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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총탄에 숨진 '어린이'…41년 뒤 어린이날 되찾은 '얼굴'

입력 2021-05-05 21:26 수정 2021-05-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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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열한 살 전재수 군의 사진입니다. 계엄군은 집 앞 동산에서 놀던 이 초등학생에게도 총을 쐈습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영정 사진도 없었는데, 어린이날인 오늘(5일) 다시 얼굴을 찾았습니다. 유족이 41년 만에 사진을 찾아서 묘비에 올린 겁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묘소에 붙은 전재수 군의 사진, 40여 년 전 초등학생 모습에 멈춰 있습니다.

60대가 된 큰형은 동생의 생전 모습을 보며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유난히 전군을 따랐던 막냇동생은 오빠의 마지막 모습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전영애/고 전재수 군 동생 : 오빠가 나가고 그날 저는 목욕탕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고 있었어요. 머리를 감고 있는데 총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전군은 1980년 5월 24일 마을 앞동산에서 놀다가 계엄군의 총탄에 희생됐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 11살이었습니다.

유족은 전군의 갑작스런 죽음에 영정사진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큰형은 지난 1월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전군의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당시 아버지, 고모들과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무궁화로 대신했던 묘소의 영정사진은 이렇게 전 군의 어릴 적 사진으로 바꿨습니다. 얼굴없는 희생자로 지낸 지 41년 만입니다.

유족들은 늦게나마 영정사진을 올릴 수 있어 기쁘면서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전재룡/고 전재수 군 큰형 : 얼굴을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마는 보이지 않았어요. 왜 하필 아버지 기일 때 이 사진이 나왔을까 저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국립 5.18민주묘지에 영정사진 없는 묘소는 전군의 사진이 놓이면서 49기로 줄었습니다

이 묘들에는 아직 영정 대신 무궁화가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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