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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안구단] 북한한테 코로나19 백신은 '신 포도'?

입력 2021-05-04 17:50 수정 2021-05-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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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온라인 기사 [외안구단]에서는 외교와 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알찬 취재력을 발휘해 '뉴스의 맥(脈)'을 짚어드립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뉴스가 하루에도 수백 건씩 쏟아지는 가운데 유독 조용한 곳이 있습니다. '공식적인' 확진자 수가 0명이라는 북한입니다. 마치 금기인 듯, 북한 관영매체들은 백신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습니다.

 
실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출처=노동신문〉실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출처=노동신문〉

◇'백신 무용론' 주장하며 '우리 식 방역' 강조한 북한

그런데 오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백신 무용론'을 꺼내 들었습니다. 신문은 “왁찐(백신)은 결코 만능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 여러 나라의 실태로 증명되고 있다”며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던 일부 왁찐들이 심한 부작용을 일으켜 사망자까지 초래돼 여러 나라에서 사용을 중지시켰고 접종 마친 사람들도 감염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백신 무용론'을 내세운 4일자 북한 노동신문 〈출처=노동신문〉'백신 무용론'을 내세운 4일자 북한 노동신문 〈출처=노동신문〉

그러면서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악성 전염병 사태의 장기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이미 구축한 방역 토대와 경험에 기초해 방역 체계를 우리 식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계의 현실은 우리 수령, 우리 당이 제일이고 우리 사상, 우리 제도가 제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명백히 확증해주고 있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8월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체온 재기를 의무화 하고 있다″고 보도한 조선중앙TV 캡처. 〈출처=조선중앙TV〉지난해 8월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체온 재기를 의무화 하고 있다″고 보도한 조선중앙TV 캡처. 〈출처=조선중앙TV〉

◇사실상 백신 확보량 '0'…코백스 공급도 지연

하지만 노동신문은 북한이 현재까지 어떤 종류의 백신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자체 개발에 들어갔다는 백신이 언제 출시될지도 감감무소식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웹사이트 '미래' 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관련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별다른 언급은 없는 상태입니다. 코백스를 통해 받기로 했던 아스트라제네카 199만 여 분도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코백스 외 다른 곳을 통한 지원은 현재까지 파악된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백신의 효능을 저평가한 속내는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안타까움과 맞닿아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옵니다. 백신 수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차라리 '신 포도' 취급을 하는 게 아닌가라는 거지요.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북한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고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걸 연일 강조하면서 '지도자의 영도에 의해 우리는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신을 확보하지도 못했고, 있다고 해도 보건의료체계가 부실해 광범위한 접종이 어렵기 때문에 '백신 무용론'을 내세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매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각 국의 코로나19 확진ㆍ사망자 현황을 중계하며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어제는 변종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심각한 단계”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국제 코로나19 현황을 보도하고 있는 조선중앙TV 캡처. 지난 3일. 〈출처=조선중앙TV〉국제 코로나19 현황을 보도하고 있는 조선중앙TV 캡처. 지난 3일. 〈출처=조선중앙TV〉

오늘 노동신문에서는 “제일 중요한 문제는 만성화와 해이를 철저히 경계하는 것”이라며 “매일 아침 잠에서 깨 잠자리에 들 때까지 경각심을 잃은 적은 없었는가, 공공장소에서 체온 재기와 소독사업이 얼마나 실속있게 진행되는가 하는 것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도 다른 나라의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백신을 못 구해서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 보다는, 백신에 대한 의학적 논란이 있는 것을 보면서 시기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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