제점을 집어내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편집인을 설득해 학술지에 그대로 실리는 일을 막았습니다.

램지어 교수는 이 교수의 이런 활동을 깎아내리고 심지어 빈정댔습니다.

"당신이 한 일들에 대해 떠벌리며 자랑했다는 것을 일본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내가 말하거나 쓴 논문을 뒤지는 것보다 당신이 할 만한 흥미로운 일들이 있지 않을까요."

이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이메일에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대신 하버드대 법대 학장과 총장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램지어 교수의 이런 행동이 교수 행동 윤리 강령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묻기 위해섭니다.

"이런 식의 위협은 그의 논문만큼이나 학문적 관행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하버드대에서 학사 행동 규범 위반에 대한 조사를 고려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하지만 하버드대는 일주일째 답이 없다고 이 교수는 전했습니다. 이 교수는 자신에게 이런 메일을 보내온 램지어 교수에게 분노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실로 안타까운 상태입니다. 전문 역사가도 아니었던 만큼, 본인의 실수를 서둘러 인정하고 진정시켰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을 텐데요. 위안부 사실을 부정하는 세력의 입장과도 흡사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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