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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악' 인도서 지방선거…모디 총리 참패|아침& 세계

입력 2021-05-04 09:03 수정 2021-05-04 13:08

김찬완 한국외대 인도연구소장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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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완 한국외대 인도연구소장 연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최악의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나라죠. 인도에서 지난 3월과 4월 두 달에 걸쳐 다섯 개 지역 1억 8천 5백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지방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워낙 인구가 많고 기반 시설과 투표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두 달씩이나 걸려서 선거를 치른 겁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3일 잠정 투표 결과가 나왔는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이 서벵골 주를 비롯한 핵심 지역 세 곳에서 참패했습니다. 인구 9천만 명이 넘는 서벵골 주는 이번에 선거가 치러진 지역들 중에서도 가장 핵심 지역입니다. 모디 총리가 50여 차례나 직접 방문해 대규모 유세를 펼치면서 공을 들였습니다. 하지만 총 294개 의석수가 걸린 지방 의회 선거에서 지역 정당인 트리나물 회의가 3분의 2가 넘는 213석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인도 인민당은 77석을 얻는데 그쳤습니다. 모디 총리가 폭발적인 코로나19 확산세를 무시하고 선거에만 치중했던 것이 패배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대규모 유세를 수십 차례 펼쳤는데 마스크도 쓰지 않은 수만 명의 인파가 밀집해 코로나19 확산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야당이 선거 연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선거를 강행한 것도 논란이 됐습니다. 인도 유일의 여성 총리이자 모디 총리의 대항마로 꼽히는 마마타 바네르지 서벵골 주 총리는 이번 승리로 세 번째 임기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바네르지 주 총리는 모디 총리의 방역 실패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은 방역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마마타 바네르지/도 서벵골주 총리 : 임기가 시작되면 코로나19가 제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선거가 끝난 뒤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지난 1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한 국가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만 명을 넘은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의료용 산소를 구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사망자 수가 3천 명을 넘어서면서 화장터도 부족합니다. 주차장과 공터 등이 임시 화장터로 변하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 역시 여론이 악화되자 현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우리는 코로나의 첫 번째 대유행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 폭풍은 국가를 뒤흔들었습니다.]

최악의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는 인도에서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한국 외대 인도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김찬완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인도에서는 4개에서 5개가량의 주를 한데 묶어서 순차적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서벵골과 타밀라두, 케랄라, 아삼주 그리고 연방 직할지인 푸두체리에서 선거가 치러졌고요. 이들 지역의 선거 결과 특히 중요한 이유가 뭘까요?

    지금 서벵골과 같은 동부지역 그다음에 타밀라두 같은 남부지역이 핵심주들입니다. 그래서 이들 핵심 지역에서 선거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번에 모디 총리가 굉장히 중요하게 관심을 가진 곳이거든요. 사실 현 인도 중앙정부의 집권여당인 BJP는 과거에 단한 차례도 이들 지역에서 집권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모디 총리의 리더십 하에 과연  BJP가 집권에 성공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였죠. 그런데 선거 결과 이번에도 BJP는 집권에 실패했죠. 따라서 표면적으로 보면 BJP가 선거에서 패한 것처럼 보이지만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BJP가 사실 약진한 선거였습니다. 아삼주에서는 지난 5년 전과 같이 연정에 성공했고 그다음에서벵골에서는 5년 전보다 74석을 더 얻었습니다. 그래서 74석을 더 얻어서 앞으로 향후 선거에서 BJP가 이 동부지역 특히 서벵골주에서 집권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선거 결과가 나왔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 인도 현지의 언론들과 외신들은 모디 총리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선거에만 치중하느라 방역에 실패했다 이렇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문제가 많았습니까?

    표면적으로 보면 사실 선거 기간 동안 방역에 실패했다고 사실 비판을 받고 있죠. 지난 3월 27일부터 시작된 서벵골 선거를 시작으로 4월 29일까지 선거가 계속 이어졌는데 이 선거 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대규모 군중집회를 수차례 열었거든요. 그때 모디 총리는 계속해서 인도 정부의 코로나 대처 능력을 자랑 삼아 얘기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코로나 숫자가 하루에 한 5만에서 6만 정도밖에 안 나왔거든요, 처음에 선거 유세할 때는. 그래서 특히 이제 선거 유세 때 인도의 백신 외교를 굉장히 자랑했습니다. 인도는 지금 중국과 경쟁적으로 백신 외교를 하면서 90개국 이상에 백신을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국의 백신 접종에는 소홀했고 사실 실패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다음에 힌두 민족주의 정당답게 대규모 힌두 축제를 허용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특히 마스크도 없이 모이면서 코로나가 확산돼서 지금 4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와서 모디 총리는 지금 방역에 실패했다, 이렇게 지금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죠.

 
  • 그래서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인한 위기가 모디 총리의 앞으로 정치 행보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 이 부분이 궁금한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코로나 방역 실패는 뭐 단기적으로는 모디 총리의 정치 행보에 타격이 있겠죠. 하지만 이번 사태를 잘 극복한다면 장기적으로 모디 총리의 지지율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다음 총선이 3년 후 2024년 있거든요. 그러니까 모디 총리는 충분히 자신의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거죠. 기회가 많다고 할 수 있겠죠. 그다음 현재 국회에서 집권 여당의 의석 수가 절대과반의석을 훨씬 넘게 현재 안정적으로 의석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모디 총리를 대신할 다른 여타 야당들의 정치적 지도자가 지금 안 보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모디 총리를 대신해서 인도 정부 쪽으로 정치를 이끌어갈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없기 때문에 모디 총리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시 지지율을 확보하지 않을까 이렇게 지금 보이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멈추지 않는 공장처럼 24시간 내내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며 "인도 전역의 화장터에서 불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모디 총리를 향해 지금은 산소 공급을 멈출 때가 아니라 연설을 멈출 때라는 비판의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지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위기가 모디 총리의 입지를 뒤흔들지는 못하더라도, 방역실패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침&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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